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매를 주제로 천, 뜨개질, 바느질 작업을 통해 열매 인형을 만들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의 애착 인형처럼, 누구라도 마음을 기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함 작가는 ‘열매’의 의미에 대해 “나무에 열리는 열매라기보다는 우리 내면에 있는 부유물을 뜻한다”며 “어린 시절 먹고 자란 기억이 하나의 실처럼 얽혀 한 사람의 성향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작가로서, 사회인으로서 첫발을 내디딘 지 4년. 출발선에 선 당시에 대해 “내가 진짜 무엇을 보여주지 않으면 예술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최대한 많은 다른 작가의 작품을 보며 끊임없이 소통하고 학습했다”며 “실패하더라도 도전할 수 있고,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특권이 있는 시기였다는 것을 이제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에서의 작업환경에 대해서도 “예술계가 서울에 치중돼 있어 서울로 가야 하나 고민한 적도 있지만, 지난해 서울에서 전시회를 하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다”며 “어디에서든 빛을 만들어내면 된다는 생각, 그리고 무엇보다 고향 제주에서 작가로서 뿌리내리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함 작가는 2021년 첫 개인전 ‘열매가 맺히는 곳’을 제주시 삼도동 새탕라
축제처럼 즐기는 미술을 추구하는 아트페어 브랜드 ‘아트페스타’가 제주를 찾는다. 아트페스타 제주 조직위원회(위원장 백광익)는 9일부터 12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아트페스타 제주 2023’를 개최한다. 지난해 ‘아트페스타 서울 2022’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아트페스타측은 이번 제주 전시를 통해 국내 미술시장의 흥행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아트페스타 제주에는 국내외 40여개 갤러리가 참가해 20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21세기 현대 초상 회화의 거장 알렉스 카츠의 작품을 비롯해 ‘천국에서의 휴가’로 유명한 엘리자베스 랭그리터의 작품도 전시된다. 국내 대표 스테디셀러 작가인 김석중, 강철기, 조국현 등 중견작가의 신작도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의 정서를 대표하는 민화특별전도 눈여겨볼만하다. 한국민화협회가 참여하는 민화특별전에는 현대적 감각으로 민화를 재해석한 우리 민화 50여점을 만나볼 수 있다. 제주지역의 정서와 영감을 작품에 녹여온 제주작가들의 특별전도 열린다. 특별전에는 오름 위에 부는 바람을 통해 제주의 풍광과 정신을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해온 백광익 작가와 유채꽃, 방짜유기 등을 소재로 제주 특유의 정서를 담아온 김순
“녹원 어린이 다 모였으면 신명 나는 입춘 한마당을 시작 하랍신다! 어깨가 들썩들썩들썩! 어절씨구 좋다!” 제주시 녹원어린이집 원생들의 신명 나는 외침과 사물놀이로 ‘새철 새날을 노래하다’가 4일 오후 제주목 관아 망경루 앞마당에서 펼쳐졌다. ㈔제주민예총이 마련한 ‘2023 계묘년 탐라국 입춘굿’이 4일 제주큰굿보존회의 오리정 비념과 초감제, 세경놀이 등 입춘굿에 이어 낭쉐몰이와 입춘덕담, 입춘탈굿놀이를 통해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시작을 알리며 사흘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특히 올해 입춘굿에 처음 도입된 ‘오리정 비념’에서는 하늘의 문이 열려 신들이 하늘에서 하강하면 심방이 오리 밖까지 마중 나가 신들을 안내하며 모시고 데려오는 과정을 재현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한진오 극작가와 이현주 민속학자가 마련한 ‘입춘 스튜디오’에서는 온라인으로 도민과 소통하며 입춘굿에 대한 설명과 질의응답이 이뤄져 도민들이 입춘굿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이뤄지지 못했던 입춘천냥국수가 마련됐고, 제주향토음식 등 먹거리 마당과 입춘장터, 시민참여 체험마당 등도 풍성하게 펼쳐졌다. 이날 서울에서 온 관광객 이진영(32)씨는 “입춘 행사를 제주에서 처음
제주일보 고봉수 기자(사진)의 ‘고사 위기 나홀로 나무와 제주관광의 자화상’이 제주도기자협회가 선정한 제주도기자상 보도사진·영상부문 수상작에 선정됐다. 제주도기자협회(회장 좌동철)는 3일 2022년도 제주도기자상 수상작을 선정·발표했다. ‘고사 위기 나홀로 나무’ 사진 보도는 2016년부터 2022년까지 광활한 초원에 있는 한 그루의 나무가 인생 사진 명소로 떠오른 이후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서서히 말라 죽어가는 모습을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비교할 수 있는 추적 보도로 평가받았다. 2022 제주도기자상 대상은 KBS제주 문준영·양경배 기자가 제출한 ‘제주 기후위기 보고서 민둥바당’이 심사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선정됐다. 취재보도 부문은 제주MBC 권혁태 기자의 ‘제주시장 후보자 농지법 위반-땅투기 의혹 단독 보도’와 한라일보 이상민 기자의 ‘유령 연구원 만들어 인건비 가로 챈 교수’ 보도가 공동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기획취재 부분은 연합뉴스 변지철 기자의 ‘다시! 제주문화 기획’이 선정됐다. 보도사진·영상부문에서는 KCTV제주방송 김승철·김용민·현광훈·박병준·좌상은 기자의 ‘천년의 제주밭담길’이 공동선정됐다. 김범훈 심사위원장은 “올해 출품된 작품들은 우리 모두가
제주를 품은 작가들이 ‘다른 듯 같은 꿈’을 꾼다.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조화’다. 서귀포시 기당미술관이 지난 31일부터 3월 26일까지 신소장품전 ‘기당컬렉션 : 조화’를 기획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다. 2020년 이후 기당미술관이 새롭게 맞은 작품으로 꾸려졌다. 고(故) 양창보·김택화·홍성석 작가의 작품과 함께 현재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고영우·이명복·김용주 작가, 그리고 강문석·강태환·박정근·김선일 등 청년작가의 작품 24점이다. 특히 홍성석 작가의 작품은 지난해 5월 이충열 소장자가 기증 의사를 밝혀 심의와 보존 과정을 거친 것으로 당시 기증받은 ‘근원9401’ 등 6점 가운데 4점이 처음 선보여 의미가 크다. 홍성석 작가는 오현중 미술교사로 재직하며 미술 작업을 병행하던 중견작가였다. 초기에는 잃어버린 인간성에 대한 작업을 ‘인체’를 주제로 작업했으며, 후기에는 자연과 신화를 재구성한 탐라별곡 시리즈도 진행했다. 말년에 서울로 떠나 작업을 이어갔지만 2014년 55세로 생을 마감했다. 전시 관계자는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다 고인이 된 작가와 지금의 청년작가 작품들은 올해 기당미술관의 얼굴이 될 것”이라며 “주제와 기법, 창작방식은 서로 다르
고도의 구성력과 연주 기교로 무장한 실내악 축제가 제주에서 펼쳐진다. 제6회 제주국제실내악페스티벌이 오는 8일부터 16일까지 제주도 문예회관 대극장과 소극장에서 열린다.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예술진흥원(원장 김태관)과 제주국제실내악페스티벌조직위원회(위원장 심희정)가 공동 주최한다. 이번 축제에는 서울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진과 전문 연주단체 등 정상급 클래식 음악인들이 대거 참석하면서 프로그램이 다채롭고 풍성해졌다. 8일 열리는 개막공연에서는 서울대 백주영·김다미·김민지 교수와 연세대 김상진 교수, 중앙대 김덕우 교수와 함께 영화 ‘호로비츠를 위하여’의 주인공인 피아니스트 김정원, 클래식 분야의 아이돌 첼리스트 심준호가 무대에 오른다. 페스티벌 기간 동안 제주 토종 클래식 앙상블 ‘데어 토니카’와 대만국립필하모닉오케스트라 악장과 수석연주자로 구성된 ‘스트링콰르텟’, 김용배 전 예술의전당 사장, 한국예술종합학교 첼리스트 이강호, 서수민 추계예술대 교수 등 국내 최고 교수진의 무대가 준비됐다. 이밖에 라이징스타 콘서트, 제주국제실내악콩쿠르 입상자 음악회, 하우스 콘서트뿐만 아니라 제주를 소재로 한 창작곡 발표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열린다. 특히 대극장에서 5
양종훈 사진가(상명대 교수)의 ‘제주해녀’ 사진전이 29일 일본 오사카 이쿠노쿠 라이브 파크에서 오픈런으로 개막했다. 사진전은 NPO법인국제우호촉진회(사무국장 고태수) 주최 제주IN오사카센터 협찬으로 마련됐다. 29일 열린 개막식에는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 김경학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위성곤· 송재호·김한규 국회의원, 강병삼 제주시장, 이종우 서귀포시장 등이 참석했다. 양 교수는 “2016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제주 해녀의 삶과 정신을 알리기 위한 사진전을 이번 일본 오사카 전시를 시작으로 해외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며 “‘제주해녀’전이 문화예술을 통한 한일 민간교류 확대로 이어져 양국의 관계에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전에는 디지털 패브릭 패널을 활용한 초대형 작품 14점과 12점의 흑백 프린트 작업 등 총 26점이 출품됐다.
‘히말라야의 화가’는 한라산의 모습에 매료됐다. 강찬모 작가의 ‘탐라의 혼’전이 28일부터 한 달 동안 서귀포시 법환동 순비기 갤러리 개관 초대전으로 열린다. 강 작가는 “자연과 인간은 사고의 방식이나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식에서 서로 분리될 수 없다”고 말한다. 특히 ‘탐라의 혼’ 작품에서는 평화롭고 침묵이 흐르는 미묘한 분위기의 자연이 드러내는 감성이 고스란히 담겼다. 한라산의 배경이 된 하늘에는 수많은 별이 꽃밭을 이룬다. 한지 위에 천연재료를 이용해 독특한 기법의 채색화를 구현하는 강 작가는 2004년 히말라야에서 특별한 체험을 한 뒤 히말라야의 대자연과 우주의 기운을 표현한 작품을 주로 그렸으며, 이번 전시를 위해 한라산의 모습과 별의 분위기에 집중해 작업했다.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나름의 기준이 필요했습니다. 예술이라고 하면 창작자만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난 창작가가 아닌데, 기획자로 새로운 예술 분야를 개척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3년 차 홍보기획자로 도내 미술관과 박물관의 전시 홍보를 도맡아 하고 있는 임예빈 작가(28,(주)하쿠다)를 최근 만났다. 임 작가는 홍보기획자의 역할에 대해 “작가의 세계를 대중적으로 완화하는 역할. 즉 작가와 대중의 매개 역할”이라며 “클라이언트가 하고픈 말을 하느냐와 대중이 원하는 것을 해야 하는가의 문제에서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영학과를 졸업한 임 작가는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과정에서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컸다고 고백했다. 제주의 홍보대행사에서 업무를 시작했지만, 예술 전공자가 아니었기에 진입 장벽이 높았다는 것. 임 작가는 “압박감을 느끼던 순간 ‘틈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제주의 곳곳을 들여다보고 신선한 자극을 접하며 ‘공과 사’, ‘온 앤 오프’와 같이 삶의 틈을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말했다. 임 작가는 지난해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추진한 청년예술활동 처음발표 지원사업 기획부문에 선정되며 ‘유기적 틈’
“고향 제주에 갈 때마다 나를 치유해준 것은 하늘, 그리고 구름이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한국미술협회 제주특별자치도지회는 서울 인사동의 제주예술플랫폼 제주갤러리에서 지난 18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제7회 ‘두 시선(Two Perspectives)’ 공모전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두 시선’전에는 양정화 작가의 개인전 ‘느린구름’과 그룹 연(緣) 단체전 ‘Re:Boot’가 선정됐다. 양 작가는 제주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는 회화작가다. 제주의 풍경을 주제로 자연의 변화와 대지 위에 펼쳐지는 여러 생명체가 만들어내는 질감을 이미지로 표현하고 있다. 캔버스의 절반 이상을 하늘에 할애할 정도로, 하늘, 바람, 구름에 주목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풍경의 사실적인 형태를 단순화하고, 화면을 채우고 비우는 작업을 반복하면서 일상에서 얻는 사소한 오브제로 화면을 구성한 작품도 선보인다. 양 작가는 “그림의 깊이 또한 여운이라는 것도 작가의 정신과 마음의 깊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작품을 통해 위안받고 위안을 주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룹 연(緣)은 김다정, 김민재, 김지영, 김지형, 신승훈, 양정임, 오경수, 한향선, 현덕식 등 제주작가 9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