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MADE IN ITALY'가 명품인 줄 알고 덥석 샀다가는 낭패를 당할 수 있다. 미국 텍사스주 이탈리아 시에서 만들어진 제품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림미술관이 진행하고 있는 전시 'MSCHF(미스치프): NOTHING IS SACRED'에서는 미국 이탈리아시가 제조한 핸드백을 만날 수 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 콜렉티브 미스치프(MSCHF)는 장르 불문 '경계 무너뜨리기'로 팬덤까지 만들어 낸 화제의 예술 집단. 이들은 예술, 패션, 기술, 사회적 문제에 전 장르에 걸친 도발적인 시도로 화제를 낳았고, 기존 시장과는 잦은 분쟁을 일으켰다. 예컨대 나이키 에어맥스 97을 바탕으로 제작한 예수 신발(JESUS SHOES)과 사탄 신발(SATAN SHOES)을 나이키와 협의 없이 출시해 법정 분쟁에 휘말렸다. 또 현미경으로 식별 가능한 '초미니' 루이 비통 핸드백을 만들어 경매에 부친 결과, 입찰가의 4배 넘는 가격에 판매하기도 했다. 미술관 측은 "이들은 그들의 작품이 '무엇'이라고 정의 내리지 않고, 다양한 한정판 작품을 '드롭(Drop)'하는 방식으로 선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도발적이면서도 재치 있는
대구 지역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인 '향산 윤상태'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연극 '향산 : 일어버린 것'의 쇼케이스 낭독극이 13일 오후 7시 30분, 달서아트센터 와룡홀에서 개최된다. 연극은 달서아트센터의 고유한 문화 콘텐츠를 발굴하는 DSAC 프로덕션 시리즈의 일환으로, 자체 제작 공연이다. 앞서 뮤지컬 '월곡'과 그림자극 '랑랑별 때때롱'이 DSAC 프로덕션 시리즈로 진행됐다. 이번에 펼쳐질 공연은 낭독극 형태의 쇼케이스로 진행된다. 여러 명의 전환수들이 캔버스를 합치거나 분할하고, 투사체를 만들거나 프로젝션 맵핑을 활용한 빠른 장면 전환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시각적인 볼거리가 펼쳐질 예정이다. 단순히 향산의 일대기를 나열하며 기리지 않고, 서사극 형태로 화자의 기억에 의해 회상되으로 극이 전개된다. 그 과정에서 가상의 인물이 등장하고, 윤상태와의 갈등도 그려진다. 이를 통해 관객들은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는가?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가? 중요한 것을 잊고 사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을 품을 수 있다. 한편, 향산 윤상태는 비밀결사단체 '조선국권회복단'을 조직해 대구 지역의 독립운동을 이끌었고, 덕산학교를 설립해 후학 양성에 힘쓴 인물이다. 관람은 전석
전주 기린미술관에서는 14일까지 ‘제13회 전라청년미술상’ 수상자인 이선주(44) 작가의 작품들을 통해 옻칠공예의 향연을 펼쳐 보이고 있다. 작가는 과거, 현재, 미래의 매개체로서 섬세한 손길로 곱게 정돈된 옻칠 표현 기법으로 작품의 격을 높였다. 가구와 소품, 액자 등 옻칠로 제작된 작품이 전시된 가운데 시대별 대표작을 재현한 작품도 선보이고 있다. 이로써 시대별 옻칠공예의 정수를 엿볼 수 있으며 현대적으로 재현한 벽화 시리즈인 ‘항아리’는 옻칠의 오묘한 빛의 매력을 한껏 품고 있는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작가는 아버지인 이의식 전북무형문화재 옻칠장의 뒤를 이어 지속적으로 옻칠에 대해 연구하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한국전통문화대 전통미술공예학과를 졸업한 작가는 일본 쿄토예술대에서 석·박사를 취득했다. 국내·외에서 개인전(10회)뿐 아니라 다수의 단체전에서 작품 활동을 했고 대한민국 공예품대전 국무총리상 수상 등의 수상경력도 가지고 있다. 기린미술관 관계자는 “작가가 유학시절 옛 기법을 연구 복원한 결과는 기법의 폭을 넓히고 새로운 시도를 해왔으며 그동안의 노하우를 담아 다양한 색과 빛깔의 옻칠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옻칠이 지니는 가치와 가능성을 더
인천시가 미래 세대의 예술 활동 기회를 확대하고, 지역 문화 활성화를 위해 내년 3월 시립소년소녀합창단을 창단하기로 했다. 인천시립소년소녀합창단은 인천에 주소를 두고 있거나 인천에 있는 학교에 재학하는 초등학교 3~6학년 학생 약 50명으로 구성할 계획이다. 인천시가 글로벌 도시를 지향하는 만큼 외국인과 다문화 가정 자녀에게도 단원 참여의 문을 열 방침이다. 시립소년소녀합창단 연주와 운영을 지휘·감독할 초대 상임 지휘자도 뽑는다. 인천시는 12월13일부터 18일까지 합창단 상임 지휘자 응시 원서를 받아 1차 서류 전형(공연 영상 평가 포함)과 2차 면접 전형(직무 수행 계획서 발표) 등을 거쳐 위촉할 예정이다. 이어 상임 반주자와 사무단원을 순차로 임명하고, 세부 지원 자격을 확정해 내년 1월 말부터 합창단원을 공개 모집하기로 했다. 최근 인천 송도·청라국제도시와 서구 검단 지역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젊은 인구 유입이 늘어나면서 어린이·청소년의 문화 예술 참여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인천시가 운영하고 있는 4개 시립예술단(교향악단, 합창단, 무용단, 극단)은 모두 성인으로 구성해 어린이·청소년 참여가 어렵다. 전국 7개 특별·광역시 가운뎨 인천시만 유일하게
제10회 경남 올해의 작가상에 김일태 시인이, 경남 올해의 젊은 작가상에 박귀영 수필가가 선정됐다. 경남 올해의 작가상 운영위원회는 이같이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7일 밝혔다. 경남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김일태 시인은 경남 창녕 출생으로 1998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했다. 작품으로는 시집 ‘부처고기’, ‘그리운 수개리’, ‘코뿔소가 사는 집’ 등이 있다. 경남문학상, 하동문학상, 시와시학젊은시인상, 김달진창원문학상, 산해원문화상, 경남시학작가상, 경남예술인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이원수문학관장, (재)통영국제음악재단 부이사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심사위원(이광석·김미윤·주강홍)은 “김일태 시인은 삶의 연륜에서 빚어지는 새로운 깨달음의 세계를 노래한다. 그 안에는 나날의 삶에 대한 감동이나 새로운 발견의 감성이 깊이 녹아 있다. 그의 시는 지층에 묻혀 있는 기억들을 순간적으로 복원하여 어떤 근원적 그리움의 권역을 어루만진다. 사물을 정성껏 응시하고 그 안에서 인생론적 비의를 발견하면서 그것을 삶의 보편적 이법으로 승화해 가는 전형적인 서정시인이다”고 평했다. 올해의 젊은 작가상을 수상한 박귀영 수필가는 2012년 ‘한국수필’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해 수필집
동해에서 활동하는 전하은 작가가 오는 13일부터 서울 인사동에 위치한 갤러리밈에서 ‘흐르고 넘치는 사물들 앞에서’를 주제로 전시를 펼친다. 강원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열린 이번 전시는 한 수영대회에 참가한 초등학생 제자의 이야기에서 시작됐다. 어느 날, 수영 대회에 출전하게 된 제자는 결승점을 향해 열심히 헤엄 치던 중 물살 깊은 바닥에 누구의 것인지 모르는 수경을 발견했다고 한다. 주인을 찾아주고 싶은 마음에 아이는 헤엄을 멈추고 물 속에 들어갔고, 이내 관중석을 향해 찾은 수경을 보여줬다. 아마 그 당시 아이에게는 결승점을 향해 가는 것보다 수경을 잃어버린 이의 슬픔을 덜어내 주는 것이 먼저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들려온 어른들의 반응은 놀라울 만큼 똑같았다. “신경쓰지 말고, 빨리 결승점까지 가야지”. 앞만 보고 가야만 하는 현 사회의 모습이 투영된 제자의 이야기에서 전 작가는 삶의 성찰을 회화의 언어로 풀어낸다. 자본주의 중심과 변두리, 산맥과 바다, 환희와 절망, 존경과 수치, 포용과 고집, 생과 죽음. 이 모든 것은 극과 극의 대비를 이루지만 모호하거나 결국 동일한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이처럼 전 작가는 모든 날이 좋음과 나쁨을 반복하듯 대비를
우리나라에서 명맥이 끊겼던 청소년 문학 잡지를 최근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이 창간했다. 이 잡지가 ‘유튜브’ 등에 밀려 침체한 청소년 문학 활성화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하고, 그 흐름을 주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근대문학관은 최근 청소년 문학 잡지 ‘빈칸(BLANK)’ 창간호를 발행하고, 인천 지역 모든 중·고등학교 도서관과 문학 담당 교사, 전국 교육청 산하 도서관 등지에 총 2천부를 배포했다고 10일 밝혔다. 한국근대문학관은 ‘빈칸’ 창간호를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온라인에도 올릴 예정이다. 발행 간격은 일단 매년 1회씩이다. 계간 ‘청소년문학’이 2011년 겨울호를 끝으로 폐간하면서 청소년을 위한 문학 잡지는 사라졌다. 출판 시장에선 아동문학보다 훨씬 수요가 적다고 보는 분야가 청소년 문학이다. 우리나라 청소년은 문학보다 문제집에 더 얽매여 있다는 건 누구나 안다. ‘빈칸’ 창간은 청소년 문학 작가들의 글을 전담하는 지면이 생겼다는 의미도 있다. 잡지 ‘빈칸’ 창간호는 아동·청소년 소설 작가와 평론가, 학교 교사, 디자이너 등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해 만들었다. 이름 ‘빈칸’은 청소년 문학의 부재, 정서적 결손, 꿈 등을 채울 열린 공간이란 의미를
43년 전 민주화를 부르짖던 광주의 뜨거운 함성과 열망을 재현하는 뮤지컬이 펼쳐진다. 창작집단 소리공장(대표 이선영)이 리뉴얼 창작뮤지컬 ‘아버지의 일기장’을 오는 16일 오후 3시, 7시 30분 광주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연다. 공연은 1980년 5월 광주를 초점화해, 정권을 찬탈하려는 명분을 만들기 위해 광주 시민들을 ‘폭도’로 내몰았던 시대적 상흔을 뮤지컬로 극화할 예정이다. 당시 금남로를 가득 채웠던 시민들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제작했다는 점은 이목을 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비극을 경험했던 아이가 40대로 성장하면서 느낀 감정들을 담아냈다. 공연은 소리공장이 만든 창작곡을 라이브 밴드가 연주할 예정이며 샌드아트, 태권무 등을 곁들인다. 박정연, 김희선, 김창현, 최재우 등이 출연할 계획이다. 뮤지컬 ‘아버지의 일기장’은 2018년 초연, 2020년 갈라콘서트로 선보여 왔다. 소리공장은 광주민주화운동을 비롯해 전래동화, 인형극 등을 각색해 시민들에게 문화 향유의 기회를 마련한다는 취지로 운영되어 온 단체다. 소리공장 이선영 대표는 “뿌리 깊은 민주주의의 성지 ‘광주’에서 상처 깊은 5월의 그날을 추모하는 뮤지컬을 선보이게 됐다”
'2024 매일신춘문예' 원고 마감 결과 7개 부문에 3천815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지난해에 비해 100여 편 줄었다. 1천만원의 상금으로 국내 신춘문예 최대 상금을 자랑하는 단편소설 부문에는 317편의 작품이 도착했다. 부문별로는 ▷시 1천569편 ▷시조 320편 ▷동시 900편 ▷동화 151편 ▷수필 481편 ▷희곡·시나리오 77편 등으로 각각 집계됐다. 올해 심사도 3년 연속 예·본심 통합 심사로 진행된다. 시에서는 유령, 천사, 귀신 등 비인간적인 존재들이 여전히 가장 많이 선택 받은 소재였다. 그러면서도, 예전에 비해서 도시서정, AI 등 현대적인 소재들이 등장하는 등 소재가 더 풍성해졌다는 긍정적 평이 있었다. 동시의 평도 일정 부분 궤를 같이 했다. 동시 심사위원은 "소재에 대한 참신함이 돋보였고, 그 소재를 형상화한 작품의 완성도도 높았다. 과거의 서정이나 어린 시절을 반추하는 시들이 많았던 것에 비해, 현대적인 소재에 감각이 동시로 형상화된 것이 특징이다"고 말했다. 단편소설은 어느 부문보다 다양한 연령대에서 지원한 것이 고무적이었다. 동화의 경우 다른 부문에 비해서 20~30대 등 비교적 젊은 연령층이 많이 보였다. 전체적으로 새로운 발상
우리는 여전히 ‘찢긴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찢긴 시대에 대한 자기 성찰은 진지해야 할 테다. 최근 부산의 정영선 소설가가 장편소설 <아무것도 아닌 빛>으로 제54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상의 수상은 부산 소설가로서 처음 있는 일이다. 당연히 기뻐해야 할 일이지만 그렇지 못한 저간의 난해한 사정이 있다. 이 상이 뼛속까지 친일 문인이었던 김동인을 기리는 상이라는 것이다. 김동인의 친일 수준은 아주 가팔랐다고 한다. 부산 문인들의 지적에 따르면 “김동인은 해방 당일까지 시국에 공헌할 작가단을 구성하겠다고 조선총독부를 찾아간 정신 나간 사람”이며, 1944년 조선인 학병 첫 입영 때 ‘내 몸은 이제부터는 내 것도, 가족의 것도 아니요, 황공하옵게도 폐하의 것’이라는 글도 서슴없이 썼던 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동인문학상을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뜨겁다. 친일 문인을 기리는 이 상을 폐지하자는 주장은 2016년께부터 전국적으로 나왔다. 참고로, ‘친일파 문학상’ 시비에 휩쓸렸던 미당문학상은 2018년, 팔봉비평문학상은 지난해를 거르고 올해 폐지됐다. 부산 문단에서는 동인문학상의 수상을 놓고 이달 벽두부터 논란이 일고 있다. 급기야 지난 7일 부산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