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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신보) ‘코로나 낙인’에 유명 맛집도 속수무책…가게 이전까지

확진자 방문 한 달 가까이 됐지만 여전히 매출 대부분 반토막
숟가락·젓가락 소독에도 손님 뚝…시민들, 지나가며 손가락질도

 

“여기는 확진자가 들른 곳! 이렇게 낙인이 찍힌 거죠. 매일 방역소독을 하는데도 다들 못 미더워하시니 답답하네요.”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했다는 이유로 주홍글씨가 낙인처럼 찍힌 가게들이 매출 급감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도내 세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방문했던 제주시 조천읍 한 식당.

이 식당은 제주에서 소문난 맛집으로 유명하지만,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이 알려진 이후 매출이 반토막이 났다.

한 달 가까이 시간이 흐른 데다, 매일 방역소독을 해도 뚝 떨어진 매출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식당 대표는 “확진자가 다녀간 뒤 매출이 50% 넘게 줄었다”며 “숟가락과 젓가락까지 매일 소독을 하는데도 손님들의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들이 식당을 찾아 우리를 위로해주고, 점심식사도 하고 가서 고맙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한 것이 사실”이라며 “빨리 이 사태가 진정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어플과 인터넷상에 가게 이름과 주소가 그대로 남아 식당을 아예 다른 곳으로 옮긴 경우도 있었다.

지난달 26일 세 번째 확진자가 들린 조천읍 다른 음식점은 방역소독 후 재오픈을 했는데도 매출이 오르지 않자 결국 함덕해수욕장 인근으로 식당을 이전했다.

식당 주인 나모씨(46)는 “코로나 사태 이전 매출의 50% 수준도 안 돼 가게를 옮기게 됐다”며 “확진자가 방문한 식당이란 소문이 퍼진 탓에 제주 이주 후 3년간 지냈던 보금자리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같은 확진자가 커피를 주문했던 인근 카페도 확진자 동선이 공개되기 전과 비교해 매출이 60%가량 감소했다.

지난달 23일 도내 네 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제주시 연동 한 식당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식당 대표 이모씨(63)는 “코로나 이전 매출의 30~40%밖에 안 나오는 실정”이라며 “지나가면서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있고, 확진자가 왔다 갔는데 먹어도 되냐고 묻는 손님도 있다. 열심히 방역소독해서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데,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이처럼 확진자들이 가게들을 다녀간 지 한 달 가까이 지났지만, 도민과 관광객들이 불안감으로 해당 음식점 방문을 기피하면서 상인들이 큰 피해를 보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업주들은 “제주도가 코로나 확산 예방을 위해 이동 동선을 공개하는 건 좋지만, 이로 인한 피해가 지속하지 않도록 방문해도 안전하다는 사실을 지역사회에 널리 알려줬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진유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