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를 앞둔 6월 말. 덥고 습한 날씨에도 양평군에는 활기가 돌았다. 자전거를 타고 자연을 즐기려는 방문객과 연잎이 수놓은 두물머리를 즐기려는 관광객 등이 지역에 활기를 더했다. 양평군 양서면 몽양여운형생가기념관에도 평일 한낮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진행되는 탄신 136주년 기념 특별기획전 '몽양을 잇다-몽양의 눈빛'을 관람하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19세기 태어나 대일항쟁기 최고의 셀럽(유명인을 뜻하는 Celebrity의 줄임말), 몽양 여운형의 삶과 그가 남긴 유산을 쫓아본다. 독립운동가, 사상가, 언론인…. 1886년 5월 양평군 양서면 신원리에서 태어난 몽양 여운형은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인, 사상가, 선교사, 언론인, 여행가, 교육자로 알려져 있다. 1906년 아버지가 사망하자 노비 문서를 불태워 해방했으며, 고향집에 기독교 광동학교를 세워 신학문을 가르치기도 했다. 배우 송강호 주연의 영화 'YMCA야구단(2002)'으로 알려진 한국 최초의 야구팀인 YMCA 야구부 주장으로 일본 원정경기까지 다녀온 인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탄생시킨 신한청년당의 발기인이자 도쿄에서 한국독립의 정당성을 역설한 독립운동가, 조선중앙일
평택 mM아트센터가 개관전으로 'Horizontal Aesthetics-수평의 미학'展을 진행하고 있다. 평택시 지명의 유래 중 하나로 '평지에 연못이 많다'는 얘기가 전해오는 만큼 첫 전시는 지역의 정체성을 담은 '수평'으로 잡은 것이다. 우선 A동 전시실에 들어서면 차기율 작가의 '고고학적 풍경-불의 만다라'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마치 고대 유적을 축소한 듯한 작품은 갯벌의 다양한 생명체들이 만들어낸 수 많은 구멍들. 차기율 작가는 하나하나 수집하고 굽는 작업을 통해 갯벌이 품은 생명력을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목판을 작두나 조각칼로 깎아낸 후 한지로 캐스팅해 한지 부조로 보이는 한기주 작가의 목판은 과거 철강 공장이었던 전시장과 호응하며 역동적인 이미지를 전달한다. 이밖에도 도병훈 작가의 '22-0220-공간탐색'은 옛 지도 위에 역사적 정보를 입혀서 평택을 중심으로 경기남부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보여주면서 평택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예술로 풀어냈다. 2층은 회화 전용 전시장으로, 흰개미와 협업하는 강석호 작가의 독특한 작품 세계와 누군가의 손때가 묻은 벼루에 자신의 서사를 써내려가는 이상용 작가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지하 1층과 2
1950년 7월 5일 오전 8시 16분. 오산 죽미령에서 지축을 흔드는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한국전쟁에 미 지상군 참전을 알리는 소리였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당시 일본에 주둔하던 미 제24사단의 일부 병력이 북한군을 저지하기 위해 한국으로 향했다. 7월 1일 더글라스 C-54기를 타고 미군 540명이 일본 후쿠오카를 출발해 부산에 도착했다. 지휘관을 맡은 제21연대 제1대대장 스미스(Charles B. Smith) 중령의 이름을 따 '스미스 특수임무부대'로 불린 이들은 연일 쏟아지는 장맛비를 뚫고 기차를 타고 대전으로, 다시 대전에서 오산 죽미령으로 이동해 전선을 형성했다. 조그마한 능선이지만 경부국도와 철도를 모두 내려다볼 수 있는 이곳에서 스미스부대원들은 향후 3년여간 이어진 전쟁의 신호탄을 쏜 셈이다. 1950년 7월5일 오산 죽미령서 '미군 첫 전투' 당시 주역 '스미스 특임대' 장병들 휴전후 방한 540개 돌로 '구 초전비' 쌓아 전우들 희생 기려 개인 땅에 지어져 이전… '신 기념비' 건립돼 '옛 기념비 동판' 한때 분실… 하와이서 발견 지갑종씨가 사들여 미군 도움으로 들여와 'KSC 안내판' 1972년 미군이 주변 정리뒤 부착 2020년 죽
현역 최고령 MC인 방송인 송해가 8일 향년 95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황해도 재령군 출신인 송해는 한국전쟁 때 월남한 뒤 성악을 공부한 경험을 살려 가수로 활동하다가 방송에 진출했다. 1988년 5월부터 KBS 1TV 전국노래자랑을 맡아 약 35년간 프로그램을 진행해왔고 지난 4월에는 95세 현역 MC로 '최고령 TV 음악 경연 프로그램 진행자'로 기네스 세계기록에 등재됐다. 코로나19로 2020년 3월 전국노래자랑 현장 녹화가 중단된 뒤에도 스페셜 방송을 진행해왔다. 지난 1월과 지난달 건강 이상으로 병원에 입원했고 지난 3월에는 코로나19에 확진되기도 했다. 송해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 자택에서 별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으로는 두 딸이 있고 부인 석옥이씨는 2018년, 아들은 1994년 교통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김성주기자 ksj@kyeongin.com
영화 '엄마없는 하늘아래(1977)'의 첫 장면은 황량한 염전 풍경과 아이들의 활기찬 모습이 대조를 이루며 시작된다. 스치듯 지나가는 1970년대 염전의 풍경에는 목조 창고와 줄 지은 전봇대 등으로 이국적인 느낌마저 든다. 이 가운데 화물차라고 하기엔 적재 공간이 길고, 열차라기에는 작은 탈 것 하나가 등장한다. 우리가 흔히 보는 열차 보다 작은 꼬마 열차는 지금은 볼 수 없지만 염전에서 소금을 운반할 때 사용하던 이른바 '가시렁차'라고 불린 궤도차다. 국내 제염 산업은 고려시대 기록물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지만 그간 관련 유물이 문화재로 지정된 적은 없었다. 경기도가 지난해 안산 동주염전 소금운반용 궤도차를 경기도 등록문화재로 등록한 것이 사실상 최초의 사례가 됐다. 소금 산업은 어떻게 안산·시흥, 경기도민의 삶을 지탱해왔고, 왜 하향길을 걸었을까. 동주염전 소금운반용 궤도차가 지나온 궤도를 따라 소금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상상해본다. 환경 오염이 앗아간 삶의 터전, 경기도 염전 서해는 조석간만의 차로 소금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었다는 건 모르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근현대 소금 산업의 중심이 안산·시흥이었다는 사실과 활발하던 경
오는 7월 정식 개관을 앞둔 안산산업역사박물관. 화랑호수를 뒤로 한 박물관의 고요한 외부 풍경과 달리, 안산시의 산업역사를 망라한 박물관 내부는 관람객들을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었다. 아직 정리되지 않은 전시물들을 두르고 있는 포장재 속에는 수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역사를 숨겨져있었다. 안산산업역사박물관은 우리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오래된 첨단'이 잠들어있다. 대표적으로 경기도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기아 3륜 T600'과 '목제 솜틀기', '동주염전 소금운반용 궤도차' 등이다.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과거의 첨단들이 지금의 안산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이야기는 안산을 넘어 경기도, 대한민국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 제조업의 정점, 자동차 산업 자동차 산업을 제조업의 정점으로 보는 산업 전문가가 적지 않다. 해외에 수출할 정도의 수준을 갖춘 자동차 회사가 있는 나라가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만 봐도 이런 주장에 무게가 실린다. 그렇다면 한국전쟁 전후, 아무런 기반이 없던 대한민국이 자동차를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어떻게 갖추게 됐을까. 한국 최초의 자동차가 1903년 고종 즉위 40주년 기념행사를 위해 들어온 이래, 자동차는 폭발적으로 증가했
벚꽃이 한창인 4월의 부천 소사 여우고개. 벚꽃비가 내리는 풍경 사이로 건물이라기보다는 폐창고에 가까운 건물 몇 동이 화사한 경치와 대비되면서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8동의 건물과 굴뚝같은 모양의 사일로(가축 사료인 사일리지를 만들어 저장해 두는 원통형 창고) 하나가 남아, 이 곳이 농업국가였던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는 토대를 만든 '부천 한미재단 소사 4H 훈련농장'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한때 전국에서 몰려든 훈련생들로 활기가 넘쳤던 곳이지만, 지금은 이 건물 몇 동만이 과거의 흔적으로 남아있었다. 지금은 그 기록도 찾기 힘든 한미재단 훈련농장에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했고, 그 노력의 결과가 어떤 과실로 맺어졌을까. 전후 한국사회에 상당한 영향 끼친 한미재단 한미재단(American Korea Foundation-AKF)은 한국전쟁 과정에서 설립된 비공식 원조기관이다. 한국전쟁 이후 수많은 구호단체가 설립됐는데, 그 중 한미재단은 피폐해진 전후 한국을 체계적으로 지원했다. 사절단이 먼저 현지조사를 수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구호활동을 펼쳤는데, 미국 내에서 기부받은 물품과 기금이 한미재단을 통해 전달되면서 한국의 보건에서부터
4월의 따스한 봄 햇볕이 내리는 날의 파주시 조리읍. 봉일천과 금촌·광탄을 오가는 차량들이 쉴새 없이 고산교를 통과하고 있다. 그 옆으로 생긴 지 오래돼 보이는 다리 하나는 과거 자신의 역할을 고산교에 잠시 양도하고 쉬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 오래된 다리 하나가 경기도근대문화유산인 '말레이지아교'다. 여느 도시 외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리 중 하나로 보이지만, 콘크리트를 긁어서 새긴 듯한 '마레이지아교'라는 글자와 건축연도 등이 말레이지아교가 떠받쳐온 시간의 무게를 설명하고 있다. 지난 2019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은 그 해 첫 해외순방일정으로 말레이시아를 방문했다. 일정 중 하나로 한-말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1960년대에는 말레이시아가 보내준 원조금으로 한국 파주에 '말레이시아교(현 말레이지아교)'라는 다리를 지었다"며 오랜 우호 관계를 자랑했다. 이어 "20여년 후에는 반대로 한국기업이 말레이시아에 '페낭대교'를 세우기도 했다"며 한국의 눈부신 경제 발전을 두 교량을 통해 소개했다. ■소박한 교량, 국가 경제의 자부심 되다. 길이 60m, 폭 7.4m. 2차선의 철근콘크리트로 어떠한 멋도 내지 않은 교량이다. 1966년 아직 우리나라가
위축된 한국 영화계가 지속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반전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2년 연속 한국 영화산업 시장규모는 줄었고 상업영화 수익률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OTT 서비스(영화부문) 등은 성장세를 보였지만 영화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021년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영화산업 시장 규모는 1조239억원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019년 2조5천93억원이었던 규모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40.8% 수준으로 축소된 상황이다. 지난해 극장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5% 증가한 5천845억원으로 주요 부문 중 유일하게 증가했지만, 극장 외 시장의 매출액은 3천83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6.5% 감소했다. 작년 시장규모 1조239억 '2년째 감소세' 해외 수출액 556억 전년比 39.5% 줄어 해외 수출액 역시 556억원으로 전년 대비 39.5%로 크게 줄었다. 다만, 그간 막혀있던 중국시장에서 6년 만에 정식 극장 개봉을 하면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이 희망적이라는 평가다. 내용적으로 보면 지난해 5월 이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가 잇따라 개봉하면서 한국영
(사)경기언론인클럽은 16일 오후 경기문화재단 3층 다산홀에서 이사장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이날 이취임식은 제18대 이사장으로 취임하는 배상록 경인일보 대표이사 사장과 제17대 신선철 직전 이사장, 홍기헌 경기도언론인장학회 이사장, 신항철 경기일보 대표이사 회장, 최윤정 중부일보 대표이사 사장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는 언론인 클럽은 8개 언론사 대표발행인이 법인이사로, 언론의 자유와 경기지역 공론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배상록 이사장은 "우리는 스무살 청년 경기언론인클럽을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엄중한 시선에 보다 겸허한 모습으로 되돌아볼 때가 아닌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경기언론인클럽이 제대로 된 경기 언론, 제대로 된 경기 저널리즘 형성의 핵심축이자 구심점으로 거듭나도록 회원 여러분과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공약으로는 ▲경기언론인상 확대 시상 ▲회원사 공동 취재·보도 등 교류 확대 ▲비영리 민간단체와 협업체제 구축 ▲회원 복리증진 ▲편집자문위원회 구성 ▲기관과 업무협약 ▲홈페이지 개편 등을 제시했다. 배 이사장은 임기 동안 도내 강연 및 토론문화를 선도한 제15·16·17대 신선철 이사장에게 감사패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