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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꿈의 치료기’ 기장 중입자가속기, 13년째 꿈만

2010년 국비 사업 착수 후 답보
민간 세브란스 병원은 이미 가동
가속기 설치용 증개축 공사 발주
조달청 ‘사업 전체 관리형’ 거절
내년 이후로 착공 연기될 가능성
2027년 진료 시작 어려울 수도

부산 기장군 중입자가속기 구축사업이 또 지연됐다. 중입자가속기 구축사업은 이미 11년 지연돼 사업비는 800억 원 넘게 늘어난 상태다.

중입자가속기는 암세포 파괴 능력이 뛰어나 전립선암, 폐암, 간암, 두경부암, 육종 등에 치료 효과가 커 ‘꿈의 암 치료 기술’로 불린다.

11일 부산시와 서울대병원 등에 따르면 중입자가속기가 도입되는 기장군 서울대병원 기장암센터 증축·리모델링 공사의 조달청 입찰 공고 시점이 당초 지난 7~8월에서 다음 달 이후로 연기될 전망이다. 지난달 7일 조달청 나라장터에 게시됐던 기장암센터 증축·리모델링공사(소방) 공고는 ‘선행공사 조달 요청 지연으로 인한 착공일 지정의 어려움’을 이유로 취소됐다.

취소 배경으로는 증축공사의 난도가 높아 사업 진행이 쉽지 않다는 점이 작용했다. 부산시와 서울대병원 등은 최첨단 시설인 중입자가속기 도입을 위한 증축공사의 난도가 높은 점을 감안해 조달청이 사업 전체를 관리하는 맞춤형 서비스 발주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조달청은 공사의 높은 난도에 비해 규모는 작아 맞춤형 서비스를 진행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빠른 사업 진행을 위해 필요한 통합발주에도 어려움이 빚어진다. 정부 규정상 통합발주 대상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와 현재 부처 간 협의가 진행 중이다.

사업이 이처럼 지연될 조짐을 보이는 바람에 올해 안에 공사를 시작하겠다는 시와 서울대병원의 계획에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실제 공사는 내년에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당초 예상했던 2027년 진료 개시 일정에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서울대병원 측은 조달 공고 지연과 관련해 “공사를 연내에 착수할 계획이지만 유관기관과의 행정 협의에 따라 변동 가능하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실제 진료 개시 일정에 영향을 줄지에 대해서는 “현재로는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장군에 의료용 중입자가속기를 도입하는 사업은 추진 과정에서 각종 문제가 발생해 처음 계획보다 11년이나 지체됐고 사업비도 809억 원이나 증가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은 2010년 예산 2700여억 원으로 사업에 착수했으나 그동안 투자협정 중단, 가속기 공동개발과 기술사업화 추진 무산 등 각종 사고가 잇따르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결국 사업책임자도 2019년 서울대병원으로 변경됐고, 당초 2016년이었던 진료 시작 목표 시기도 2027년으로 조정됐다.

여기에다 중입자가속기가 도입되지 않은 상황에서 치료센터가 먼저 완공돼 서울대병원은 건물을 다시 리모델링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이미 만들어진 치료센터 건물과 도입 예정인 중입자가속기 장치의 사양이 맞지 않아 치료센터 개보수 공사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와 관련된 설계 적정성 검토와 총사업비 조정 협의 등에 추가로 일정이 소요됐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기장 중입자가속기 도입 사업에 대해 “(사업)지연은 국내 난치성 암환자의 치료를 지연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면서 “향후 추가적인 지연이 발생하지 않도록 위험요인 관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기장 중입자가속기 도입이 지연되는 동안 민간자금으로 추진된 세브란스병원의 중입자가속기 도입은 이미 완료돼 암 치료를 시작했다. 세브란스병원의 중입자가속기는 기장군 중입자가속기와 같은 모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비가 지원된 서울대병원 기장암센터의 중입자가속기 치료가 세브란스병원보다 저렴할 가능성도 낮다. 서울대병원 측은 5000만 원대로 알려진 세브란스 병원 중입자가속기 치료와의 치료비 차이에 대해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향후 건강보험수가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도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