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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5년 만의 인사’ 박근혜 전 대통령 “못 이룬 꿈 다른 이들의 몫”

 

 

지난 연말 특별사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5년 만에 국민 앞에 섰다. 박 전 대통령은 24일 오전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을 나서며 짤막한 감사인사를 했다.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징역 22년을 확정받고 수감생활을 해 온 박 전 대통령이 2017년 3월 31일 구속된 이후 꼭 5년 만에 공식 석상에 나온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건강 상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미소를 지으며 “국민 여러분께 5년 만에 인사를 드리게 됐다. 많이 염려해 주셔서 건강이 많이 회복됐다”고 밝혔다.

 

병원 나와 현충원 참배 후 대구 사저로

두 차례 인사말에 정치적 메시지 없어

사저 주변에 지지자 모여 열렬히 환영

윤 당선인 “한 번 찾아뵐 계획” 밝혀

 

박 전 대통령은 그러나 취재진이 ‘앞으로 계획이 무엇인가’ ‘국민 여러분께 하실 말씀이 있나’ ‘대구 사저에만 있을 것인가’ 등의 질문에 일절 답변하지 않고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동작구 국립현충원으로 이동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구 달성군 사저에 도착한 뒤 한 차례 더 인사말을 하면서도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려는 듯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언급 등 정치적 메시지는 내놓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사저 앞에서 지지자들에게 “많이 부족했고 실망을 드렸음에도 이렇게 많은 분이 오셔서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 지난 5년의 시간은 저에게 무척 견디기 힘든 그런 시간이었다”며 “정치적 고향이자 마음의 고향인 달성으로 돌아갈 날을 생각하며 견뎌냈다”고 밝혔다. 이어 “제가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많은 꿈이 있다”며 “제가 못 이룬 꿈들은 이제 또 다른 이들의 몫이라 생각한다. 좋은 인재들이 저의 고향인 대구의 도약을 이루고 더 나아가 대한민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저의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 한다”고 했다.

 

이날 사저 주변에는 아침 일찍부터 지지자들이 모여들어 현수막과 화환, 사진 장식, 풍선 등을 흔들며 박 전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했다. 경찰은 대구·경북 지역 단체장, 친박계 정치인과 일반 시민 등 5000여 명의 인파가 모인 것으로 추산했다.

 

박 전 대통령이 사저 앞에서 인사말을 하는 도중 40대로 보이는 남성이 소주병을 던지는 일도 벌어졌다. 경호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에워쌌고 주변에 유리 파편이 튀었으나 장내는 곧 정리됐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악연을 거론하면서 향후 두 사람의 관계 설정에 주목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2016년 탄핵 정국에서 ‘최순실 특검’ 수사팀장, 이듬해 문재인 정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하며 박 전 대통령의 중형을 이끌어 냈다.

 

박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12년에는 윤 당선인이 국가정보원 댓글 조작 의혹 수사 당시 검찰 수뇌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해 사실상 좌천되는 일을 겪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조만간 박 전 대통령의 대구 달성군 사저를 찾겠다며 적극적인 화해 제스처를 보였다. 그는 “건강이 회복돼서 사저에 가시게 돼서 아주 다행이고, 저도 내주부터 지방을 좀 가 볼까 하는데 퇴원하셨다니까 한번 찾아뵐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이 박 전 대통령을 찾으면 5월 10일 국회에서 열릴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직접 요청할 것으로 알려져 박 전 대통령의 화답 여부가 주목된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