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인 6일 오전 11시 30분께 창원시 성산구 중앙동 한 의원. 문 앞에는 65세 이상 독감과 코로나19 예방접종이 무료로 동시에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대기실에는 환자와 접종자 등으로 북적였다. 이날 독감 접종을 위해 의원을 찾은 30대 이모(창원시 성산구)씨는 “예전에 독감으로 입원을 했던 적이 있어 미리 예방접종을 해야 괜찮을 것 같아 들렀다”고 전했다. 이 시각까지 해당 의원에선 40여명이 독감 접종을 마쳤다.

인근 다른 병원도 상황은 마찬가지. 성산구 상남동의 한 아동병원 대기실에는 독감 진료를 기다리는 어린이 환자와 보호자로 가득했다. 마스크를 쓰고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은 김모(45·창원시 성산구)씨는 “어젯밤에 아이가 열이 38.5℃까지 올라 아침 일찍 병원을 찾았다”며 “주변에도 독감에 걸린 아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동네 병의원마다 인플루엔자(독감) 환자로 북적이는 등 독감이 8년 만에 최대 유행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이날 질병관리청과 경남도에 따르면, 2024년 마지막 주(12월 22~28일) 전국의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의료기관 300곳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 중 독감 증상을 보인 의심환자 수를 나타내는 독감 의사환자(ILI) 분율은 73.9명이었다. 이는 2016년 86.2명 이후 최고 수준이다.
최근 4주간 의사환자 분율은 4.8명(47주, 11월 17~23일)에서 △5.7명(48주) △7.3명(49주) △13.6명(50주) △31.3명(51주)으로 매주 증가했다. 52주차 기준 환자 연령대는 13~18세(151.3명), 7~12세(137.3명), 19~49세(93.6명), 1~6세(58.4명), 50~64세(45.7명) 등의 순이었다.
이 기간 경남에서도 환자가 수십 명씩 꾸준히 발생했다. 도내 17개 병원에서 인플루엔자 발생을 집계한 결과, 환자는 32명(50주), 39명(51주), 29명(52주)에 달했다.
전문가는 예방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박양동 서울아동병원 대표원장은 “신종 독감부터 메르스, 코로나19 같은 큰일을 겪다 보니 전반적으로 호흡기 전염성 질환에 대해 둔감해져 접종률이 굉장히 떨어진 상황”이라며 “소아·청소년과 노인층은 반드시 예방 접종을 해야 하고, 사회 활동을 많이 하는 직장인이나 건강한 청년도 예방 접종을 하면 전염력을 좀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경남도도 65세 이상 어르신 등 고위험군에게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을 서두를 것을 당부하고 있다. 2024-2025절기 접종은 오는 4월까지 가능하다.
무료 예방접종 대상은 생후 6개월~13세 이하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이다. 대상 중 65세 이상 어르신 70만8000명 중 56만6000명 정도 접종해 80% 접종률을 보인다. 다만 도내 임신부나 어린이의 경우 60%대로 접종률이 상대적으로 더 떨어지고 있다.
도 관계자는 “도내 인플루엔자 환자는 정점을 찍었을 수도 있지만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며 “최근 유행하는 인플루엔자는 이번 절기 백신주와 매우 유사한 것으로 확인돼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으로 충분한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예방접종을 서둘러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