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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제 76주년 광복절] 전통문화의 도시에 왜색 침투

전주시내 곳곳 일본풍 건축 · 조경양식 분포
우림교 경관시설, 일본 신사의 화랑과 비슷
한옥마을 · 풍남문 인근 일본풍 정원 상당수

 

일제로부터 해방된 광복 76주년을 맞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일제의 잔재가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전통문화의 도시라 불리는 전주에도 일본을 연상시키는 이른바 일본풍 건축 및 조경양식들이 곳곳에 분포되어 실정이다.

최근 대표적인 사례가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에 위치한 우림교 경관시설이다. 삼천을 가로지르는 우림교는 효자동과 효천지구를 잇는 90m 규모의 다리다. 전주시 완산구는 우림교에 시비 등 사업비 8억 원을 투입해 지난 2019년부터 경관시설 설치를 추진했다. 나무 지붕을 씌우고 다리 양옆에도 창살을 닮은 목재와 금속 구조물을 이었다. 하지만 시민들 사이에서 일본식 양식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찾은 우림교. ‘ㅅ’자 모양의 입구에 들어섰다. 바닥도 과거 교실에 위치한 나무바닥을 연상시키는 나무통로가 이어졌다. 내부에서 지붕을 바라보자 얇은 나무를 겹쳐 만들었다. 통로를 걸을수록 일본 신사를 걷는 느낌이었다.

남해경 전북대 한옥기술종합센터장은 “전통 한옥은 (우림교처럼) 처마 끝을 인위적으로 심하게 구부리지는 않는다”면서 “내부는 일본 신사의 화랑과 상당히 비슷하고, 건축양식도 우리의 전통양식과는 다른 부분이 많이 감지된다”고 설명했다.

전주한옥마을과 풍남문 인근에는 일본풍 정원이 조성된 곳이 눈에 띈다. 풍남문 인근에 위치한 1928년에 지어진 카페 행원도 일본풍 정원이다. 건물 앞마당에 정원을 둔 우리나라와 달리, ㄷ자 건물 안쪽에 작은 연못과 정원을 갖춘 일본식이다.

한옥마을 내 한 한옥숙박업소는 초록빛의 잔디 위에 나무통로를 만들고 그 주변에 작은 돌로 꾸며놨다. 한켠에는 작은 묘목 및 나무들이 심어졌고 작은 연못이 존재했다. 이렇듯 전주한옥마을 내 일부 정원은 일본풍을 담고 있다. 한옥마을은 1920년대부터 경기전을 중심으로 한옥촌이 형성됐다. 하지만 당시 전통한옥이 아닌 근대형·개량형 한옥이 들어서면서 일본식 양식이 자연스럽게 접목됐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역사학과 교수는 “전주한옥마을은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부터 조금씩 형성됐다. 지금은 많이 없어졌지만 한옥마을 내에 일본식 건물도 상당수 존재했다”면서 “형성 당시에는 전통한옥의 방식이 아닌 개량된 한옥이 들어서면서 다양한 지역과 문화의 건축양식이 접목됐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리 사회 곳곳에는 여전히 일제의 잔재가 존재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이를 관광화해 아픈 역사를 교육적인 문제로 풀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영기 전주대 관광학과 교수는 “한옥마을 등 가장 전통적인 곳에 위치한 일본풍 양식이 얼마나 있는지 정확한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면서 “상당수 많은 부분 발견이 될 경우 관광으로도 활용하고 안내표지판 등을 통해 교육적인 목적으로 알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최정규 inwjdrb@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