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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일보) 제주 독립운동가 10명 중 6명 '독립유공 인정 못받아'

제주항일인사실기, 505명 소개됐지만 훈.포상은 40%(202명) 그쳐
유족들이 독립운동 활동 및 수형기록 발굴하고 공적도 입증해야
제주도 보훈청, 독립유공자 발굴.선양 위해 연구용역 입찰 공고

제주 출신 독립운동가 10명 중 6명은 정부로부터 독립유공자 서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일인사실기’와 ‘제주항일독립운동사’에 소개된 제주 출신 독립운동가는 505명이다. 이 가운데 서훈(훈·포상)을 받은 독립유공자는 202명(40%)에 머물고 있다.

문헌자료와 신문기사에 나온 독립운동 활동과 수형기록은 전적으로 독립운동가 유족들이 찾아내야 하고, 전문성이 떨어지는 유족들이 공적증거에 대한 입증까지 해야 하면서 독립유공자로 인정받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더구나 후손이 없거나 대가 끊긴 독립운동가들은 훈·포상 신청조차 못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보훈청(청장 양홍준)은 독립운동에 헌신했지만 독립유공자로 선정되지 못한 인물을 발굴해 서훈을 받을 수 있도록 ‘제주 독립운동가 발굴 및 선양’ 연구용역에 대해 입찰공고를 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용역은 대학 교수 등 해당 분야 전문가를 책임연구원으로 참여하도록 했고, 국가보훈부 원문사료, 국사편찬위원회, 국가기록원, 독립기념관 등에 소장된 자료와 일제강점기 문헌을 수집·번역하도록 했다.

 

제주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활동과 공적 발굴은 숙제로 남아있다.

제주4·3 당시 군의 총살 명령을 어기고 200여 명의 양민을 살려낸 고(故) 문형순 성산포경찰서장(1897~1966)은 1919년 만주 신흥무관학교 졸업 후 한국의용군과 광복군으로 활동했지만, 국가보훈부는 입증자료가 부족하다며 독립유공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2018년 제73주년 광복절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경축사에서 제주해녀항일운동을 이끌었던 김계석·고차동(고순효) 해녀를 언급했지만 당시 수형기록이 없다는 이유로 현재까지 서훈을 받지 못했다.

항일운동을 위해 사회주의계열 청년단체인 ‘신인회’를 결성한 김택수·송종현·한상호 선생은 광복 후 행적이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공적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 보훈청 관계자는 “제주항일인사실기에 수록된 인물 중 서훈을 받지 못한 300여 명에 대해 독립유공자 포상 심사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의 자료를 추출하고, 기초자료를 보강하기 위해 연구용역에 대한 공고를 냈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2018년 6월 독립유공자 심사 기준을 개선,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 중 북한 정권 수립에 기여하지 않은 경우 포상을 전향적으로 검토해 주고 있다.

제주지역 독립운동은 민족주의 계열에 속하는 의병운동과 법정사 항일운동, 조천만세운동에서 시작해 1920년대 후반에는 사회주의와 아나키즘(무정부주의)을 지향하는 독립운동이 전개됐다. 사회주의 계열에는 신인회, 신간회, 제주청년동맹, 제주야체이카, 제주적색농업조합이 대표적인 단체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