영농형 태양광은 탈 농촌으로 인한 젊은 농부 인력난과 생산비 증가로 인한 농가 소득 감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미래 농촌의 먹거리 사업으로 꼽힌다.
농가인구 전국 2위(26만 3000명), 경지면적 전국 1위(27만 3507㏊)에도 , 농가소득은 전국(5059만원)에 못 미치는 4568만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전남도가 농사도 짓고 농지에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발전 수익으로 햇빛연금을 받아 이중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영농형 태양광이 고령화와 저수익 구조로 외면받고 있는 전남 농업에 청년 농업인들을 끌어들여 현장에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전남도가 다른 지역보다 앞선 2018년부터 관련 실증·연구 개발 사업을 추진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선도적으로 경쟁력 확보에 나섰음에도, 우위를 점하지 못한 데는 전남도의 부실한 사후 관리와 함께 정부와 국회의 무관심이 한몫을 했다.
정부와 국회는 이제라도 영농형 태양광 사업 활성화를 위한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제도 개선과 입법 활동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장 목소리 외면 말라=국회에는 지난 2021년부터 농지의 복합이용을 허용하는 농지법 개정안과 영농형 태양광 특별법 등이 잇따라 발의된 바 있다. 현재까지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전무하다.
보성에서 영농형 태양광 실증단지를 운영 중인 문병완 보성농협 조합장은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니 농가 소득으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기껏 만든 발전 단지도 합법 시설이 아니다 보니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작정 세우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제도부터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실증 사업을 통해 연구한 결과를 기반으로 작목별 적정 차광률과 재배 방식, 시설 구조와 간격, 농기계 동선 등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태양광 시설로 인한 햇빛 차단 등 변수가 생기는 만큼 농민들로서는 ‘어떤 작물을 심을지’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가 됐는데, 이에 대한 재배 기준이나 안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에서다. 또 초기 설치비와 전력 판매 구조, 계통 연결 등에 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 더 이상 농민들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농민들은 “같은 태양광이라도 어떤 작물을 키우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며 “작목별 재배 기준과 설계가 구체화되지 않으면 농가 부담만 커질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았다.
전남도가 손을 놓고 있었던 건 아니다. 지난 2019년부터 매년 2~3차례 관련 법 개정안을 줄기차게 건의해왔다. 농업진흥구역에서도 태양광 설치가 가능하도록 농지법을 개정해달라는 게 첫 시작이었다. 농업진흥구역 내 태양광 일시사용허가 20년 연장(2019년 8월), 영농형 태양광 법률 제정 건의(2022년 8월), 영농형 태양광 세부기준 마련 건의(2023년 1월), 영농형 태양광 이격거리 폐지 건의(2023년 2월), 영농형 태양광 특별법 조기 제정 협조 요청(2023년 4월), 공동 선도 시범사업 추진(2024년 3월) 등 수십여 차례에 걸쳐 국회와 정부를 찾아 법률안 제정, 개정, 반영을 건의했지만 여태껏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전, 전면에 나서 소통하라=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민 주도로 농촌 마을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해 에너지 자립을 달성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햇빛소득마을’을 향후 5년간 2500개 이상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계통 연계와 부지 확보, 융자 지원 등을 통합적으로 추진해 내년부터 매년 500개 이상, 2030년까지 총 2500개 이상의 마을을 조성하고, 이를 위해 약 5500억원 규모의 국비를 투입할 방침이다. 정부 방침이 현실화되려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전력망 계통 연결 및 송전선로 건설이 시급하다.
이대로라면 ‘햇빛연금’을 받겠다며 농지에 54억짜리 태양광 설비를 갖춰놓고도 1년 가까이 시설 가동조차 못한 영광군 염산면 월평마을의 영농형 태양광 발전단지나 조성된 지 5년이 넘도록 전력을 판매하지 못하고 있는 화순군 도곡면 쌍옥리와 순천시 승주읍 신학리의 영농형 태양광 발전 단지, ‘전력계통 포화’로 생산한 전력을 버리는 영암군 덕진면 영농형 태양광 발전 단지 사례가 재발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한전이 재생에너지 확충을 위한 송전선로 건설에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주민과의 소통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관련법과 보상안을 정비하는 게 시급하다.
영농형 태양광 설치의 전제가 되는 ‘농지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행 농지법은 농지를 농업 생산을 위한 공간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농업경영 외 목적의 이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농지 위 태양광 설비 설치는 제도적으로 허용되지 않으며 예외적으로 염해간척지 등에 한해 타용도 일시사용 방식으로만 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이마저도 최초 5년에 추가 연장을 포함해 최대 23년까지만 허용되는 제한적인 구조다.
나주시 금천면에서 배 농사를 짓는 김준(54)씨는 “8년 동안 실증 사업만 거치면서 작물 생육과 수확 영향을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며 “실증을 통해 작물 재배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했다. 이제는 이를 바탕으로 무엇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 제도를 어떻게 개선할지 고민을 해결해 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유재국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영농형 태양광은 RE100 등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실증을 넘어 제도화와 확산 단계로 전환해야 할 시점에 다가섰다”며 “법안 통과와 함께 구체적인 기준과 지원 체계를 동시에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