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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뚝 끊긴 발길 ‘도심 썰렁’… 불꺼진 유흥가 ‘암흑의 밤’

‘광주 100시간 멈춤’ 현장 보니
코로나 확산 방지 시민 이동 자제
구시청사거리·상무지구 등 적막
대목 놓친 가게들 한숨만 가득
일부 배달 가게 문 열었지만 한산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주말 광주 도심은 썰렁했다. 수능시험이 끝난 3일부터 몰려나온 고 3 수험생들로 발 디딜 틈 없을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한 광주시의 ‘이동 멈춤’ 요청을 잘 따르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유흥주점·콜라텍·단란주점·헌팅포차 등 유흥시설 5종에 대한 영업이 중단된데다, 음식점과 각종 술집들도 밤 9시 이후 문을 닫도록 한 광주시의 ‘100시간 멈춤’ 지침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광주시는 수능 이후 광주 도심에 수험생들이 몰릴 것을 우려,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3일 새벽 0시부터 6일까지 4일간 ‘100시간 멈춤’지침을 전격 시행했다.

이 때문인지 지난 5일 밤 둘러본 광주 대표 유흥가인 동구 구시청 사거리 일대와 상무지구는 텅 빈 모습을 연출했다.

젊은층들로 주말이면 북적대는 상무지구와 동구 구시청 일대는 대부분 음식점·술집 식당이 문을 닫고 네온사인을 끄면서 ‘어둠의 도시’(?)를 방불케 했다.

코로나에도, 마스크를 턱에다 걸친 턱스크를 하거나 코를 내놓은 마스크를 걸친 젊은층들로 북적댔던 헌팅포차·감성포차 등 술집들도 문을 닫아 썰렁했다.

고작 편의점과 배달·포장 전문 식당 몇 곳만 영업을 하고 있었고 그나마도 찾는 손님이 없어 아르바이트생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개점휴업’ 상태였다.
 

동구 구시청 인근에서 만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6개월동안 일했는데, 밤 9시 이후 이렇게 찾는 손님이 없긴 처음” 이라며 “손님이 없어 편하긴 하지만 월급이나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동구지역 한 족발집 주인은 “가게를 닫지는 못해 문을 열긴 했는데 3시간 동안 배달 주문은 5건도 안된다”고 말했다.

인근 해장국집 주인도 “포장 손님보다 매장을 찾는 손님이 많은데 9시 이후 장사를 할 수 없어 타격이 심하다”면서 “수능 끝난 이 때가 대목인데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한탄했다.

서구 상무지구 일대도 멈춰섰다. 고막이 터질 듯한 소리로 거리를 들썩거리게 했던 음악 소리가 꺼졌고 화려한 간판·네온사인은 사라졌다.

음식 배달 오토바이만 오갈 뿐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색할 정도로 따닥따닥 붙어있던 헌팅포차 앞 대기행렬도, 술을 먹고 귀가하려는 손님을 태우려고 줄 서 있던 택시들도 모습을 감췄다.

치평동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A(여·58)씨는 “밤 9시까지만 영업이 가능하다고 안내하니 돌아가는 손님들이 많았다”면서 “밤 9시에서 밤 12시로 영업 시간이 늘어난다고 하는데, 술 손님 입장에서 밤 12시까지 먹는 것이나 새벽 2시나 무슨 차이가 있겠냐. 책상머리에서나 정하는 기준일 뿐”이라고 말했다. 밤 9시~10시를 유지하는 게 아니라면 밤 12시나 새벽 2시를 제한하는 것은 방역 강화에 차이가 없으니 생색내기식으로 방역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없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