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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10년 만에 기준금리 3%대 진입…시름 깊어지는 지역 경제

중기 “이자 수천만원, 폐업 고민”
‘영끌’ 서민들 “집 팔아야 하나”
소상공인 “빚으로도 못 버텨”

 

10년 만에 기준금리가 연 3%대에 진입하면서 지역 중소기업을 물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직장인 등 서민들의 시름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

원재료 가격이 치솟아 마진율이 감소하고, 내수와 수출 등 매출까지 줄어드는 상황에서 지역 중소기업들은 “더 이상 감내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 대출을 받은 서민들도 치솟는 금리에 가계경제에 위협까지 느끼는 수준인 데다, 금리 인상과 그로 인한 부동산 등 자산가치 하락 등이 맞물려 소비가 위축되자 지역 유통업계 역시 우려를 금치 못하는 실정이다.

 

12일 지역 경제단체와 산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잇단 ‘빅 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단행으로 인해 금리가 치솟게 되면서 일부 지역 중소기업들은 영업이익을 다 쏟아부어도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한계상황이 현실로 닥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광주시 광산구의 한 제조업체 대표 A씨는 “앞으로 사업을 영위해나가는데 심각한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그의 회사 부채는 현재 100억원 상당으로 기존 2.8% 수준이던 대출이자 금리가 최근에는 4.1%까지 올랐다.

기존에는 매달 약 2300만원의 이자를 갚았는데, 최근에는 3400만원 상당까지 올랐다. 계속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금리가 5%만 되더라도 매달 이자만 약 4100만원씩 갚아 나가야 한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그의 회사 매출은 코로나19 이전 월 38억원 상당에서 최근에는 16억원 상당으로 60% 가까이 줄었다. 매출만 감소한 것이 아니라 환율이 오르면서 수입하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인건비와 시설투자 비용이 증가하면서 실제 영업이익은 제로(0)에 가까워졌다고 한다.

A씨는 “수익은 없는 상황에서 매달 대출 이자만 수천만 원씩 꼬박꼬박 갚아야 한다”며 “이런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지면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금리인상 여파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치명타를 입은 건설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건설회사에 스틸과 철강제품 등을 납품하는 광주의 한 중소기업 대표 B씨는 “얼마 전 같은 업계 대표 3명과 만났는데 모두 지난 9월부터 적자로 돌아섰다고 푸념했다”고 한다.

그는 “공장과 생산설비를 위해 받은 사업자금 대출 규모만 150억원 정도에 이른다”며 “적자 상황 속에서 두 배 상당 급증한 대출이자 부담에 밤잠도 설친다”고 말했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제조업체 307개사를 대상으로 금리 인상 영향과 대응 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약 62%가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자 부담에 따른 자금 사정 악화(68%)와 설비투자 지연 및 축소(29%), 소비위축에 따른 영업실적 부진(21%)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영업이익과 생산·운영비용을 고려할 때 기업이 감내할 수 있는 금리의 한계 수준을 묻자 3.00%라고 답한 기업이 약 42%로 가장 많았다.

막대한 설비 투자 비용이 들어가는 기업이나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들은 금리 인상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설비 투자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불안도 팽배한 실정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도 금리 부담을 겪긴 매한가지다. 특히 광주·전남은 코로나 이후 소상공인진흥기금 연체액이 해마다 60억원씩 쌓이면서 연말에는 3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실정이다.

여기에 빚으로 버티던 광주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전국 평균 3.6배에 달할 정도로 치솟는 등 지역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들의 빚 부담이 큰 상황에서 계속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지역경제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밖에 금리가 오르면 소비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 소매·유통업계도 심각한 매출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지 불안한 시선이 가득하다.

최근 광주상공회의소가 지역 내 479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경기 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74로 기준치(100)를 크게 밑돌았다.

2분기 116에 이어 3분기 114와 비교해도 무려 40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으로, 코로나 재확산에 유통업 전반의 경기가 최악이던 2020년 2∼4분기 수준(54∼78)으로 얼어붙었다.

중소기업중앙회 광주전남지역본부는 “중소기업은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이어 원자잿값 급등과 대출 금리인상, 글로벌 경기침체 등 대내외 경영 여건 악화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금통위의 2회 연속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현재와 같은 복합 경제위기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이 쓰러지지 않도록 정책자금 지원 확대 등 적극적인 금융지원 대책을 마련하고 금융권도 기준금리 인상 폭 이상의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