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9시30분께 찾은 안산시 상록구 한 삼거리에는 현수막 20여개가 줄지어 걸려 있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행복한 새해를 응원합니다’, ‘해피뉴이어’ 등 대부분 새해를 맞아 정당에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게시한 것들이었다.
삼거리 앞 횡단보도를 건너던 시민 김모(62)씨는 “역에서 내리자마자 현수막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 모습을 마주하니까 눈살이 찌푸려진다”며 “바로 옆 차도뿐만 아니라 건너편 신호등까지 제대로 보이지 않으니 교통사고가 날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2026년 6·3 지방선거를 앞둔 새해를 맞아 도심에 정치 현수막이 난립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정한 설치 기준마저 위반한 현수막도 발견되면서 정치 문화가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같은 날 낮 12시께 찾은 수원시 팔달구 수원역 앞 전봇대와 가로등 사이에는 현수막 3개가 연달아 걸려 있었다. 그 중 맨 아래 자리한 현수막은 성인 보행자의 상반신을 전부 가릴 정도로 낮게 걸려 있었다.
이는 가로등 1개당 현수막을 2개 이상 게시하지 않고, 교차로나 횡단보도 근처에선 현수막 아랫부분이 2.5m 이상 높이에 오도록 규정한 행안부의 정당 현수막 설치·관리 가이드라인에 어긋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이 아니라 정치인 개인이 직접 자신의 이름과 사진을 담아 내건 현수막도 눈에 띄었다. 당 대표, 당협위원장 등 당 관계자가 아닌 정치인이 현수막을 게시하는 것은 개인 활동에 속해 지자체에 신고하지 않을 경우 범법 행위에 속하지만, 위반하는 일이 흔하다는 이유로 단속이 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개인이 현수막을 대량으로 게시하거나 지속적으로 내걸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지만, 새해 인사 현수막은 잠깐 걸었다가 떼기 때문에 일일이 단속하긴 어렵다”며 “일주일새 관련 민원이 20건 넘게 들어와서 관련 현수막들을 철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매년 반복되는 정당 현수막 공해는 후진적인 정치 문화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현재 서강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현수막 게시는 홍보 효과가 크게 없다는 연구가 여럿 나온 상황에서도 현수막 정치가 매년 반복되는 것은 정치 문화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유 교수는 “정치인들이 정당 색과 자신의 이름을 연결짓는 일차원적인 현수막을 계속 거는 이유는 유권자가 개인이나 정책이 아니라 정당을 보고 투표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정치 문화가 바뀌어야 현수막 정치가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