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일보) [강원 나무 기행]질긴 생명력…척박한 땅에서 문화 꽃피워낸 도민들 삶 닮아
>동해안 일대 소나무 '미인송' 으로 불려 대관령휴양림서 100년 넘는 세월 버텨 도 기념물 제12호 명주군왕릉 나무들 병풍처럼 둘러져 호위 영겁의 시간 보내 단원 김홍도가 1788년 초가을 그림여행으로 대관령을 넘는다. 동대문을 출발한 일행은 양평~안흥~방림~대화~진부~월정사~횡계를 거쳐 대관령에 도착했다. 여행길 중에 처음, 자신의 시야로 확 펼쳐지는 풍경. 시원한 눈맛은 지친 여행길에 피로회복제가 됐다. 거덜이가 잡은 말고삐가 파도를 친다. 거친 산길은 걸어서 가야 안전하다. 겁먹은 말을 안정시키고 잔도에 발걸음을 내딛는다. 지금 나는 쇠로 된 말, 자동차를 몰고 고개를 넘는다. 대관령 고속도로의 기본 토대는 옛길 아흔아홉 굽이다. 그 옛길은 언제 넘었을지 모를 조상들의 가쁜 숨결, 무거운 발자국과 짙은 땀이 배어 집으로 가는 고향 길을 만난 것처럼 정겹고 설렌다. 산토끼나 멧돼지가 다녔을 법한 오솔길을 따라 가면 옛 주막이 있던 반정이 나온다. 강릉 시내를 한눈에 조망하는 명소로 바로 위에 신사임당 시비가 있다. 인공구조물보다 사람들의 숨소리가 들릴 만한 주막이 제격이 아닐까? 이곳에서 매월당은 고갯길을 넘으며 느낀 감흥을 시로 남겼고, 단원은
- 김남덕 사진부국장
- 2021-06-18 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