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강릉 23.9℃
  • 맑음서울 16.4℃
  • 구름조금인천 16.6℃
  • 맑음원주 15.3℃
  • 맑음수원 14.2℃
  • 맑음청주 17.3℃
  • 맑음대전 14.9℃
  • 맑음포항 19.0℃
  • 맑음대구 15.0℃
  • 맑음전주 15.6℃
  • 맑음울산 14.8℃
  • 맑음창원 14.1℃
  • 맑음광주 15.8℃
  • 맑음부산 17.1℃
  • 맑음순천 7.6℃
  • 박무홍성(예) 14.1℃
  • 맑음제주 16.5℃
  • 맑음김해시 15.0℃
  • 맑음구미 15.2℃
기상청 제공
메뉴

(매일신문) "우리 회사 확진 1호?"…매일신문 기자의 아찔했던 순간

코로나 확진자 다녀간 식당 갔다고 "코로나 진단 받으세요"
보건소 전화에 가슴 철렁…직장 내 '1호' 공포 압박감, 음성 통보에 안도의 한숨

 

코로나19 확산으로 회사 내에서 '1호 확진자'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직장인이 코로나19에 걸릴 경우 건물이 폐쇄되고 업무가 중단되는 만큼 확진자의 심적, 정신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기자도 최근 이 같은 '1호 공포증'을 겪었다.

 

지난 7일 오후 휴대전화 벨이 울렸다. 전화를 건 사람은 보건소 관계자였다. "지난 1일 OO 식당에서 카드 결제하셨죠. 그곳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있었습니다. 진단 검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엿새 전 점심을 먹기 위해 회사 선배와 함께 대구 한 식당을 찾은 게 화근이었다. 그날 그시간 코로나19 확진자도 점심을 먹었던 것이다. 밥을 먹을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기 때문에 감염 우려가 있어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우려섞인 설명이었다.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다. 퇴근한 뒤 집에서 가족들과 접촉을 자제하고 밥도 따로 먹고 잠도 따로 잤다. 뜬눈으로 지새고 다음날 오전 9시 30분쯤 대구 수성구 보건소 선별검사소를 찾았다. 보건소 직원이 "검사받으러 오셨나요"라면서 체온을 쟀다. 그리곤 자리에 앉으라고 했다. 방호복을 입고 마스크와 페이스 쉴드(face shield)를 쓴 보건소 직원이 이름과 생년월일을 물었다. 또 다른 직원은 가늘고 긴 하얀색 플라스틱 막대 2개를 꺼내 들었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진단키트였다. 직원은 기자의 왼쪽 콧구멍에 진단키트를 찔러 넣었다. 찌릿하고 얼얼한 느낌이었다.

 

이어 "마스크를 입이 보이도록 내리세요. '아'하고 소리를 내세요"라고 지시했다. 면봉이 혓뿌리쪽에 닿는 느낌이 들었고 '아' 소리가 잘 나오지 않았다. 면봉을 꺼낸 직원은 "검사는 끝났다"고 했다. 체온 측정부터 검체를 채취하기까지는 5분도 걸리지 않았다.

 

곧바로 귀가해 집에서 휴대폰만 계속 쳐다봤다. 결과를 기다리는 동안 온 가족은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초조한 시간이었다. 하룻밤을 그렇게 지샜다. 다음날 오전 9시 10분쯤 수성구 보건소에서 문자메시지가 왔다. 음성이었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직장 선배도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24시간은 긴 시간이었다.

 

코로나19 확진이 남의 일로만 여겼는데, 막상 검사를 받게 되니 누구라도 언제, 어디서나 걸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철저한 예방수칙 준수가 답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