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티셔츠 저도 갖고 싶네요." 지난 5일 오후 6시께, 부천시 상동 한국만화박물관에서 진행된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마스터 클래스 '장르가 두기봉을 만났을 때'의 현장. 영화 '용호방(2004)'의 4K 리마스터링 버전 상영을 마치고 열린 관객과의 대화(GV)에서 두기봉 감독이 특정 관객들을 눈여겨봤다. 이들은 영화 '흑사회(2005)'의 주요 장면이 담긴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차분하게 답변을 이어가던 두기봉 감독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이날 GV는 주성철 영화평론가가 진행을 맡아 '용호방' 속 주요 장면과 두기봉 감독의 작품 세계에 대한 설명, 관객들의 질문을 받는 순서로 이어졌다. 한국은 물론,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홍콩 느와르 장르 마니아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었다. 핵심 팬들이 GV를 찾은 만큼 두기봉 감독이 영화계에 몸담기 전 드라마를 촬영했던 이력, 위가휘 감독과 함께 영화 제작사 '밀키웨이 이미지'를 설립한 과정은 달리 설명할 필요가 없는 '기본 지식'이었다. 현장에 모인 관객들이 가장 알고 싶어 한 것은 차기작 소식이었다. 지난 3월 홍콩의 한 온라인 매체가 두기봉 감독의 영화 촬영 현장 사진을 공개하면서 궁금증이 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무료 상설공연! 2019년 첫 공연 이후 올해 3월 대면 공연 1000회를 기록한 ‘광주상설공연’이 7월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매주 토~일요일 오후 5시 광주공연마루에서 펼쳐지며 오페라, 연극 하이라이트 무대부터 전통예술공연 작품공모 선정작 등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이목을 끈다. 첫 공연은 6일 시립오페라단의 콘서트 오페라 ‘사랑의 묘약’이 장식했다. 1880년대 이탈리아 시골 마을에서 신비한 묘약으로 둔갑한 와인을 두고, 남녀 주인공이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희극적 이야기다. 해설을 곁들여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판소리예술단 소리화는 7일부터 매주 일요일마다 창극 ‘춘향, 그 후...’로 관객들을 만난다. 올해 광주상설공연 전통예술공연 작품 공모 선정작이며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춘향이가 과거를 회상하는 이야기다. 연기와 소리, 국악관현악의 신명 등이 어우러져 있으며 몽룡을 그리워하는 춘향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가 담겨 있다. 황채은 무용단이 함께 출연할 예정. 13일부터는 시립극단의 3주 연속 공연(매주 토요일) ‘가족극 안녕, 프랑켄슈타인’ 하이라이트가 펼쳐진다. 엉뚱한 주인공 프랑과 사막 여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애를 조명한 영화 두 편이 올여름 극장가에 선보인다. 올 2월 개봉해 다큐멘터리로는 이례적인 500만 관중몰이에 성공했던 이승만 전 대통령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의 바통을 이어받아 흥행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오는 10일 개봉하는 손현우 감독의 '박정희: 경제대국을 꿈꾼 남자'는 '뮤지컬 박정희' 공연 실황을 담은 작품이다. 뮤지컬컴퍼니에이가 제작한 이 뮤지컬은 2021년부터 전국 주요 도시에서 무대에 올랐다. 배급사 측은 "'뮤지컬 박정희'를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한 편의 영화로 만들었다"고 했다.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가 아닌 뮤지컬인 만큼 역사적 사실을 엄밀하게 고증하기보다는 박 전 대통령 부부의 삶을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육군 중령 시절의 박정희(신민호 분)가 육영수(김효선)를 만나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부터,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고 대한민국의 산업화를 일구는 과정을 거쳐, 암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일대기를 다뤘다. 쌀이 부족해 아카시아꽃을 섞어 밥을 지어 먹는 가난한 사람들을 육 여사가 찾아간 장면 등 1960∼1970년대를 살았던 노년층 관객의 향수를 자극할 만한 장면도 눈길을 끈다. 손 감독은 지난 3일
‘웰-메이드(Well-made) 전시로 호평을 받으며 관객몰이 중인 부산시립박물관 특별기획전 ‘수집가 전:수집의 즐거움 공감의 기쁨’이 21일까지 2주간 연장 전시된다. 이번 전시는 지난 4월 26일 개막 이후 4일까지 6만 7000여 명의 관람객들이 박물관을 찾아 역대 최고의 흥행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전시 기간이 당초 7일까지로 예정되어 있었지만 방학 기간을 맞아 더욱 많은 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2주 연장을 결정한 것이다. 부산박물관 측은 “전국에서 미술품 애호가와 일반 관람객들의 방문이 이어지며 전시가 연일 성황을 이루고 있는 데다 더 많은 시민들에게 아름다운 우리 문화유산을 선보일 기회를 주도록 각계각층에서 기간을 연장할 것을 지속해서 요청해 왔다. 소장처들의 적극적인 협조에 힘입어 전시 기간 연장이 이뤄지게 됐다”라고 7일 밝혔다. 수집가전은 부산박물관이 부산을 기반으로 성장했거나 부산의 경제·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한국 대표 기업가들의 문화유산 수집 열정 및 사회 환원 정신을 조명하고자 기획했다. 이에 따라 삼성의 이병철·이건희, 아모레퍼시픽의 서성환·서경배, 화승의 현수명·현승훈, 눌원문화재단의 신성수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가이자 수집가들
제주특별자치도립예술단 합동 공연 ‘탐모라의 울림-다섯 물결이 만나는 곳’이 지난 5일과 6일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공연은 각 예술단의 개별 특성을 살린 협업 무대로 구성돼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전반부에서는 도립서귀포관악단과 도립무용단이 모리스 라벨의 ‘볼레로(Bolero)’를 선보였다. 약 20분간 두 개의 주제 멜로디가 반복되는 가운데, 무용단의 화려한 춤사위와 관악 악기의 조화가 깊은 인상을 남겼다. 중반부에는 특별 게스트로 뮤지컬 배우 민우혁(5일)과 이지혜(6일)가 출연해 관객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져 호응을 얻었다. 후반부에는 도립서귀포관악단, 도립제주합창단, 도립서귀포합창단이 소프라노 강정아, 메조소프라노 최승현, 테너 김세일, 베이스 이준석과 함께 안톤 브루크너의 ‘테 데움(Te Deum)’을 선보였다. 이틀 연속 매진을 기록하며 도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받은 이번 공연은 도립예술단의 역량을 총결집한 감동의 무대였다는 평을 받았다.
호반윤슬ART는 오는 15일까지 춘천 갤러리 상상언더에서 10번째 기획전을 펼친다. 이번 전시는 ‘색에 차오르다’를 주제로 전시, 강영순, 김종인, 김혜영, 민병관, 박상미, 손준호, 송선양, 유영아, 장미자, 전대경 등 총 10명의 회원이 참여했다. 이들은 색에 대한 탐미를 추구해 색의 매력과 감동을 안기고자 자연, 추억, 내면, 추상의 세션으로 전시를 구성했다. 손준호 회원의 작품 ‘그리움’은 녹색과 노란색, 붉은색과 흰색 등 다채로운 색이 조화를 이룬 한 얼굴을 형상화 한다. 그 위로 음표가 흘러 다니는데 그는 리듬에 따라 변하는 얼굴이 마치 하나의 예술과도 같다는 생각을 한다. 장미자 회원은 오래전 여행지에서 찍은 사진을 발견하고 그때 느꼈던 감동과 즐거움, 설렘을 가득 담은 작품 ‘어느날 문득’을 작업했다. 장 회원이 이야기하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본다. 전대경 회원은 프랑스를 돌아다녔던 때, 스트라스부르의 강물에서 인상을 받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를, 강영순 회원은 주름진 얼굴의 한 노인을 작품에 배치 시켰다. 세월의 흐름을 그대로 받아 들인 모습이었지만, 웃을 땐 그 누구보다 수줍은 노인의 모습이 괜스레 마음을 따스하게 만든다. 장미자 회
경기도 최초로 열리는 '화랑미술제' 프리뷰 행사가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에서 열린다. 12일 광교점에 따르면 13일부터 30일까지 광교점 팝업 로드에 회화, 판화, 조각, 설치 미디어 등 다양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화랑미술제 in 수원' 본 행사에 앞서 광교점에서 프리뷰 행사가 진행되는 것이다. 화랑미술제는 1979년에 시작된 국내 최초 아트페어다. 한국화랑협회 주최로 진행하는데, 올해에는 지난 4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으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미술시장 서울 집중 현상이 해소되는 상징적인 행사인 만큼 수원컨벤션센터를 마주보고 있는 광교점은 점포 내·외부에서 아트 관련 행사를 진행키로 했다. 전시는 광교점의 상징과도 같은 '갤러리아 루프'에서 진행된다. 갤러리아 루프는 광교점 외관을 감싼 유리 통로다. 이곳 통로가 팝업 로드로 변하는 것인데, 60여개 갤러리가 참여, 200여개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현장에선 전문 큐레이터가 작품 설명도 진행한다. 고객들은 유리 지붕 구조를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을 맞으면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것이다. 작품 구매도 가능하다. 갤러리아 카드로 500만원 이상 결제하면 서정희
행복북구문화재단과 파워엔터테인먼트는 연극 '웃음의 대학'을 오는 15, 16일 이틀간 대구 어울아트센터 함지홀에서 선보인다. '웃음의 대학'은 일본 극작가 미타니 코키의 대표작으로 1996년 초연됐다. 국내 관객과는 2008년 처음 만났고 이후 2016년까지 35만여 명이 관람했다. 이 연극은 1940년 전시 상황이라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는 희극을 없애려는 냉정한 검열관과 웃음에 사활을 건 극단(웃음의 대학) 전속작가가 벌이는 7일간의 해프닝이다. 공연 허가를 받기 위해 검열관의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이며 대본을 수정할수록 희곡은 예상치 못한 재미를 더해간다는 설정이다. '웃음이 없는 작품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미타니 코키의 철학이 담긴 작품으로, 웃음을 잃어버린 시대에 웃음을 지키기 위한 작가의 여정이 전쟁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 아울러 타인과 소통하며 더 나은 곳을 향해가려는 인간의 기본 열망이 녹아 있어 삶에 있어 웃음과 교감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도 전한다. 무대 위에는 단 2명의 배우만 오른다. 검열관 역에는 배우 인생 60년을 눈앞에 둔 송승환과 연극과 뮤지컬을 넘나드는 서현철이 더블 캐스팅
이비인후과 과장, 외과·산부인과 원장, 농협경제지주 지주회사 근무자 등 ‘직업인’들이 모여 실내악 연주회를 개최한다. 예술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아름다운 선율을 들려준다. 내셔널솔리스텐앙상블(단장 김현경)이 오는 21일 오후 7시 30분 서빛마루문예회관에서 연주회 ‘음악과 동행하다’를 펼친다. 오는 9월 창단 예정인 ‘N심포니 오케스트라(이하 N심포니·단장 최은서)’를 위한 공연이다. 공연은 멘델스존 ‘피아노 트리오 2번 C단조 Op.66’로 시작한다. 조선대의대 관현악반 출신으로 ECMO 앙상블 회원인 정신철(바이올린), 최은서(첼로)가 연주한다. 이들은 각각 성가롤로병원 이비인후과, 광주웰스유외과 원장 등 본업이 있다. 이어 드보르자크 ‘피아노 콰르텟 2번 E플랫장조, Op.87’은 현재 농협경제 지주회사에 근무 중인 김유정(비올라)이 협연한다. 클라리넷은 백종철(목포미즈아이병원 산부인과원장)이 맡는다. 두 사람은 광주 베누스오케스트라, 광주 기베스오케스트라 등 다양한 지역 오케스트라와 협연 경력이 있다. 피아노 연주에 목포대, 국민대 대학원(반주 전공)을 졸업한 피아니스트 공기열. N심포니 김현경 총감독은 “지난 2022년 내셔널솔리
■기업가 정신, 도시의 영혼을 만들다/즐거운 작가들 6월인데 벌써 섭씨 30도를 오르내리니 올여름은 얼마나 더울지 모르겠다. 아무리 더워도 부산은 바다가 있어서 견딜만하고 또 살만하다. 언젠가부터 바다를 보면서 부산은 괜찮은 기업만 있으면 정말 살기 좋은 도시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실 부산은 도전과 개척정신이 충만한 도시였다.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가면 조선방직을 비롯해 LG(락희화학공업사), CJ(제일제당), 대우(신진자동차) 등 대기업들이 모두 부산에서 태동했다. 지역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기관인 부산테크노파크가 창립 25주년을 맞아 유별난 기획을 했다. 지역의 인문사회단체와 힘을 합쳐 ‘부산아테네포럼 시민아카데미’를 열어 부산의 기업과 기업인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지역 기업의 도전 정신과 혁신 과정을 살핀 것이다. <기업가 정신, 도시의 영혼을 만들다>는 2023년 9월부터 올 4월까지 아테네학당에서 열린 총 11회의 강의를 기록했다. 배길남 소설가를 비롯한 다섯 명의 작가가 돌아가면서 직접 현장에서 강의를 들었고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의미를 되새기며 글로 남겼다. 그래서인지 값진 강의가 먹기 좋은 죽처럼 술술 소화가 된다. 얼어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