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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수백억 들인 전통시장 청년몰, 3년도 안돼 41% 문 닫았다

 

교통편·주차불편 탓 손님들 외면
수원 영동시장 등 절반 이상 휴업
정부 창업교육·컨설팅 도움 안돼
이주환 의원, 상권분석 부재 지적
중기청 "관계부처와 개선안 검토"


4일 점심시간에 찾은 수원 영동시장 청년몰 '이팔청춘'. 입구에 서 있는 위치 안내도에는 25개 점포가 소개돼 있었지만, 실제로 문을 연 점포는 절반 이하인 10곳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헛걸음을 하는 손님도 생겨났다.

만삭의 몸을 끌고 청년몰을 찾은 임신부 A(27)씨는 문을 열지 않은 가게 앞에서 발길을 돌렸다. 지난 2018년 이곳에 휴대폰케이스 공방을 열었다 지난해부터 가게를 빈 상태로 놔둔 B씨도 "찾는 손님들이 별로 없어 1년여간 운영하던 점포를 정리했다"고 토로했다.

이날 청년몰에서 만난 시민들은 한 목소리로 "전통시장 안에 위치해 다른 대형몰에 비해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는 불만을 털어놨다.

정부가 청년창업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동시에 잡겠다며 국비와 지방비 수백억원을 들여 도입한 청년몰이 불편한 교통인프라와 부족한 유동인구로 줄폐업하고 있다.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소상공인진흥공단(이하 소진공)에서 받은 '최근 3년간 청년상인 영업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청년몰 생존율은 59%에 불과한 상황이다.

2017년 청년몰 출범 당시부터 수원 청년몰에 입점한 30대 점주는 "전통시장이라는 특성상 교통이 원활하지 않은데다 인근 주차타워의 공간부족 등으로 주차난이 심해 오프라인 고객은 하루에 한 팀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기존 청년몰 실적이 부진하다 보니 새롭게 청년몰에 입점하는 청년들도 성공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다음달 개장하는 안산 신안코아 청년몰에 입점하는 C(24)씨는 "상권이 (내가 하려는)업종과 맞지 않고, 장사도 처음이라 가게가 잘 될지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경기북부 최대 전통시장인 의정부 제일시장에 입점하기로 했던 청년몰은 조성이 되기도 전에 포기 수순(10월 22일자 9면 보도=혈세 2억 투입했는데 중도포기…의정부 제일시장 청년몰 '좌초')을 밟았다. 코로나19 사태에다가 구도심에 위치해 젊은 세대의 유입이 적고 전통시장 영업이 저녁에 종료되기 때문에 사업성이 낮다는 게 이유로 꼽힌다. 

 

 

이와 관련, 이 의원실 관계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청년몰 추진에 앞서 상권 분석이나 유동인구수 파악 등을 선행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이 청년몰 부진의 원인"이라며 "사업 경험이 없는 청년들이 대부분이지만 체계적 교육도 이뤄지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 관계자는 "청년몰 폐업률이 높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다"며 "중기부 및 소진공과 논의해 교통과 주차난 개선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교육과 컨설팅 커리큘럼은 사업단장과 상인회간 협의로 구성돼 중기청 소관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