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이 경북 구미에 8조 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은 수년 전부터 구미에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해 각종 절차를 밟으며 현재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SDS는 2023년 말 삼성전자 구미1공장 부지 일부를 215억 원에 매입해 사업의 초석을 다졌으며, 지난 3월에는 대규모 전력 사용의 필수 관문인 '전력 계통영향평가'를 통과했다.
현재 구미시에 건축허가를 신청했고, 후속 절차를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SDS 경영진도 지난달 26일 잠실 사업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이르면 2027년 말, 늦어도 2028년 초 완공한다"고 공식화했다. 업계는 이를 구미에 건립하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했다.
삼성이 대한민국 전자산업의 심장이었던 구미에 건설하는 AI 데이터센터는 국내 산업 지형을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전망이다.
이 데이터센터는 GPU(그래픽처리장치) 수만여 장을 탑재한 120MW 규모로, 최근 SK와 아마존이 발표한 100MW급 울산 데이터센터(약 7조 원)를 뛰어넘는 국내 단일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는 이를 근거로 구미 센터의 투자 규모가 최대 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며, 폭증하는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삼성의 선제적 투자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은 이곳을 단순 연산·처리 시설을 넘어 AI 언어 모델 개발, 딥러닝 등 고차원 AI 기능을 수행하는 슈퍼컴퓨팅 센터 겸 핵심 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가 현실화되면서 구미는 제조업 기반 위에 AI라는 새로운 성장 엔진을 장착하게 됐다. 단기적으로 대규모 건설투자를 통한 고용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가, 장기적으로는 관련 첨단 기업 및 연구기관이 동반 유치되는 '클러스터 효과'가 기대된다. 이는 구미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방위산업의 경쟁력 강화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계획은 이재명 정부의 'AI 100조 원 투자' 등 국가 AI 성장 비전과 맞물려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의 대규모 투자가 민간 부문의 추가 투자를 유도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며 국가 AI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성과 뒤에는 구미시의 2년에 걸친 총력 지원이 있었다. 시는 부지 확보, 전력 공급 등 핵심 난제를 해결하고 원스톱 행정 지원을 약속했다. 특히 삼성SDS가 이미 구미에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며 축적한 노하우와 숙련된 인력풀은 이러한 유치 노력에 큰 힘을 실어준 것으로 분석된다.
구미시 관계자는 "삼성의 계획이 성공적으로 완수될 수 있도록 모든 행정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