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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광주, ‘극한 폭우’ 일상화 … 빗물 빠져나갈 길이 없다

하루에 426.4㎜ 쏟아지는데
배수·저류 시설 등 크게 부족
신안동·백운광장 등 상습 침수
해마다 막대한 인명·재산 피해
빗물터널 조성에 7000억 필요
곳곳에 소규모 저류지 만들어야

기후변화로 시간당 80㎜ 이상 집중호우가 일상화되는 데도 광주지역 배수·저류 시설 등 인프라가 개선되지 않아 막대한 피해를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광주에서 426.4㎜달하는 극한호우가 하룻만에 쏟아지면서 막대한 인명·재산상 피해를 양산한 이유가 배수 시스템의 한계 때문이라는 것이다. 광주천이 범람위기까지 수위가 오르면서 도심 하수관로의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도심으로 역류할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20일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7일 하루동안 광주에 426.4㎜의 비가 쏟아졌다. 당일 시간당 강수량이 가장 높았던 곳은 광주시 남구로 오전 11시18분께 80㎜의 비가 집중됐다. 이날 오후 4시 26분께 광주시 북구에 76.2㎜, 오전11시 22분 조선대 인근에는 75.5㎜의 비가 한시간 동안 내렸다.

 

빗물의 양은 하수 처리 능력을 초과했고 북구 신안교, 산동교, 하신마을, 서구 양동 태평교, 남구 백운광장 등 광주도심 곳곳에서 침수가 발생했다.

 

이들 지역은 대표적인 상습침수 장소로 해마다 피해가 되풀이되고 있다. 빗물이 하수관로를 통해 광주천으로 빠져 나가야하는데 광주천이 만수위가 된 탓에 빠져나가지 못한 빗물이 역류해 침수피해를 낳고 있다. 남구는 백운광장 일대 침수 피해가 되풀이되자 2년 전 하수관 관로를 더 큰 것으로 변경했지만, 역부족이다.

 

광주시는 배수 취약이라는 구조적 한계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국정기획위원회에 ‘대심도 빗물터널’ 조성을 건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광주천 지하 30m 이상을 굴착해 비상시 이용할 수 있는 물길을 여는 방안이다. 2020년 서울 양천구에 조성된 대심도 빗물터널이 모델이다. 지하 40m 깊이에 지름 10m 규모로 설치된 빗물터널은 최대 32만 t의 빗물을 저장해 시간당 100mm로 내리는 비를 처리할 수 있다.

 

하지만 광주천에 대심도 빗물터널 조성에는 최소 7000억원 가량이 필요해 구상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광주시와 북구는 북구지역에 2028년까지 우수저류시설(5만2400㎥) 3곳을 설치하려고 708억원을 투입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추가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환경부 협의 절차 이행과 대규모 공사라는 점에서 단기간 내에 사업을 완료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인프라 확충을 통해 기후재난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규모 사업이 아니더라도 소규모로 다수의 저류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하고, 중·장기적 대책도 필수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송창영 한국재난안전기술원 이사장은 “광주의 경우 매년 침수 피해가 발생하는 곳이 반복되고 있다”면서 “일본의 경우 침수 취약지역에는 학교 운동장 지하 등에 소규모 저류지를 만들어 대비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사례도 참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극한 호우가 뉴노멀이 된 상황에서 도시 인프라 등 대응 시설 설계 용량도 기존 용량을 벗어나 200년에 한 번 발생할 재해를 기준으로 넉넉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광주시는 지난 2023년부터 기초지자체·환경부와 협의를 통해 하수도정비 중점관리지역 4곳(극락천, 서방천, 운암동 공구의 거리, 계림동)를 지정해 침수예방 사업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