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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농촌 인건비 급등에 아우성 “일당 18만원까지 주는데도 인력 구하기 힘들어요”

 

 

“급할 땐 힘든 일은 18만원까지 일당을 주고 씁니다. 근데도 원하는 만큼 사람을 못 구할 때가 많아요.”

농번기 일손이 달리면서 전남 농촌의 일당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12일 전남 농민들에 따르면 인부 수급 여건에 따라 지역별 차이는 있으나 전남 22개 시·군 모두 4~5월 농번기에는 남·여, 내·외국인을 가리지 않고 기본 일당이 12만원이다.

영광에서 고구마밭을 일구는 50대 농민 A씨는 여성 인부의 경우 일당 13만원, 남성 인부는 15~18만원까지 주고 고용한다. 요즘 밭에서 인부들이 하는 일은 고구마를 심는 일. 고구마 파종은 씨고구마에서 자란 순을 잘라 밭에 심는 방식인데, 모종을 담은 무거운 상자를 옮기는 일은 대체로 남자들 몫이다. A씨는 “적게는 15만원, 일손이 부족하고 일이 급한 날은 18만원까지 줘봤다”고 했다.
 

마늘 파종이 한창인 무안지역 일당은 남녀 관계없이 13만원 수준이다.

배 주산지 나주에서는 농가들이 5월부터 본격화될 열매 솎는 작업을 앞두고 미리 일손 구하기에 나섰다. 제때 인부를 구하려는 농민들은 예년 수준인 12만원에 인부들을 구하려고 벌써부터 중개인들과 흥정을 하느라 힘을 빼고 있다.

보성군에서 쪽파를 수만평 재배하는 60대 농민 C씨는 여러 중개인과 거래선을 유지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한다. 아침 6시30분까지 중개인이 봉고차에 인부들을 태우고 오면 작업을 시작해 오후 5시30분 마감을 한다. 인부들이 하는 일은 쪽파를 다듬고 한 단씩 줄로 묶는 작업으로 일당은 인당 12만원 수준이다.
 

전남 농민들은 최근 2~3년 사이 인건비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2019년만 해도 여성은 7~8만원, 남성은 10만원 수준이던 일당이 근래 들어 급등했다는 것이다.인건비 상승의 표면적 이유는 코로나19를 거치며 국외 노동자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이 꼽힌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농촌 인력 시장을 주름잡는 불법 브로커들이 인건비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원망 섞인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