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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금지구역 양옆 버젓이 주차…위급상황 골든타임 놓친다

[‘이태원 참사’ 계기 광주 불법 주정차 단속현장 가보니]
소화전·횡단보도까지 불법 점령
용봉동 골목 입구부터 차량 막아
어린이보호구역도 ‘위험한 주차’
공사현장 중앙선 주차 등 심각
북구청 1시간20분간 과태료 28건

 

광주에서도 불법 주정차로 소방당국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주정차 금지 구역인 소화전과 횡단보도까지 불법 주정차 차량이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당시 사고 현장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 때문에 119 구급대원들의 도착이 평소 이동시간의 3배가량 소요됐다는 점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광주시 5개 자치구에 따르면 광주지역 불법 주정차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58만건에 달했던 불법 주정차 과태료 부과 건수가 코로나19로 인해 단속보다는 계도위주로 진행되면서 2020년 40만건으로 줄었다. 2021년 44만건으로 다소 증가했다가 올해는 10월까지만 불법 주정차 과태료 부과 건수가 45만건으로 늘었다.

광주시 북구 교통과 ‘이동식 불법 주정차 단속차량’이 10일 오전 9시 20분부터 11시까지 1시간 20분동안 불법 주청차에 과태료를 부과한 건수는 28건에 달했다.

광주일보 취재진이 단속차량에 동행해 본 결과 불법 주정차 행태는 ‘심각’ 그 자체 였다. 이날 북구 교통과가 단속에 나선 지역은 각화동 농수산물센터와 경신여고 인근 골목 등지였다.

오전 10시께 광주시 북구 용봉동의 한 골목에는 입구에서부터 차량들이 주차돼있어 단속 차량조차 들어가기 어려웠다. 왕복 2차선 도로인데 양 편 모두 불법 주정차가 돼 있어 차량 1대만 겨우 들어갈 수 있을 정도였다.
 

골목 안 도로에는 주정차 금지구역이라는 표지판이 연속으로 2~3개 설치돼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특히 5대 불법 주정차 금지구역 중 하나인 소화전 앞도 불법 주정차는 여전했다. 아예 트럭이 막고 있어 화재가 났을 때 소화전 이용은 불가능해 보였다.

단속 직원은 “이 차량은 매번 이 소화전 근처에 주차 돼 있다”면서 “상습적으로 불법주차를 해 차 번호도 외우고 있다”고 말했다.

연속으로 불법 주정차 된 차량과, 교차로의 모퉁이에 주차를 해 놓은 트럭때문에 골목 일대는 수분간 교통이 마비되는 현상이 자주 발생했다.

용봉동의 어린이보호구역도 불법 주정차는 마찬가지였다. 불법 주정차 된 차량 때문에 아이들이 길을 건너려고 나오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어린이보호구역 내 불법 주정차 과태료는 승용차 기준 12만원으로 다른 곳의 3배에 달하지만 소용없다는 것이 단속직원들의 전언이다. .

공사현장은 더 심각했다. 각화동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의 왕복 4차선 도로는 흡사 주차장이었다. 길 양 옆 뿐아니라 중앙선에도 차량이 주차돼 있었다. 공사현장에서 사고가 났을 때 구급차량 진입이 불가능해 보일 정도였다.

주차된 차량에는 공사현장에서 날아오는 먼지를 막기 위해 비닐이 씌워져 있어 일일이 수기로 차량 번호를 적으면서 단속을 해야 했다.

이날 단속에 나선 교통과 직원들은 “평소에는 오전에만 200건 넘게 단속하는데, 오늘은 유독 차량이 적은편이다”면서 “불법 주정차 단속 민원이 전화로만 하루에 200건이 넘게 와 현장에 나가보면 2~3m 옮겨 주차를 하는 방식으로 단속을 피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불법 주정차가 늘어 소방당국이 현장에 출동할 경우 골든 타임을 놓쳐 소중한 생명을 구하지 못하는 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광주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도로 내 불법 주정차는 소방차 긴급출동을 방해하는 요소로 화재 등 응급상황 발생 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면서 “특히 좁은 이면도로에서는 대형 소방차량이 지나갈수 있는 정도의 공간을 생각해 주차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