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울산·경남을 잇는 핵심 광역철도망으로 기대를 모으는 부전마산복선전철 사업이 2020년 발생한 터널 붕괴 구간 복구도 아직 마치지 못하고 사실상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지점 인근 구간 피난터널 공사를 두고 추가 붕괴 우려를 이유로 사업자와 국토교통부의 이견으로 지연되고 있다. 공사 지체에 정부와 사업자의 갈등이 더해지면서 사업 표류가 더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0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부전마산복선전철 사업자 ‘스마트레일’은 부산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하부 터널 붕괴 사고 현장 복구 공사를 진행 중이다. 2020년 3월 이곳에 부전마산복선전철 상선과 하선을 잇는 피난터널을 뚫다 토사와 지하수가 본선으로 유입돼 터널이 붕괴된 후 복구에만 5년 넘게 걸리고 있다. 복구 공사가 장기화하면서, 애초 2020년 개통 예정이었던 부전마산복선전철의 올해 개통도 사실상 물 건너 갔다.
현재 사고 구간 복구 공정률은 90%를 넘겨 마무리 단계다. 스마트레일은 붕괴 사고가 난 지점의 길이 약 230m 구간의 터널 구조물을 새로 교체하고 지반을 다시 메꾸고 있는 중이다. 지하 20~30m까지 흙을 파내서 터널 구조물을 삽입한 후 다시 흙을 채우고 있다. 흙을 걷어내는 것부터 낙동강에서 유입되는 물과 뻘을 차단하는 공정이 매우 까다로워 긴 시간이 소요됐다. 복구 공사가 장기화되면서 일각에선 연약지반 탓에 복구가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지만, 스마트레일은 최근 주요 복구 공정을 끝내고 올해 하반기 중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고 구간이 복구되더라도 개통까지는 또다른 난관이 있다. 사고 구간에서 사상 쪽으로 500m, 1000m 떨어진 인근 2개 피난터널 공사를 두고 국토교통부와 사업자가 이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 설계 계획에 따르면, 대저2동 강서금호역과 사상역 사이 구간에 피난터널 4개가 만들어져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설계안대로 대피로를 지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사업자는 피난터널 조성 과정에서 추가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사업자는 지난달부터 삼락생태공원부터 사상역까지 약 1km 구간에 대해 지반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피난터널 공사로 이 구간의 지반이 버틸 수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조사의 핵심이다. 올 하반기까지 조사가 이뤄질 예정인데 조사가 이뤄지는 동안 피난터널 공사는 멈출 수밖에 없다.
사업자와 국토부가 팽팽히 맞서면서 개통 시점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올해 12월로 늦춰진 준공 계획은 또 차질이 불가피하다. 피난터널을 짓지 않는 방향으로 설계가 변경돼도 전체 노선 준공과 7~8개월가량 일정이 소요되는 시험 운전을 고려하면 내년 개통이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원안대로 피난터널 공사를 진행하면 까다로운 공사 과정으로 내년 완공도 요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09년 민간 투자개발사업으로 지정되고 총사업비 1조 5766억 원이 투입되는 부전마산복선전철 사업이 장기 표류하자, 시민들은 불만을 터뜨린다. 지방분권균형발전 부산시민연대 박재율 상임대표는 “부산경남 행정 통합도 논의되는 시점에서 광역교통망 개통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도 부전마산복선전철이 안전하고 신속하게 개통하도록 정부가 큰 관심을 두고 갖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