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강릉 5.9℃
  • 흐림서울 3.1℃
  • 흐림인천 4.4℃
  • 흐림원주 0.8℃
  • 흐림수원 4.8℃
  • 흐림청주 6.1℃
  • 구름많음대전 5.9℃
  • 맑음포항 7.7℃
  • 맑음대구 7.2℃
  • 구름많음전주 6.5℃
  • 맑음울산 8.7℃
  • 맑음창원 6.2℃
  • 구름많음광주 6.8℃
  • 맑음부산 7.2℃
  • 맑음순천 6.7℃
  • 홍성(예) 5.5℃
  • 맑음제주 11.2℃
  • 맑음김해시 7.1℃
  • 맑음구미 6.7℃
기상청 제공
메뉴

(경인일보) 눈가리고 아웅 단속, 도박판 된 성인오락실

‘투명 창문’ 시행령 대부분 무시
“지자체의 분기 점검후 시트지”
경찰은 “범행 현장 잡기 어려워”


경기도 내 성인오락실에서 사행성 도박판(1월8일자 7면 보도)이 벌어지는 배경에는 관계 당국의 관리·단속 부실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오락실을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와 도박 행위를 단속하는 경찰 모두 책임을 회피하는 모양새다.

 

8일 찾은 도내 한 성인오락실 밀집 지역에서는 한 두 곳을 제외한 오락실 전부 창문에 시트지를 붙인 채 영업하고 있었다. 이는 투명한 유리창을 통해 밖에서 실내를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위반된다.

 

불법으로 밀폐된 성인오락실에서 사행성 도박판이 열리고 있지만, 인허가를 내준 지자체에서는 책임 범위를 시설 점검으로 한정하고 있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분기에 한번씩 업소를 점검하는데, 점검 이후 시트지를 다시 붙인 것으로 보인다”며 “시군에서는 성인오락실의 시설이 인허가 기준에 맞게 운영되는지 주로 점검하는 편이고, 내부에서 벌어지는 도박 같은 불법 행위 적발은 경찰에서 맡는다”고 했다.

 

경찰은 현장 적발이 어려운 도박 행위를 무작정 수사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고 즉시 업장을 찾더라도 도박 현장을 잡지 못하면 업주와 마찰이 생길 우려가 있어 증거 수집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단속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찰서 내 풍속 수사 인력이 부족한 점도 단속에 걸림돌이 된다. 성인오락실을 비롯해 풍속 업소가 많은 도내 주요 도시(수원·성남·부천)의 경우 중심관서로 인력을 집중해 풍속 수사를 벌이고 있지만, 나머지 경찰서들은 풍속 수사 담당자가 1명뿐이다.

 

그 사이 사행성 도박의 온상이 된 성인오락실은 도내에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지방 행정 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23년 한해에만 청소년이용불가 게임물 제공 인허가를 받은 도내 업소는 52곳에 달했다. 이는 전국(278곳)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암암리에 벌어지는 도박 현장을 실시간으로 잡아내긴 어려운 만큼, 성인오락실이 도박장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인허가와 관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영식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도박은 혐의 입증이 어렵기 때문에 불법 행위가 발생할 만한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게 현실적”이라며 “성인오락실의 운영 기준을 강화하고, 위반 사례가 적발됐을 때 행정처분을 넘어 강력 처벌로 이어져야 잘못된 문화가 근절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