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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카드만 된다고? 외면받는 현금… 디지털 시대 ‘결제의 그늘’

QR·키오스크 등 이용 추세
고령층·저소득층 소외 심화
도내 ATM 5년 새 27% 급감

“요즘 현금 갖고 다니는 사람이 어딨어요?”

 

직장인 최모(33)씨는 “지갑을 안 들고 다닌 지 2년째”라며 “휴대전화만 있으면 택시도 타고 편의점도 가고 다 되는데 굳이 현금을 찾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현금인출기(ATM)가 5년 새 23% 감소하고 개인 현금 사용액은 36% 급감하는 등 ‘현금 없는 사회’로 빠르게 전환되는 가운데, 디지털 결제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과 저소득층의 소외가 깊어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3만3707개였던 전국 ATM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2만5987개로 5년 사이 7720개(22.9%) 감소했다. 경남은 27.1% 감소해 울산(28.4%), 경북(27.3%)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감소율이 높았다.

 


현금 사용량도 가파르게 줄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5년 경제주체별 화폐 사용 현황 종합 조사’ 결과, 개인의 월평균 현금 사용액은 32만4000원으로 2021년(50만6000원) 대비 36.0% 급감했다. 전체 지출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7.4%로 2021년(21.6%)보다 4.2%p 하락하며 20% 밑으로 떨어졌다.

 

편의점, 카페, 음식점은 물론 전통시장 일부 점포까지 카드 단말기와 QR결제가 일상화됐다. 진주에 사는 허모(26)씨는 “지난달 구세군 자선냄비 앞을 지나다가 QR코드 결제 안내판을 보고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는 걸 실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의 불편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 조사 결과 60대 이상 고령층의 현금지출 비중은 60대 20.8%, 70대 이상 32.4%로 전 연령대 평균(17.4%)보다 훨씬 높았다. 월 가구 소득 100만원 미만 저소득층의 현금지출 비중도 59.4%에 달했다.

 


경남은 특히 이런 문제에 더 취약하다. 도내 노인인구 비율은 지난해 말일 기준 23.2%로 전국 평균(21.2%)보다 높다. 특히 합천, 의령, 산청, 함양 등 군 단위 지역은 고령인구가 30%를 넘는다.

 

진주에 사는 김모(45)씨는 “70대 부모님이 식당에 가면 키오스크(무인 주문기) 이용을 못 해 직원 찾으시느라 쩔쩔맨다”며 “현금 내려다 카드만 된다는 말을 듣고 그냥 나온 적도 있다고 해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정은 창원대학교 교수는 “디지털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그 속도에 맞춰 가지 못하는 계층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