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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경남, 태국보다 깨끗하고 안전”… 출장 목적 무색한 보고 눈살

[최근 3년 ‘국외출장 보고서’ 보니]
12대 도의회 전체 상임위 출장 22건
사업·조례 등 가시적 성과 4건 불과

보고서 외 의무적 후속 조치 없어
‘의원 수발’ 의회 직원 동원 문제도


경남도의회를 비롯한 지방의원의 국외출장을 놓고 외유성 논란이 가열되는 가운데 적지 않은 세금이 투입되는 데 비해 정책 실효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남신문이 최근 공무국외출장을 다녀온 경남도의회 기획행정·경제환경·농해양수산위원회를 중심으로 최근 3년간 ‘공무국외출장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사업이나 조례 등 성과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적은 데다 대부분 형식적인 보고서 제출에 그쳤다. 보고서 내용을 보면 굳이 외국을 방문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것은 물론, 출장 목적과 무관하게 지역구 사업 등 개별 관심사만 서술한 사례도 있다.

 

국외출장 후 보고서를 제출하는 것 외 의무적인 후속조치는 없다. 보고서를 의장에 보고하고 홈페이지 게시하면 그만이다. 여기에 출장마다 의회 직원 3명 이상 지원하는데 이들이 계획과 섭외 등 사전 조사와 출장 내용 정리를 도맡는 등 ‘의원 수발’에 동원된다는 점도 개선할 부분으로 거론된다.

 


◇국외출장 필요성 의문= 지방의원 국외출장보고서는 출장 실효성을 입증하는 잣대다. 보고서에는 출장 목적, 방문 기관 개요, 간담회 내용, 시사점(정책제언) 등 60~70페이지를 담았다. 한데 방문 기관 설명은 인터넷 홈페이지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내용인데다, 특히 현지 기관과 간담회 중 의원 질의는 굳이 현지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파악이 가능한 수준이다.

 

올해 농해수위 의원들은 중국 상해 출장에서 ‘상해 어업보호 및 친환경 정책’, ‘중국 농민 수당 등 지원금 제도’, ‘대중국 수출 인증 절차’ 등을 물었다. 기획행정위 의원들은 호주 출장에서 ‘뉴사우스웨일스주정부 청년 지원 정책’, ‘주의회 제도적 구조’ 등을 질문했다. 주의회는 청소년이 정책에 참여하는 청소년 의회 프로그램이 특색인데 현장 상황을 직접 보지도 못했다.

 

출장 목적과 동떨어지게 지역구 사업과 연계한 사안만 나열한 의원도 있었다. A 의원은 ‘미래 먹거리로의 관광산업’을 주제로 한 2023년 출장에서 “우주항공산업을 키워야 한다. 우주항공산업 메카로 경남도를 만들기 위해 우주항공설립특별법을 제정하고 우주항공청 설립이 우선돼야 한다”고 보고서에 적었다. 또 ‘유턴기업·투자유치’ 주제 경제환경위 2024년 출장에서는 “우주항공산업을 산동성에 접목시키고 싶다. 우주항공산업과 산동성의 결합은 큰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선진지’ 방문?= 기획행정위는 지난 2023년 ‘미래 먹거리 발굴(관광)’을 위해 태국 출장을 다녀왔다. 하지만 대부분 ‘미래 먹거리 발굴’ 출장의 의문이 드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B 의원은 “경남은 태국보다 나은 점이 무수히 많다. 위생이나 치안의 측면에서도 태국보다 깨끗하며 안전하다”고 했다. C 의원은 “많은 유적지들이 방치돼 문화재 관리를 위한 관심과 재정이 부족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가 잘 관리하고 있음을 알았다”고 했다. D 의원은 “도로 폭이 협소하고 신호체계도 원활하지 않았다. 또한 건물에 늘어진 전기선은 미관을 해치는 흉물로 자리잡았다. 보도블록이 일어나 야간통행 안전을 위협했다”고 적었다.

 

농해양수산위는 2024년 농수산식품 수출 활로와 농업혁신방안을 모색하는 명분으로 대만 ‘아시아 최대 수직농장‘을 찾았다. 하지만 경남의 농업환경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낳았다. E 의원은 "시설 구축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 농민이나 개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그렇다고 대자본이 농업 분야에 진출하면 농촌 붕괴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했다.


◇조례 입안 등 성과 ‘미미’= 지난 2022년 제12대 도의회가 출범한 후 상임위 차원의 공무국외출장은 총 22건이다. 이 중 가시적인 성과는 4건 정도에 불과하다.

 

도의회에 따르면 기획행정위는 2023년 태국 교육부 출장에서 증가추세인 태국 내 한국어 수요에 발맞추는 한편 경남을 알릴 수 있는 ‘홈스테이’를 제안했다. 이에 2024년 태국관광협회-태국 교육부가 진주에서 태국학생의 홈스테이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같은 해 경제환경위 몽골 출장에서는 몽골 국회의원, 수흐바타르구의회 의원 등과 간담회에서 경남 스마트 승강기를 홍보해 이듬해 스마트 승강기 납품 계약을 이뤘다. 의회운영위는 지난 2022년 출장에서 라오스 비엔티엔주의회와 우호교류를 추진하며 이후 라오스 계절노동자 확보, 거창에 전국 첫 외국인 계절노동자 공공기숙사 신축, 라오스에 구급차량 기증 등 성과를 냈다. 2024년 농해양수산위 대만 출장을 통해서는 농수산식품 해외수출 조직 지원 필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근거를 담은 조례를 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