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음강릉 15.0℃
  • 박무서울 11.1℃
  • 박무인천 13.1℃
  • 맑음원주 8.6℃
  • 구름조금수원 11.2℃
  • 맑음청주 13.8℃
  • 구름조금대전 13.8℃
  • 구름많음포항 13.1℃
  • 구름조금대구 10.2℃
  • 구름많음전주 13.4℃
  • 구름많음울산 10.3℃
  • 구름많음창원 12.9℃
  • 맑음광주 13.2℃
  • 구름조금부산 15.5℃
  • 구름많음순천 7.2℃
  • 박무홍성(예) 12.3℃
  • 맑음제주 16.3℃
  • 구름조금김해시 12.2℃
  • 구름많음구미 9.5℃
기상청 제공
메뉴

(부산일보) 경주 약사곡 머리 없는 석불, 1000년 만에 ‘머리’ 찾았다

 

경주 남산 약사곡(약사골)에 있는 1100여 년 전 통일신라시대 후기 ‘머리 없는 석조여래좌상’의 머리(불두·佛頭)를 찾았다. 불두는 현재 이 불상이 놓인 곳에서 불과 10m 정도 떨어진 땅속에서 발견됐다.

 

문화재청과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은 4일 “남산 약수곡(석조여래좌상절터) 제4사지 경역에 방치된 석불좌상을 보수 정비하기 위한 전 단계로, 좌상의 원 위치를 확인하고 주변을 정비하던 중 불상 머리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불두의 미간 사이 백호를 장식했던 둥근 수정도 땅속에서 같이 발견됐다. 불두는 높이 50cm, 너비 35cm, 둘레 110cm에 이른다.

 

발굴 당시 불두는 땅속을 향하고 얼굴은 서쪽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얼굴 오른쪽과 오른쪽 귀 일부에서는 금박도 관찰됐다. 불두 주변에서는 모두 소형인 청동탑, 탄생불, 좌상 불상도 함께 출토되었다.

 

‘머리 없는 석조여래좌상’은 높이 109cm, 어깨너비 81cm, 무릎너비 116cm로 일제강점기인 1941년 조선총독부가 발간한 <경주 남산의 불적>에서도 머리가 없는 모습이었다. 신라문화유산연구원 측은 “불상의 목 부분과 불두 아랫부분을 석고를 떠서 맞춰보니 딱 맞아 떨어졌다”며 “이렇게 훼손 없이 맞아 떨어지고, 불두에 금박 흔적까지 있는 것으로 봐서 불상을 조성한 지 얼마 안 돼 지진에 의해 머리가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100년가량 떨어져 있었던 불상과 머리가 만난 셈이다.

 

‘머리 없는 석조여래좌상’은 이른바 ‘미남석불’이라 불리는 청와대 녹지원 불상과 양식상 비슷한 점이 많아 이번 불두의 발견은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2018년 보물 1977호로 지정된 ‘미남석불’의 정식 명칭은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이다. 통일신라 석불좌상 상당수는 그 대좌(불상을 놓는 대)가 팔각형으로 조성된 것에 비해 ‘미남석불’은 방형(사각형)으로 조성된 것이 특징이다. 불두가 발견된 석조여래좌상의 대좌도 방형이어서 두 불상의 쌍둥이 여부를 앞으로 가려볼 수 있게 됐다.

 

경주시는 이번에 찾은 불두로 석불좌상을 복원하고, 주변도 정비하기로 했다. 신라문화유산연구원은 10일부터 출토 유물을 일반인에게도 공개할 예정이다.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