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양극화가 빚어낸 탄핵 정국으로 중대한 정치적 기로에 서있다. 충청 정치권에선 국정 공백 속 지역 핵심 정책까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에 맞서 '지역 인물론'으로 정국을 돌파해야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극심한 이념 대립과 영호남 패권주의에 의해 국가균형발전을 저해하지 않도록 중앙 정치 무대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 지역에서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국민통합정치를 이뤄낼 새로운 리더십은 한국 정치 향방을 좌우할 새 이정표로 통한다. 현 탄핵 정국은 한반도 정치 판도를 크게 흔드는 변곡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대다수 정치권의 관측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헌정사상 세 번째 탄핵소추안 가결은 고착화된 양당 정치의 폐해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합리적인 정책 앞에서도 협력 없이 여야 간 극한 대립만이 일상화됐기 때문이다. 초유의 정국 혼란 사태로 임기 단축 개헌, 책임총리제 등 갖은 시나리오가 거론되지만,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거대 양당 체제를 중심으로 한 정치 구조 개혁이다. 갈기갈기 쪼개진 정치 행태를 개선하고 이제는 통합의 정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것이 대세다. 수도권 중심의 양당 체제의 폐해가
잇단 패싱 속 방치된 서대전역이 쇠락의 길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호남선 구간 직선화 사업이 추진되면서 서대전역 열차편성 회복에 당위성이 마련되는가 했지만, 그마저도 행정절차가 지연되며 완공 시기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지자체와 정치권의 무관심 속 이용객 감소와 상권 침체의 직격탄을 고스란히 맞고 있는 서대전역 활성화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이유다. 17일 대전시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호남선 고속화사업은 굴곡이 심한 가수원역-논산역 구간 29.2㎞를 직선화하는 사업이다. 열차 탈선 사고의 주원인인 급곡선 구간과 안전에 취약한 철도 건널목이 존재하는 만큼 열차 고속 운행과 안정성을 위해 추진된다. 이 사업은 KTX가 대전을 통과하지 않고 오송에서 익산으로 연결되면서 기능이 크게 약화한 서대전역 활성화에 방점이 찍힌다. 한때 하루 62편에 달하던 서대전역 KTX 정차 횟수는 상·하행 13편으로 감축됐다. SRT의 경우 지난해 경전·전라·동해선에는 SRT 운행을 확대한 반면 서대전역은 배제됐다. 일반선 곡선으로 인해 운행시간이 늘어 서대전역을 배제했다는 게 국토부의 입장이었다. 지역사회에서 패싱 논란이 불거지자, 시는 호남선 직선화를 우선 추진하겠다는
선거를 치를 때마다 정치 지형이 뒤바뀐 충청권은 각종 공약과 현안 추진의 연속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곳이다. 영·호남을 기반으로 한 거대 양당 체제 속 국회에서의 충청 현안은 뒷전이 되기 쉬웠고, 선거를 통해 지방 권력도 180도 뒤집히면서 전임 권력의 행적을 지우는 행태가 고착화, 충청 발전 저해를 거듭해왔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의 지역 현안이 정치권 당리당략에 따라 동력을 잃고 행정력과 예산 낭비를 초래해 결국 지역민의 피해로 이어지는 만큼, 충청을 기반으로 한 정당 구축으로 각종 부작용을 해소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한 배경이다. 역대 총선과 지방선거, 대선에 이르기까지 충청은 캐스팅보터 역할을 해왔다. 충청권의 승패가 여야 전체 성적표와 직결돼 전국 판세를 좌우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물론 존재하지만, 이는 충청이 정치적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단순히 흐름에 따라가는 양상이라는 비판에 직면한다. 정치권의 각종 현안 처리에 있어 추진 동력을 얻기 어렵고 지역 현안이 표류할 가능성이 농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지난 4월 총선에서 등장한 공약의 대부분은 21대 총선과 대선, 지방선거에서 다뤄졌던 내용이었다. 충청권의 경우 일당 독점의
정부의 교육발전특구가 지역 인재 양성·정주에 방점을 찍으면서 충청권 국립치과대학 설립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국립치과대학이 없는 충청권 치대 지원 학생들은 지방대학육성법 혜택에서 제외돼 역차별을 받고 있다. 우수인재들을 타 지역으로 빼앗길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인서울'이 아닌 지방대를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이번 방침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충청권의 국립치과대학 설립 움직임이 정부의 기조와 맞아 떨어지는 것.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지방대는 '지역인재 40% 선발 의무화'에 따라 지역인재전형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해당 지역 학생만 지원 가능한 전형으로 '지방대학 육성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학육성법)' 제15조에 따라 실시하는 제도다. 지역인재 선발 의무화에 따라 비수도권 지역 의대·치대·한의대·약대가 전체 정원 40% 이상을 지역인재 전형으로 모집해야 한다. 전국 치과대학 11개교는 해당 지역 고교생에게 지원 자격을 부여해 지역 인재를 선발 중이다. 하지만 문제는 충청권에 치과대학이 없어 지역 학생들이 이 같은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는 점이다. 치과대학에 입학하고 싶어도 타 권역 대학의 일반전형을 통해 입시를 치러야 하는 실정이다. 현
대전의 초등학교 교사 이모(27)씨는 대전 교사 사망사건 이후 줄곧 우울과 무기력감에 빠져있다. 서이초 사건 비극이 재연되지 않길 바라며 수차례 집회에 참가하는 등 연대행렬에 동참했지만, 비슷한 사건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서 또다시 이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휩싸였다. 이 씨는 "서이초 사건으로 교권 강화 움직임이 일면서 젊은 교사인 제가 더욱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후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으니 무기력함을 느끼고 직업관까지 흔들릴 정도"라고 호소했다. 각종 민원과 갑질로 고통을 겪던 교사들이 연이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교직사회의 상처는 더욱 깊어지고 있다. 그간 홀로 짊어졌던 교사들의 우울·스트레스는 연이은 사망 소식과 미비한 제도 개선이 도화선이 돼 무력감마저 호소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 교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교육 현장이 '집단 트라우마'로 뒤덮일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11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연이은 교사 사망 소식으로 과거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교사들이 많다. 10년차 교사 김모씨는 "학교에서 동료들과 하는 대부분 이야기가 연이은 교사 사망 이슈인데, 연신 자신의 악성민원·교권침해 사례
평일 대낮 학교마저 안전지대가 되지 못했다. 흉기 난동 공포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대전 한 고등학교가 피습 위험에 노출된 사건을 두고 교사들은 끝없는 교권 추락의 결과라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신분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교내를 활보할 수 있도록 방치한 학교 출입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6일 대전 대덕경찰서와 대전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0시쯤 대전 대덕구 소재 고등학교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교사(49)가 크게 다쳤다. 교사는 얼굴과 복부, 가슴 등을 수차례 찔렸으며,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이처럼 학교마저 안전 사각지대로 내몰리자 교육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전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흉기 난동 이후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대낮 학교에서 교사를 상대로 칼부림 사건이 일어난 탓이다. 당시 해당 고등학교는 지난 3일 개학한 이후 이틀째 전교생이 수업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안전해야 할 장소인 학교가 피습 장소가 되면서 학생, 학부모, 교사할 것 없이 모두 집단 패닉에 빠진 모습이다. 대전의 한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 언제 어떻게 안전 사고가 일어날 지 모른다는 생
윤석열 정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최상위권 수험생에 대한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출제됐던 '킬러 문항' 출제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공교육을 정상화하고 사교육에 몰린 부담을 해소한다는 취지다. 다만 수능을 불과 5개월 앞두고 시험 난이도와 출제 방향에 대해 혼란이 생기면서 9월 치러질 모의평가에 교육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19일 국회에서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 협의회'를 열고 수능에서 킬러 문항 출제 배제와 적정 난이도 확보를 위한 출제 기법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점검하기로 했다. 당정은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출제되는 킬러 문항이 사교육을 조장하는 근본 원인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공정 수능'을 위해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킬러 문항 출제를 배제키로 했다. 변별력 유지를 위해 수능의 적정 난이도가 확보되도록 출제 기법을 고도화, 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 정부에서 폐지하기로 했던 자사고, 외국어고, 국제고는 존치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오는 21일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 27일 사교육 경감 대책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최근 전국에서 어린이 보호구역 사망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어린이 교통 안전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세종 어린이집 82%는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조차 받지 못하면서 적신호가 켜진 실정이다.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국회의원(충남 아산을)이 17개 시·도로부터 제출받은 '시·도별 어린이보호구역 지정 대상 대비 실제 지정 현황'에 따르면 전국 어린이집의 어린이 보호구역 지정률은 75%로 초등학교(99%), 특수학교(94%), 유치원(86%) 중 가장 낮았다. 현행법상 유치원, 초등 및 특수학교, 어린이집, 학원 등의 주변도로 가운데 일정 구간을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다만 모든 유치원과 초등 및 특수학교가 지정 대상이 되는 것과 달리 어린이집과 학원의 경우 각각 정원, 수강생 수가 100명 이상일 경우 대상이 된다. 정원이 기준치에 미달할 경우 어린이집 주변을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수 없는 셈이다. 이러한 상황은 통계로도 증명됐다. 초등학교는 모든 시·도에서 높은 지정률을 나타냈다. 대전·세종·충남 모두 100% 지정률을 보였고, 충북 역시 99.2%로 100%에 가까운 지정률을 보였다. 특수학교는 울산과 경남
대전에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스쿨존에서 어린이 상해 및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민식이 법'이 시행된 지 3년이 흘렀는데도 무용지물인 탓이다.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는 물론 대낮 음주운전 단속, 솜방망이 처벌에 이르기까지 어린이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는 여전히 산재하고 있다. 지난 8일 10살 초등생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는 대낮 도심 한 가운데 보행로에서 벌어졌다. 아파트와 초·중·고교가 몰려있는 '스쿨존'이었다. 이곳 스쿨존에는 안전 펜스 등이 설치돼 있지 않아 음주운전 차량의 돌진을 막을 수 없었다. '민식이법'으로 불리는 스쿨존 내 보행안전법이 시행 3년을 넘었다. 2019년 9월 충남 아산 어린이보호구역에서 건널목을 지나던 김민식 군이 교통사고로 숨진 사고를 계기로 도로교통법·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 2020년 3월부터 민식이법이 시행되고 있다. 안전운전 위반으로 만 12세 미만 어린이를 사망하게 한 운전자를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에 처하며, 어린이를 다치게 하면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3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할
세종 초등생 자녀를 둔 A 씨는 한달 지출의 대부분이 자녀 교육비다. 아이 교육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개념도 있지만, 맞벌이를 하느라 학원 말고는 퇴근할 때까지 아이를 맡길 곳도 없다. 더욱이 올해부터 학원비가 인상되면서 팍팍해진 살림을 체감하는 중이다. A씨는 "어릴 때부터 여러 분야를 경험해보는 게 좋다고 해 공부말고 다양한 예체능을 교육하고 있는데 학원비가 가장 문제"라며 "올 초 학원비 인상 안내문을 받을 땐 가슴이 답답해지는 심정이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와 고물가 상황 속에도 사교육비는 계속 올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이 역대 최고치인 26조 원을 기록한 가운데 충청권에선 세종시 학생들의 사교육비가 가장 높았다. 세종시 고등학생의 사교육비는 68만 원 상당이었다. 7일 교육부는 통계청과 전국 초·중·고교 약 3000곳에 재학중인 학생 7만 4000명 가량을 대상으로 '2022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를 공동 실시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 초·중·고교생이 쓴 사교육비 총액은 약 26조 원이었다. 2021년 23조 4000억 원 대비 10.8% 늘어난 수치로 2007년 조사 시작 이래 사상 최고치다. 사교육 참여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