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일보 백호기 전도 청소년 축구대회는 단순한 스포츠 대회를 넘어 도민 대화합의 장이자, 제주만의 특색 있는 지역 문화로 자리 잡았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펼쳐진 대회 기간 경기장은 수많은 인파가 몰리며 구름관중을 이뤘다. 학생과 학부모, 동문들은 물론, 아이 손을 잡고 온 가족과 커플들도 경기장을 찾아 완연한 봄기운을 느끼며 축제를 즐겼다.
최근 대통령 탄핵에 따른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도민들은 축구로 하나가 됐다. 오라벌은 출전 학교 응원단의 뜨거운 함성으로 뒤덮였고, 그라운드는 선수들의 투지로 가득 찼다.
재학생들은 학생회장 지휘에 맞춰 응원 노래에 따라 다양한 보디섹션을 선보이며 관중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목이 터져라 외치며 그라운드 위에서 온 힘을 쏟아붓는 선수들의 기운을 북돋았다. 학교 응원단이 선수들을 응원할 때마다 학부모와 동문들도 힘을 보탰다.
선수들은 학교의 명예를 걸고 투혼과 열정을 불사르며 녹색의 그라운드를 누볐다. 죽을 것 같이 힘든 상황이 찾아와도 포기하지 않으며 감동을 선사했다.

매 득점 상황마다 관중석에서는 환호와 탄식이 터져 나왔다. 학창 시절 백호기 응원에 참여했던 도민들은 가족, 친구와 함께 자신의 모교를 응원하며 옛 추억을 떠올렸다.
도민들은 선수들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보며 뜨거운 한판 승부를 즐겼고, 열광의 도가니 속 감동과 환희를 만끽했다.
대회 마지막 날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박모씨(43)는 “주말인데 날도 너무 좋아서 경기장을 찾게 됐다”며 “모교인 제주제일고가 결승에 오르지 못해 아쉽지만, 학창 시절 추억이 떠오르고 해서 오게 됐는데, 분위기도 그렇고 매우 즐겁다”고 말했다.
카카오톡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도 백호기 경기 내용과 학교별 응원 모습이 담긴 동영상 등이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경기장을 방문하지 못한 도민들은 SNS를 통해 대회 소식을 공유받고, 그동안 연락이 뜸했던 친구·동문들과도 안부를 물으며 변함 없는 우정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