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세력의 표적이 돼 보증금 822억원이 증발한 대구 달성군의 공공임대주택 임차인들이 이번에는 임대보증금 보험에 들고도 가구당 2천만원에 달하는 보증보험금을 돌려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보증금을 환급하겠다던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갑자기 말을 바꾸면서 임차인들은 수천만원에 달하는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전세 사기도 억울한데 꼼수 계약까지…짓밟힌 신혼부부의 꿈 달성군 공공임대주택에서 8년째 살고 있는 박모(42) 씨는 요즘 스트레스로 깊은 잠에 들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지난 2015년 4월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할 때만 해도 박 씨는 아내와 함께 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었다. 정부가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마련한 공공임대주택이라 입주 5년이 지나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는 우선권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입주 5년이 지난 2020년 4월 무렵부터 임대 사업을 담당한 민간 건설사가 퇴거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서 보증사고를 냈다. 이 건설사는 기습적으로 보증금을 올리는 등 온갖 불‧탈법을 벌이다 지난해 11월 임원 3명이 사기 혐의로 기소된 후 1심에서 모두 징역형을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된 공공임대주택을 상대로 한 부동산 투기 세력의 탈‧불법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 달성군 유가읍 공공임대주택 부도 사태(매일신문 2월 7일·26일·28일·3월 5일)에 이어 인근 공공임대주택에서도 임차인 350여 가구의 보증금 400억원가량이 증발할 위기에 처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테이프 바른 누더기 집이 공공임대주택? 13일 오후 1시에 방문한 현풍읍 한 공공임대주택 임차인 장모(35) 씨의 욕실은 마치 태풍이 휩쓸고 간 것처럼 어지러웠다. 벽면에는 청테이프가 덕지덕지 붙어있었고, 바닥에는 거울을 비롯한 욕실 도구가 이리저리 흩어져 있었다. 세면대도 한쪽 귀퉁이가 깨져 있었고, 오른쪽 벽면도 타일이 갈라지고 부서진 모습이었다. 지난해 12월 장 씨가 아이를 씻기려고 욕실에 들어가려던 찰나에 전면 거울이 아래로 떨어졌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장 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이 아파트는 5년 분양 전환 공공임대주택으로 민간 건설사가 관리를 맡고 있지만 임차인들은 건설사로부터 집의 하자 보수를 제대로 받지 못해 누더기가 된 집에 살고 있다. 장 씨는 "임대사업자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고 관리사무소가 임시방편으로 벽면에
부동산 투기 세력의 표적이 된 대구 달성군 유가읍의 한 공공임대주택(908가구 규모) 부도 사태와 관련, 이곳 임차인들이 '신탁 부실'로 두 번 울고 있다. 이곳 입주민 424가구는 횡령, 배임 위반 혐의 등으로 A 신탁사를 경찰에 고소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이들은 A 신탁사가 입주민들의 계약금 관리를 소홀히 한 탓에 76억원의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이 신탁사는 작년 기준 누적 수주실적과 임직원 수에서 업계 1위로 평가받는다. ◆믿고 맡긴 신탁사였는데…사라진 76억원 입주민과 A 신탁사와의 악연은 지난 2020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당 공공임대주택 사업자인 B 건설사가 전남 무안과 전북 군산 등에서 보증사고를 낸 사실을 파악한 입주민들은 신탁사를 중간에 놓고 분양전환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건설사가 이를 받아들여 공공임대아파트 소유권은 건설사에서 신탁사로 넘어갔다. 이에 따라 분양 전환을 원하는 임차인 356가구가 계약금 1천340만원을 건설사 계좌가 아닌 신탁사 계좌로 입금했다. 68가구는 잔금을 포함한 4천200만원을 송금했다. 신탁사는 건설사 등 임대주택 사업자가 가압류 등 법적 조치를 당할 가능성이 있을 때, 임차인들의 불안을 해소하려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된 공공임대주택이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한 민간 건설사가 공공임대주택법의 허점을 파고들자 임차인들의 822억원대 보증금이 순식간에 증발했다. 7일 찾은 대구 달성군 유가읍 한 공공임대주택. 908가구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지만, 입구에 있는 경비실은 아무런 안내도 없이 잠겨있었다. 사람이 북적여야 할 아파트 커뮤니티센터 안의 도서관, 탁구장, 놀이방에도 불이 꺼져 있고 드나드는 사람이 없었다. 이 아파트는 대규모 사기 사건에 연루된 이후 유령도시처럼 적막해졌다. 지난해 11월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이 아파트(전체 908가구) 임차인 중 263명을 속이고 분양 전환 대금 약 73억원을 빼낸 A건설사 직원 3명을 기소했다. 이들은 "분양 전환 대금 잔금을 주면 아파트 소유권을 이전해 주겠다"고 속였다. 재판 중이던 지난달 23일 A건설사가 최종 부도 처리되면서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5년 임대 계약 후 분양전환이 가능한 해당 공공임대아파트값(분양전환가·84㎡기준)은 1억3천500만원이다. 보증금 9천100만원에 분양 전환 대금 4천400만원을 납부하면 건설사로부터 소유권을 이전받을 수 있다. 그러나 A건설사가 부도를 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