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기밀 유출’ 논란을 두고 정면 충돌했다. 여권은 이재명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관련 의혹에 대해 “터무니 없는 일”이라며 반박했지만, 국민의힘은 “한미 동맹을 흔들고 있다”며 정 장관에 대한 경질을 요구하는 등 맹공에 나섰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정 장관이 제3의 북한 핵시설 소재지로 평안북도 구성시를 언급한 일과 관련, “정 장관의 발언 이전에 구성 핵시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각종 논문과 언론 보도로 이미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었던 점은 명백한 팩트”라고 밝혔다. 이어 “정 장관이 ‘미국이 알려준 기밀을 누설'했음을 전제한 모든 주장과 행동은 잘못”이라면서 “대체 왜 이런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봐야겠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의 발언 이후 미국이 대북 위성 정보의 공유를 일부 제한하고, 이에 야권에서 경질론을 제기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된 ‘배경’에 대한 의문까지 제기하며 정 장관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 역시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 장관이 언급한 구성시는 지난 2016년 미국 ISIS(과학국제안보연구소) 보고서에 언급됐고 이후 국내 언론에도 여러 차례 보도됐다. 심지어 작년 7월 정 장관 청문회에서도 언급된 바 있다”며 “국민의힘이 정보 유출이니, 안보 참사니, 침소봉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힘) 장동혁 당 대표의 (방미) 빈손 귀국을 덮기 위한 의도적인 정치 공세가 의심된다"며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국익을 가져다 쓰는 고약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문제의 본질은 해당 정보의 ‘언론 노출 여부’가 아니다”면 “정부 고위 책임자가 공식 석상에서 특정 지역을 명시하는 순간 그것은 공식적인 ‘확인’이 되며 우리측 정보 수집 역량을 스스로 노출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 통수권자가 ‘이미 알려진 정보라 문제없다’는 식의 궤변을 늘어놓는 것은 동맹의 불신에 기름을 붓는 위험천만한 발상”이라며 “동맹국이 우려를 표하는 안보 위기 상황에서 대통령이 내놓은 메시지가 ‘책임 있는 수습’이 아닌 ‘정치적 공격’이라는 점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정동영 장관 감싸기’가 아니라 국가 안보 수습”이라며 정 장관 경질을 재차 요구했다.
장동혁 대표는 한 발 더 나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이재명 ‘미국과 헤어질 결심’”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친북 한·중 동맹”이라고 비난했다. 장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 대통령이 대화하는 가상 상황을 설정하며 “트럼프가 묻는다. ‘한·미 동맹? or(또는) 한·중 동맹?’ 이재명이 답하고 있다. ‘친북 한·중 동맹!’”이라고 적었다.
장 대표는 또 해당 글과 함께 ‘FAFO’(Fuck Around and Find Out·까불면 대가를 치른다)의 영어권 속어가 담긴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을 게시했다. 해당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할 당시 SNS에 올린 것이다.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정치적 보복을 할 가능성까지 거론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