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도 이런 집에 살아봤으면…' 아파트 청소 일을 하는 배미영(가명·61) 씨는 매일 달콤한 상상에 잠시 젖어 든다. 넓고 깨끗한 집에서 요리하고 남편과 딸, 아들은 거실에 편안히 앉아 텔레비전을 본다. 맛있는 음식이 놓인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들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눈다. 달콤한 상상에 배 씨의 입가엔 금세 미소가 피어오른다. 오후 8시 넘어서야 들어온 집은 상상 속 모습과 정반대다. 논과 밭 중앙에 덩그러니 놓인 배 씨의 집. 배 씨는 매번 풀숲을 헤치고 이름 모를 산소를 지나 집으로 돌아온다. 지적장애 아들로 인해 주위에 아무것도 없는 이곳으로 온 지도 어언 25년째. 비닐로 된 문을 열면 아픈 남편, 지적 장애아들, 대인 기피증이 심한 딸이 집 안에 우두커니 앉아 있다. ◆야구 선수 남편, 아프고 사고 잦아 남편 도주영(가명·60) 씨는 한때 유망 받던 야구 선수였다.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야구 코치 길로 접어들려고 하던 차 합의가 잘 안 되면서 코치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그 뒤로부터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당장 가족들을 먹여 살려야 했지만 일자리 구하기가 힘들었고 하는 수 없이 타지 생활을 접고 가족과 함께 30년 전 고향 경북으로 내려왔
"추석 열차 예매는 시작됐는데 고향에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입니다." 31일부터 추석 열차표 예매가 본격 시작됐지만 정부가 추석 방역대책을 아직 내놓지 않아 시민들의 혼란을 겪고 있다. 정부의 방역대책 발표가 늦어지면서 추석 귀성객들이 고향 방문 여부와 교통편 구하기, 차례 음식 마련, 가족과 일정 조정 등을 두고 고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철도(코레일)는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 KTX·ITX-새마을·무궁화호 등의 추석 연휴 열차 승차권(9월 17일~22일)을 판매할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가 추석 연휴 가족모임을 제한할지 등을 담은 추석 특별방역대책을 다음 달 3일 발표하기로 하면서, 열차 승차권 예매를 앞둔 시민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당초 정부는 31일 이전에 방역대책을 발표하겠다고 했지만, 인원 제한 등에 대한 가닥을 잡지 못하면서 발표를 미뤘다. 대다수 시민은 일단 열차표 예매 전쟁에 뛰어들기로 했다. 이미 백신 접종자는 사적모임 인원에 포함이 안 된다는 '백신 인센티브'가 있기에 추석 모임도 가능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유행으로 지난해부터 고향에 가지 못하게 되면서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는 사람도 많다. 서울에서 생활 중인
지난해 반환이 확정된 대구 남구 캠프워커 동편 활주로에 이어 서편 담장 도로 일부가 대구시민 품으로 오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17일 남구청에 따르면 최근 대구시와 국방부, 미군 측은 남구 캠프워커 서편 담장 부대 내 폭 10m 도로와 남구 캠프워커 인근 봉덕3동 부지를 '기부 대 양여'로 교환한다는 골자의 협상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안에는 중구 47보급소를 캠프워커 내로 이전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협상 배경은 3차 순환도로 완전 개통이다. 지난해 12월 대구시민의 숙원인 남구 캠프워커 헬기장(H-805) 부지 반환이 확정되면서 3차 순환도로 개통에 시동이 걸렸다. 다만 서편 비상활주로 부지를 반환받지 못하면서 동편 활주로(3만7천917㎡)에만 폭 40m의 왕복 8차로 도로(영대병원네거리~봉덕초교 북편~중동교)를 건설해 3차 순환도로와 연결시키는 반쪽 개통에 그칠 예정이었다. 이에 남구청은 지난해 초부터 3차 순환도로 완전 개통을 위해 미군 측에 서편의 부대 내 폭 10m 도로와 봉덕3동 캠프워커 인근 시유지를 기부 대 양여로 교환하자고 먼저 제안했다. 서편 부대 바깥쪽에 진행되는 대명5동 민간 아파트 개발 사업에 나머지 폭 10m 도로 개설을
▶정완진 씨 14일 별세. 원석·해정·활선 씨 부친상, 최정림·조선행 씨 시부상, 김성조·류규하(대구 중구청장) 씨 장인상. 빈소=대전시 성심장례식장 2층 7호실. 발인=16일(금) 오전. 장지=국립대전현충원. 연락처= 042)522-4494 배주현 기자 pearzoo@imaeil.com
대구경북의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률이 여전히 전국 최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접종률 높이기에 비상이 걸렸다. 접종률이 낮으면 감염 차단 효과가 떨어져 코로나19 종식은 요원해진다. 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대구와 경북의 코로나 백신 1차 예방접종률은 각각 전국 평균(19.2%)에 못 미치는 18.3%, 14.8%로 집계됐다. 대구는 대상자 23만5천116명 중 4만3천11명이 접종을 했고, 경북은 34만1천858명 중 5만543명이 백신을 맞았다. 이는 전국 17곳 광역시·도 중 경북은 꼴찌, 대구는 충남(17.4%), 제주(17.5%), 서울(17.8%), 전남(17.8%)에 이어 6번째로 낮은 수치다. 특히 대구의 경우 세종을 제외한 특별·광역시 7곳 중 서울 다음으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고, 높은 접종률을 보인 광주(29.7%)와 울산(26.5%) 등에는 한참 못 미쳤다. 지난 1일부터 75세 이상 시민에게 접종을 시작한 화이자 백신 접종률도 마찬가지다. 대구, 경북의 접종률은 각각 2.3%, 1.1%로 전국 평균(2.8%)에 못 미쳤다. 이 역시 전국 17개 시‧도 중 경북은 최하위, 대구는 경기(2.2%)와 경남(2.2%)에 이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학교폭력은 똑같은 모습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14살의 나이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대구 중학생 고(故) 권승민 군. 그로부터 10년이 지났지만 권 군의 어머니 임지영(58) 씨가 지켜본 지난 10년 대구 학교폭력 모습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학폭의 원만한 해결은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의 사과를 충분히 받아들여 피해 이전의 상태로 돌아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학교는 피해 학생들을 어떻게 원래 상태로 되돌려놓는가에 대해 책임지는 역할이 없어요. 그러니 피해자들은 더 움츠러들 수밖에 없고 점점 더 입을 다물게 됩니다. 성인이 된 후에도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을 겪는 현실을 반복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임 씨는 학교폭력(이하 학폭)에서 여전히 피해 학생이 설 자리가 없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임 씨는 학교폭력처벌 과정을 기울어진 운동장에 비유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이하 학폭위)가 '피해 학생의 회복'이 아닌 '가해자 징계여부, 처벌'에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 그는 "학폭이 일어나면 부모들은 '입을 다물라'고 교육하고, 동급생 역시 본인이 피해를 입게 될까 증언을 하지 않는다. 이미 피해자 구제가
대구시의 '거리두기 완화 방침 철회' 후폭풍이 거세다. 자영업자들의 허탈감이 큰 가운데 온라인을 중심으로 '대구 비난'이 기승을 부리면서 시민들은 "대구 그만 때려라"면서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16일 대구시는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고려해 식당과 카페, 실내체육시설 등의 영업시간을 오후 9시에서 오후 11시까지 확대하는 등 거리두기 조치를 완화했다. 하지만 이 조치는 다음 날 다른 지자체와 형평성 논란이 일면서 정부 방침에 따라 하루 만에 무산됐다. 이후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매출 증대 기대감을 가졌던 식당 업주들의 허탈감 호소는 물론 "2시간은 피 같은 시간이다", "다른 지역보다 경제가 좋아질까봐 막는 것이냐" 등 정부에 대한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 남구 봉덕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유모(57) 씨는 "대구에서는 지난해 2월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 유행이 반복하면서 많은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봤다.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는 대구의 모습이 우스워 보였는지 의문이 든다"며 "대구가 한창 심했을 때는 다른 지역에선 영업을 다 하지 않았느냐"고 주장했다. 호소문을 작성해 대구시에 전달하겠다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1
최근 대학교 편입 면접시험을 본 A(26) 씨는 마스크와 투명한 '페이스 가드', 비닐장갑을 모두 착용하고 면접을 본 탓에 속이 상했다. 면접 전에 기껏 연습했던 얼굴 표정과 자세 등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 A씨는 "면접시 표정이나 손짓 등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눈으로 미소를 짓거나 상대방과 눈 맞추기 연습도 참 많이 했다"며 "그런데 페이스 가드에 습기도 차고 땀도 많이 흘러내리면서 신경이 쓰여 제모습을 못 보여줬다"고 안타까워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취업과 입학을 위한 면접 시즌이 시작됐지만 대부분 학교나 회사들이 마스크 착용 면접을 진행하는 탓에 준비생들이 진땀을 흘리고 있다. 대면 면접은 목소리 전달부터 걱정이다. 목소리를 또박또박 내도 마스크 탓에 소리가 잘 전달되지 않거나 발음이 뭉개지기 때문. 제약회사 최종 면접을 앞둔 B(28) 씨는 "평소 목소리 크기가 적어 친구들이 말을 잘 못 알아들을 때가 많다. 면접을 앞두고 또박또박 말하는 연습을 집중적으로 하고 있는데, 정작 면접장에서 긴장해 연습만큼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화상 면접도 마찬가지. 집이 아닌 마땅한 면접 장소를 구하기도 어렵고, 마스크를 착용한 탓에 혹시 나쁜 인상이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헬스장을 운영하는 A(34) 씨는 얼마 전 건물주와 마찰을 빚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전년의 30% 수준으로 떨어진 매출이 회복을 못했는데, 인건비와 헬스장 운영관리비가 계속 나가면서 월세를 내기 어려운 상황까지 이르렀다. A씨는 몇 개월 만이라도 월세를 인하해 줄 것을 건물주에게 부탁했다. 하지만 대답은 어렵다는 말뿐이었다. 결국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둘은 말다툼을 하다 가벼운 몸싸움까지 하게 됐다. 코로나19로 임대료를 내지 못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며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손님이 준 것은 물론 영업시간까지 제한되면서 매출이 급감한 탓에 임차인은 임대료를 마련하기조차 어렵지만 임대인 역시 형편을 봐줄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대한법률구조공단 대구지부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상가 임대차 분쟁 조정 건수는 94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113건보다 줄어든 수치지만 전체 분쟁 중 임대료 조정 관련 건수는 2019년 5건에서 지난해 11건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타격이 너무 심해 사람들이 아예 활동 자체를 하지 않으니 접수된 조정 건수도 없
대구 남구청(구청장 조재구)은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공동으로 주관한 제3회 외식업 선도지구 경진대회에서 '안지랑골 곱창골목'이 2020년 대한민국 최우수 외식거리로 선정되어 농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이번 외식업 선도지구 경진대회는 외식문화 선진화에 솔선수범하는 우수 외식업 지구를 발굴, 다양한 인센티브를 지원함으로써 지역 경제 주요 거점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실시됐다. 그동안 남구는 안지랑골 곱창골목을 대한민국 최고의 외식거리로 육성하기 위해 '맛집 메이크업 사업' '더 맛있는 남구 음식점 만들기 사업' '언택트 전국 고등·대학생 곱창요리 레시피 경연대회' '안지랑의 맛' 공모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등 경연대회 참가를 위해 상가 번영회와 협업하여 차근차근 준비해 왔다. 안지랑골 곱창골목 상가 번영회에서는 매년 다양한 먹거리 행사와 자체 할인행사인 '곱창데이'를 개최, 방문객 유치 등 외식 상권 활성화에 힘쓰는 한편 골목 환경관리 전담원을 두고 골목 환경개선 등 선진 외식거리 조성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남구청과 함께 안지랑골 곱창골목 내 음식점 80% 이상을 '안심식당'으로 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