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 열풍을 불러온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와 화제가 된 경남 창원의 팽나무가 천연기념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24일 “창원시 보호수로 지정된 ‘창원 북부리 팽나무’를 이달 30일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날 오후 열린 천연기념물분과 문화재위원회 회의 결과에 따라 이같이 결정했다. 지금까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거수(老巨樹·오래되고 큰 나무) 중 팽나무는 경북 예천 용궁면 금남리 황목근(팽나무), 전북 고창 부안면 수동리 팽나무 등 2건이다. ‘창원 북부리 팽나무’는 수령 약 500년, 나무높이 16m, 가슴둘레 6.8m, 수관폭(나무의 가지와 잎이 달린 최대 폭)이 27m로, 나무 모양이 아름답고 생육상태가 양호하다. 팽나무가 위치한 언덕에서 낙동강을 경계로 북쪽에는 하남읍, 남쪽에는 대산면의 넓은 평야지대가 펼쳐져 있고, 동산에서 멀리 떨어진 평야지대에 우뚝 선 모습이 장관을 이뤄 독특한 경관적 가치를 지녔다는 평가다. 창원 북부리 팽나무의 문화재 구역은 7251㎡로, 창원시가 관리한다. ‘창원 북부리 팽나무’는 30일간의 예고 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한 후,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
문화적 내용을 알리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부산요’와 ‘부산요포럼’이 그렇다. 설상가상 코로나19가 덮쳐 2018년 10월~2019년 9월 5차례 포럼 이후 2년 이상 공백기를 가졌다. 지난 4월 6차 포럼을 연 데 이어 이번 25일 7차 포럼을 개최한다. 이들은 포럼을 여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부산요 발굴과 그 유산 복원, 기념비 건립, 문화 축제 개최와 도자기 문화 거리 조성, 나아가 부산 김해 양산 밀양의 도자문화와 도자산업을 연결하고 묶어내는 지역문화 네트워크 구축까지 내다보고 있다. ‘부산요 문화유산’을 현재적으로 계승할 수 있는 지역사의 중요한 한 줄기로 보는 것이다. 과연 ‘부산요’는 무엇이고 그 의미는 무엇일까. 조선시대 부산에 있었던 왜관의 요구를 감당하기 위해 1639~1717년, 78년간 존속한 조선 도자기 가마였는데, 주목해야 할 것은 무엇보다 일본이 세계적으로 자랑하는 다완의 원류가 이곳 부산요에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의미 맥락을 짚을 수 있는 대단한 것이 부산에 있었다는 것이다. ‘부산요’는 초량왜관 한 모퉁이에 있었던 가마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몇 가지 논점은 있을 수 있다. 안태호 부산요포럼 창립추진위 집행
근대가 문제다. 〈18~19세기 한국문학, 차이의 근대성〉은 “한국민은 ‘다른 근대’를 만들어왔다”며 “이제 근대성을 성찰하면서 새로운 근대를 기획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른 근대’가 문제적이고 ‘새로운 근대의 기획’이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 ‘새로운 근대의 기획’이란 기존 근대성을 넘어서서 실존 노동 산업 민주주의 등에 이르는 21세기 복합 위기를 넘어설 수 있는 기획을 하자는 것이다. 책의 1부 ‘이론과 방법론‘은 세 편, 2부 ‘18~19세기 한국문학에서 차이의 근대성과 재현’은 일곱 편의 글을 싣고 있다. 일반적으로 근대에 이르는 여정을 영국으로 대표되는 서구의 제1의 길, 후발 자본주의 국가인 독일이나 일본으로 대표되는 제2의 길로 나누어왔다. 21세기적 통찰에 따르면 그와 다른 것이 한국의 ‘다른 근대’라는 것이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사적 수준에서 근대성이 작동한 것은 아주 다양하고 서로 혼종돼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근대의 길은 홀로 열리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침투돼 있는 것이 세계사적 실상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18세기에 중세로부터 탈주했다. 상품화폐 발생과 상공업의 발전이 그 토대다. 그 속에서 기존 사회의 해체를 지향하면서 미래
부산시가 발간한 〈항도부산〉 제43호에 게재된 이종봉 부산대 사학과 교수의 논문 ‘중세 부산의 역사와 만덕동 사지’는 그간 전혀 드러나지 않은 고려시대 동평현 재지세력에 접근한 논문이다. 특히 동평현과 덕천동 유적, ‘기비사’의 연결고리를 밝히면서 고려시대 부산의 한 모습을 그려낸다. 우선 동평현은 부산에서 대체로 황령산의 서쪽, 그러니까 오늘날 부산진구 동구 서구 중구 영도구 사하구 사상구 북구를 아우른 지역이다. 이 교수는 “조선 초기 14~15세기 기록(〈세종실록〉 〈동국여지승람〉)에서 고려시대 동평현의 토성(土姓) 지배세력으로 동평 이씨와 동평 안씨를 처음 찾아냈다”고 했다. 이중 동평 이씨 기록이 더욱 분명한데, 고려 말 여진족에서 귀화한 무관 이지란(퉁두란)의 아들 이화상의 처가 동평 이씨라는 기록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 성씨는 고려시대 동래 정씨 경우처럼 동평현의 재지 지배세력으로 볼 수 있다는 거다. 이 교수는 “동평현은 낙동강을 끼고 있었다”며 “동평 이씨 등 동평현의 재지 지배세력은 낙동강을 기반으로 다양한 경제활동을 전개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이들 동평현 지배세력과 관련한 새로운 자료를 하나 더 찾아냈다. 고려 문종 20년, 1
부산 강서구 구랑동과 미음동 일대는 한·일 교류의 역사적 장소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한다. 이곳에 고려시대에 금주객관, 조선 전기에 견조암수참(見助巖水站)이 있었다는 주장이 계속 나오고 있다. 각각 200년, 100년 이상 일본 사신을 접대하던 곳이다. 두 곳은 조선시대의 초량왜관 전신 같은 것으로 부산에 한·일 교류의 접점이 시대에 따라 아주 풍부하게 양상을 달리하면서 계속 존재했다는 것을 알려주는 매우 중요한 자료다. ■새로운 주장 “미음동에 있었다” 최근 성현주 부산박물관 학예연구관은 ‘부산 출토 명문 분청사기의 현황과 성격’(〈박물관연구논집〉 27집)이란 글을 통해 금주객관과 견조암수참이 강서구 미음동에 있었다는 새로운 주장을 내놨다. 지난 2010년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 개발 사업지구에 속하는 이 일대 반경 1.25㎞ 안에 유적 4곳이 발굴됐는데 그중 와룡리 건물터가 일본 사신을 접대한 견조암수참의 중심 건물 자리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이 건물터는 2013년 발굴 보고서에서 정확한 것을 알 수 없어 사찰이나 서원으로 막연하게 추정됐을 뿐이다. 와룡리 건물터를 견조암수참으로 보는 근거는 여럿이다. 이곳에서 출토된 ‘밀양장흥고(密陽長興庫)’ 명
소설 〈파친코〉는 알려진 만큼 역작이고 수작이다. 출판사를 바꿔 전 2권 중 1권이 최근 나왔고, 2권은 8월 말에 나올 예정이다. 이전 번역에서 주요 등장인물인 ‘순자’는 새 번역에서 ‘선자’로 발음이 바뀌었다. 작가는 다음 주 2022 만해대상을 수상하고 독자와 만나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이 소설 인기에는 드라마 힘이 크게 작용했을 거다. 하지만 다른 것이 있다. 이 소설의 파급 의미는 뭘까. 고국 떠나 일본서 차별 속에 산 4대 이야기 감정 과잉 없는 묘사·선명한 서사 특징 식민지·한국전쟁·분단 등 세계사적 고통 승화시켜야 한다는 게 소설의 주요 메시지 무엇보다 세계가 한국인에 주목하고 있으니 이제야말로 제대로 써야 한다는 거다. 작가의 말이다. “한류는 정말 대단하지만 세계적으로 공유되는 우리의 창작 활동은 이제 겨우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광범위한 인간성을 지닌 한국인을 그 자체로 오롯이 인정하는 일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한국인은 지적으로나 감성적으로나 깊이 있는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가치가 있는 이들이다. 온갖 놀라운 상황들을 견디며 분투해왔기 때문이다.” 이는 모든 나라, 모든 민족에게 통용될 수 있는 얘기다. 그러나 지금 그 차례가 우리에게
부산박물관은 29일부터 9월 12일까지 46일간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여름맞이 테마전 ‘가중기물(家中器物) : 조선의 목가구’를 개최한다. 부산박물관 소장 목가구 유물 50여 점이 출품된다. 나뭇결 본연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움, 간결한 형태와 아담한 크기가 특징적인 조선의 목가구는 최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되면서 젊은 층에 새롭게 사랑받고 있다. 전시는 제1장 ‘담아 보관하다 : 장·농·반닫이’, 제2장 ‘정성을 차려내다 : 소반’, 제3장 ‘선비의 공간을 꾸미다 : 사랑방가구’, 제4장 ‘장식을 더하다 : 어피(魚皮)·주칠(朱漆)·나전(螺鈿) 소품’으로 구성돼 있다. 29일과 8월 26일 오후 4시부터 약 30분간 ‘큐레이터와의 역사나들이’ 행사가 열린다. 정은우 부산박물관장은 “한국적 아름다움과 자연미를 느낄 수 있는 전시”라고 했다.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부산지역 성지와 관련한 오류들이 적지 않아요. 그 오류들이 문화재 관련 책자나 학습 교재, 해설 활동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여과 없이 전달되고 있어 문제입니다. 오류가 반복 재생되는 겁니다.” 성곽전문가 나동욱 복천박물관장 ‘부산 성지에 관한 추가 검토’ 논문 “배산, 성이 있는 산이라는 뜻” “토성동의 토성, 목장의 중성 구간” 부산진성 오류 4가지 지적하기도 성곽 전문가인 나동욱 복천박물관장은 그 오류들을 밝혀 〈박물관연구논집〉(부산박물관) 제27집에 논문 ‘부산지역 성지에 관한 추가 검토’를 게재했다. 먼저 배산성(盃山城, 부산시기념물 제4호)의 명칭 유래에 오류가 있다고 한다. 산 형상이 ‘잔(盃, 杯)을 엎어놓은 모양’이라 해서 ‘배산성’으로 이름 지었다는 것은 잘못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성(城)’을 ‘재’라고 했어요. ‘성이 있는 산’의 순수 우리말인 ‘잣산’ ‘잔뫼’가 한자로 표기되는 과정에서 ‘잔’이 ‘배(盃)’로, 즉 ‘배산’이 된 겁니다. 그걸 간과하고 ‘잔을 엎어 놓은 모양’이라고 한 거지요. 명칭에서는 한글과 한자를 오가는 내력을 잘 봐야 합니다. ‘잣산’→‘자산’으로도 불리면서 한자로 ‘자’를 뜻하는 ‘척(尺)’을 가
충렬사관리사무소는 임진왜란 발발(1592년) 430주년을 맞아 25일 오전 10시 충렬사 내 본전과 의열각에서 순국선열들의 호국정신을 추모하고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한 ‘충렬사 제향*’을 봉행한다. 충렬사 제향은 부산시 무형문화재다. 이날 행사는 이병진 부산시장 권한대행를 비롯해 각급 기관장, 시·구의회 의원, 유림, 선열 후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한다. 제향 봉행은 충렬사 본전과 의열각에서 동시에 진행하며, 오전 10시 정각에 개제 선언을 시작으로, 제관 재배(제관이 절을 함), 참례자 배례(참가자들이 절로 예를 표함), 헌관의 분향과 헌작(헌관이 향을 피우고 술을 올림), 이병진 시장 권한대행의 대통령 헌화 대행 및 추모사, 참례자 분향 순으로 약 40분간 이어진다. 올해 제향 의식에 참여하는 제관은 초헌관으로 오승현 부산시교육감 권한대행, 아헌관으로 윤태곤 윤흥신 장군 후손 대표와 송양금 부산시여성유도회 회장, 종헌관으로 정규석 시민 제관이 나선다. 시민 제관 제도는 지난 2017년부터 시행하고 있는데 올해 시민 제관 정규석 부산진구 보건소장은 ‘제37회 자랑스러운 시민상’ 희생상 부문 수상자다. 제관 중 축관과 집례는 충렬사 안락서원의 신용재 김남
오영수문학관(울산시 울주군 언양읍)은 14일 오후 3시 ‘오영수 선생 43주기 추모행사’를 연다. 행사는 추모제의, 추모음악회 등으로 구성된다. 먼저 추모제의는 진혼무로 시작해 헌다와 헌화, 해적이 소개, 인사 말씀, 추모사, 추모시 낭송 등으로 이어진다. 오영수 선생의 마지막 제자로 부산에 살다가 전남 보성으로 거처를 옮긴 정형남 소설가가 해적이를 소개한다. 추모시는 김민서 낭송가가 오영수 선생 소설 ‘새’를 직접 재구성한 ‘어떤 부자 이야기’를 낭송해 의미를 더한다. 소설 ‘새’는 오영수 선생이 1971년 <현대문학> 8월호에 발표한 작품으로 우리나라 조류학자 원병오 박사와 북한 새 박사인 원홍구 박사 부자 이야기를 엮은 작품이다. 다음으로 초모음악회는 대전가톨릭만돌린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들려주는 만돌린 선율로 꾸며진다. 오영수 선생 시에 심순보 작곡가가 곡을 붙인 ‘사향’과 ‘향수’를 들려준다. 만돌린은 오영수 선생이 사랑하고 즐겨 연주했던 악기다. 이연옥 오영수문학관장은 “울산 출신 예술가로는 처음 대한민국예술원상을 수상하는 등 단편 문학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오영수 선생의 문학 혼을 기리는 행사에 많은 분이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