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무섭죠.”
12일 전주시 삼천 산책로에서 만난 정은혜(52) 씨는 산책로 주변에 무성하게 난 잡초를 가리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씨는 “내 키보다 잡초가 훨씬 크다"면서 "시간 날 때마다 천변을 걷는데, 이 구간은 풀숲이 너무 우거져 밤 산책은 되도록 나오지 않는다”면서 고개를 저었다.
주거지와 인접해 있어 많은 주민들이 이용하는 삼천 산책로가 무성한 잡초에 뒤덮이면서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당 산책로는 지난 2023년 풀숲에 숨어 있던 남성이 산책 중인 여성을 습격하는 사건이 발생해 안전 관리 부실로 지적 받은 바 있다. 이후 전주시는 산책로 바닥에 조명과 이동형 폐쇄회로(CC)TV 24대를 추가 설치했지만 풀숲 관리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자전거를 타기 위해 자주 찾는다는 이형배(57) 씨는 “풀숲이 높은 데다 산책로가 구불구불해 자전거를 탈 때 시야 확보가 어렵다. 혹여나 사람이나 동물을 칠까 조심히 타게 된다”면서 “안전을 위해서라도 풀은 베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산책로를 둘러본 결과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벤치나 운동 기구 주변은 일부 정리돼 있었다. 효천교에서 우림교로 이어지는 구간 대부분은 제초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풀이 훌쩍 자란 모습이었다. 성인 키보다 큰 풀들이 무성해 천변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현재 전주시는 각 구청 전담팀을 통해 하천을 정비하고 있다.
문제는 제방이나 수위가 높을 경우 잠길 우려가 있는 물가 주변에 자란 풀은 전문 장비가 필요해 시공사를 통해 연 1∼2회만 정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주시 하천관리과 관계자는 “산책로와 가까운 풀숲은 구청 전담팀이 틈틈이 정리하고 있지만 제방이나 둔치처럼 퇴적토를 퍼 올려야 하는 구역은 시공사에 맡기고 있다. 이런 구역은 한 번 제초할 때 수천만 원이 들어가 예산상 여러 차례 작업하기 어렵다”면서 "보통 우기 전인 6월 말에서 7월 사이, 그리고 10월쯤 한 번씩 제초한다. 현재 시공사에 발주를 넣은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