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강릉 15.2℃
  • 구름많음서울 19.7℃
  • 구름조금인천 19.1℃
  • 흐림원주 17.7℃
  • 흐림수원 18.5℃
  • 흐림청주 17.7℃
  • 흐림대전 17.6℃
  • 맑음포항 22.9℃
  • 맑음대구 22.7℃
  • 구름많음전주 20.3℃
  • 맑음울산 23.3℃
  • 구름조금창원 25.0℃
  • 맑음광주 19.9℃
  • 맑음부산 23.7℃
  • 맑음순천 21.8℃
  • 흐림홍성(예) 17.7℃
  • 구름많음제주 23.4℃
  • 맑음김해시 23.8℃
  • 구름많음구미 20.6℃
기상청 제공
메뉴

(강원일보) 경기불황·자금난에 보유 자산 금 내다파는 서민들

 


 
“경제 불안해 현금 갖고 있어야”
거래소 매입건수 20~30% 급증
불황기 안전자산 금 이례적 약세


18일 오전 10시 춘천 약사동의 A금은방. 가게 문을 열자마자 15돈짜리 금목걸이를 들고 69세 여성이 찾아왔다. 그는 1돈당(3.75g) 21만8,000원씩 받은 현금을 가방 깊숙이 넣으며 “경제가 불안해 무조건 현금을 갖고 있어야 할 것 같아 보유 중이던 금의 절반을 팔았다”고 말했다. A금은방 대표는 “최근 2주 사이 금을 팔러 오는 사람만 있고, 사러 오는 사람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불확실성과 자금난이 심해지면서 금을 처분해 현금화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반면 금을 사려는 수요는 절벽을 이루면서 경기불황기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금거래소 강릉, 원주, 횡성지점에 따르면 2~3월 중 금 매입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20~30% 증가했지만 금 제품 판매 건수는 40~50%씩 급감했다. 지점 관계자들은 “큰돈이 안 되는 14K, 18K나 결혼 예물까지 팔러 나온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춘천 낙원동의 귀금속 가공판매점도 금을 팔러 온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매입 건수가 전년 대비 2배 증가했다. 판매점 대표는 “식당 사업주 등 자영업자들이 집세 등 급하게 막아야 할 돈을 마련하게 위해 많이 온다”고 말했다. 국내 금값은 지난 9일 1돈당 26만원대였지만, 17~18일에는 24만원대로 떨어졌다.

자영업자들이 보유 자산인 금을 처분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은 밑바닥 경기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대부업체들조차 연체율 상승을 우려해 대출을 꺼리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다중채무자들은 제2, 제3금융권에서도 돈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월 말 개인사업자 은행 연체율은 0.33%로 전월 말 대비 0.04%포인트 상승했다. 미소금융 강원춘천지점 관계자는 “8~10등급 저신용자들의 정책자금 지원 문의가 3배 정도 늘었는데, 취약 차주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하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