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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오징어 게임' 등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시청 주의

죽음을 건 '놀이'에 잔혹성 물드는 아이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드라마에 등장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와 '달고나' 등 추억의 옛 놀이와 간식도 관심을 끌었다.

'오징어 게임'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의 드라마인데 여러 매체를 통해 이를 접한 어린이들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폭력적인 드라마 속 설정이 소아 청소년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소아청소년정신의학 전문가인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 교수는 "우리나라 문화로 만들어진 콘텐츠로 전 세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고, 유행하는 관심사에 대해 친구들과 대화가 잘 풀린다는 등 긍정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부모님들도 계시지만 미성년자 관람 불가 또는 연령에 제한이 있는 콘텐츠의 경우 부모님들이 각별하게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사회성을 키워나가는데, 놀이 자체가 사람을 죽이거나, 놀이에 따라 죽을 수 있다거나, 그 목적이 경쟁과 돈이라는 포맷을 아이들이 흥미 위주로 쉽게 받아들이면 돈과 생명, 공동체 팀워크 등에 있어 왜곡된 생각을 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현실과 비현실을 잘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극적으로 과장되게 표현된 콘텐츠가 위험할 수 있다.

현실·비현실 구분하는 능력 부족
'부정적 감정' 심리적 후유증 남아
편집된 영상도 나쁜 영향 가능성

 


배 교수는 "설령 어린이들이 친근하게 생각하는 만화 영상이라고 해도, 청소년 관람 불가나 12세 이상 관람가 등 연령에 맞지 않은 콘텐츠를 아이들이 제한 없이 시청한 경우 영상에서 표현된 갈등과 강력한 감정, 부정적 감정들로 인해 오랫동안 심리적으로 후유증을 겪는 사례도 진료실에서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모님은 시청연령제한을 폭력, 선정성 측면에서만 판단하면 안 되고 연령에 맞는 감정과 갈등 등 아이들의 정서적인 부분을 고려해 연령제한에 맞는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배 교수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선정적이고 폭력적인 장면에 노출되는 위험성을 우려해 문제의 장면들을 빼고 유튜브, SNS 등을 통해 제공되는 편집 영상에 대해서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배 교수는 "유튜브 요약 영상 같은 것을 통해 선정적인 장면이 빠졌으니 괜찮겠지, 줄거리만 나오는 것은 괜찮겠지 생각하지 말고 오징어 게임 속 잔혹한 경쟁과 갈등, 사람에 대한 불신 등이 아이들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며 "아이들이 흥미 위주로만 여과 없이 받아들이지 않도록 충분히 대화하는 시간도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