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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일보) 350년 역사 담긴 세종 은행나무 천연기념물 지정

 

 

세종의 명물 350년 수령 은행나무가 천연기념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3일 세종시 기념물이자 자연유산인 '연기 세종리 은행나무'를 '세종 세종리 은행나무'라는 명칭으로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했다.

 

세종 연기면 세종리 일원에는 고려말 충신이자 무신인 임난수(1342-1407)의 사당(세종시 향토문화유산 숭모각)과 그 앞에 암수 한 쌍의 은행나무가 있다. 임난수 가문에 전하는 '부안 임씨세보' 목판도(1674년)의 부조사우도에 사당의 전면에 상당한 규모의 은행나무 한 쌍과 행정(杏亭)에 대한 기록과 은행나무 그림이 전해져 세종리 은행나무의 수령이 최소 347년 이상임을 추정할 수 있다.

 

세종리 은행나무는 암수 2그루가 사당 앞에 나란히 자라 단목으로 지정된 은행나무와 차이가 있다. 참고로, 2그루가 지정된 천연기념물로는 당진 면천 은행나무 1건이 있다. 동쪽의 수나무는 높이 20m 근원(나무의 지표경계부 둘레) 높이 둘레 6.9m 수관폭은 동-서 20.3m 남-북 20.9m이며, 서쪽의 암나무는 높이 19m 근원높이 둘레 5.4m 수관폭은 동-서 13.5m 남-북 14.3m에 달한다.

 

수나무는 수관이 용틀임 모양으로 방사형으로 넓게 퍼져 있고, 암나무는 수직형으로 생장하고 있어 암수가 전월산 자락의 숭모각과 조화를 이루는 경관을 형성하고 있다.

 

이 은행나무와 관련된 내용은 여러 사료에도 등장하는데, 충청도 공주목(1859)의 '부조사우'에는 고려 충신 임난수의 사우(사당)가 삼기면에 위치하고 그곳에 행단이 존재했음을 밝히고 있다. 행단은 암수 한 쌍이 사당 앞에 대칭으로 식재된 독특한 형태로 유교문화를 상징하고 있는 전통조경 양식이다. 자연스런 주변과의 조화와 형식을 줄인 자연미를 강조한 조선 시대 전통조경에 행단은 보기 드문 정형식 재식방법의 하나로 행해졌다. 1934년 발간된 '연기지'에는 500여 년 전 임난수가 은행나무 2그루를 심었다는 기록과 더불어 세종이 이곳에 부조묘를 건립하도록 명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 예로부터 나라에 전쟁을 비롯한 재난이나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 나무가 울었다고 하며 매년 정월대보름에 집안이 모여 은행나무 목신제(木神祭)를 지내왔다고 전해진다.

 

다만, 현 은행나무가 자리한 지역은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사업개발로 인해 LH 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기존 땅을 매입, 주변 주택들이 모두 철거됐다. 이에 따라 세종시는 은행나무가 포함된 지역을 역사공원으로 조성할 예정이며, 전면의 국립세종수목원과 중앙공원, 국회 세종의사당 등과 북편에 위치한 불교문화체험관을 연계해 관광명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사료들을 분석한 결과 세종리 은행나무는 오랜 세월 이 지역에 중요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 수목으로 인식돼 왔고, 조선 시대 전통재식법을 보여주는 문화적 가치도 함께 지닌 자연유산이라 판단했다"며 지정 이유를 밝혔다.

 

e_taem@daejonilbo.com  이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