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CU 물류센터 조합원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한 지 이틀 만에 노사 양측이 사태 해결을 위해 마주 앉았다. 노조가 직접 교섭을 요구한 지 3개월 만이다.
22일 화물연대는 오전 10시께 진주노동지청에서 BGF로지스 대표와 화물연대 위원장이 교섭 상견례를 진행한 뒤 오후 5시께 대전역 인근에서 실무 교섭 상견례를 진행했다.
화물연대는 교섭을 통해 △사고에 대한 사과와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책 △손배소 등 민형사상 제재 철회 △휴무일 대차 비용 삭제를 통한 휴무권 보장 △장시간 노동 대책 마련과 처우 개선 등을 요구했다.
화물연대 측은 이날 오전 BGF로지스 이민재 대표와 만나 성실 교섭을 이어갈 것을 합의했고, 오후 5시 실무 교섭 상견례서 구체적 요구안을 제안했다. 화물연대는 이 같은 사실을 밝히며 “경찰과 BGF 책임자 처벌, 숨진 노조원의 명예 회복을 요구했다”라고 전했다. BGF로지스는 화물연대와 교섭에서 협의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앞서 지난 20일 CU 물류센터 앞 집회서 화물연대 조합원 1명이 숨진 사고 배경엔 휴일 대차 비용 부담 완화 등 노동환경 개선을 전제한 지속적인 교섭 요구가 있었다.
◇교섭 요구 배경= 민주노총 화물연대 편의점지부 CU지회는 비지에프(BGF)리테일을 상대로 진주 CU물류센터 앞에서 배송기사 처우 개선과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지난 5일부터 파업에 돌입, 16일부터 집회를 진행해 왔다.
이에 앞서 화물연대는 BGF리테일을 ‘실질적 사용자’로 지목하고 일 12시간 이상의 고강도 노동과 노동자 안전권에 대한 보장을 촉구하며 지난 1월부터 6차례 교섭을 요구해 왔다. 이에 원청은 ‘사용자가 아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교섭에 응하지 않았고, 확산된 집회는 사상 사고로 이어지게 됐다.
박재하 화물연대본부 정책선전국장은 22일 통화에서 “CU 화물차 기사들은 하루에 2번 물류센터에서 물품을 싣고 나와 13~14시간가량 근무하는데, 대부분이 일주일에 하루만 쉬고 물량이 많아 휴일을 반납하는 경우도 잦다”며 “관행이라는 취지로 운송 외에도 물류센터에서 상차 후 점포에서 하차, 매대 진열 등의 업무를 하면서 낙상 등의 사고도 잦았으나 노동안전 매뉴얼도 없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화물운송 노동자는 하청 운송사와 개인사업자로 계약돼 있어서 법적으로 보장된 휴무 혜택을 받지 못하는 점과 더불어 휴가 시 대차 운임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 정책선전국장은 “과로가 반복되면 몸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는데, 하루를 쉬면 적게는 30만 원 선에서 많으면 90만 원에 달하는 대차 운임료를 기사가 직접 지불해야 한다”며 “이 같은 비용을 내라고 하면 누가 쉴 수 있겠나. 이를 통해 얻는 소득은 월 300만 원 선으로 최저임금 수준이다”고 했다.
이어 “이렇듯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1월부터 교섭 요구를 해왔으나 사측은 응하지 않으면서 보복성으로 하루 물량 회전을 2번에서 1번으로 줄였다”며 “노동기본권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대화를 요구하니 압박이 들어온 것이다”고 말했다.
◇사망사고 이틀 만에 교섭 나선 사측= BGF리테일은 화물차 기사들이 직접 계약 당사자가 아닌 협력사 소속 개인사업자라는 점을 들어 사용자성을 부정하는 입장을 고수해 왔으나 이날 상견례를 통해 해결 의사를 비쳤다. 상견례 직후 이민재 대표는 “센터 집회 과정에서 사망한 조합원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앞으로 성실한 협의를 이어갈 것을 예고했다.
교섭 테이블 마련에 대해 화물연대 관계자는 “원청이 교섭 요구를 묵인하며 사태를 키워온 책임이 크다”며 “정상적으로 대화 과정이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항상 왜 사람이 죽어야만 이렇게 나서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앞서 지난 20일 오전 진주 CU물류센터 앞 화물연대 집회서 출차한 화물차를 막던 집회인원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