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30만톤’ 국내 석탄산업이 가장 활황이었던 1988년 한해 우리나라의 석탄 생산량이다.
1988년 석탄생산량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이미 1987년 10월 정부는 석탄산업 합리화, 즉 구조조정을 발표했다. 경제가 고속 성장하며 산업 규모가 커지고 더 많은 열량을 내는 연료가 필요해졌다. 환경오염·기후위기로 인한 청정연료 전환 필요성도 있었다. 1988년 기준 전국 347개 탄광 중 171개가 강원도에, 광부 6만2,259명 중 70%인 4만3,831명이 강원도에 있었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유일한 국가다. 100년 전 태동한 석탄산업은 급속한 산업화의 동력이었다.
지난해 7월 국내 최대 규모인 태백 장성광업소가 폐광했다. 올해 6월에는 국내 마지막 국영탄광인 삼척 도계광업소가 문을 닫는다. 석탄의 시대가 완전히 막을 내린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숫자가 또 있다. ‘1,448명’ 탄광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은 광부들이다.
창간 80주년을 맞은 강원일보는 2025년 국영탄광 완전폐광을 맞아 석탄산업의 100년 역사와 의미를 집대성하고 산업유산으로의 문화적 의미·가치를 재발견하기 위한 대장정에 나선다. 특히 지난 100년 석탄산업의 자취와 주민들의 삶을 단순 조명하는 일을 넘어 첨단산업으로의 전환과 SOC 확충 등 미래 가치도 집중 조명한다. 석탄산업은 우리나라 산업화의 상징적 역사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지만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 이후 급진적 폐광정책과 지역소멸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이에 반해 전 세계 17개 탄광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폐광 이후에도 꾸준히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고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지난 80년 간 석탄산업사를 기록해 온 강원일보는 ‘세계 유일 첨단산업+석탄문화 세계유산화 프로젝트’를 통해 산업사와 폐광지역의 미래를 체계적으로 재정립 한다.
이미 지난해 10월 강원일보와 강원특별자치도, 삼척시, 태백시, 영월군, 정선군, 강원랜드는 석탄산업의 세계유산화를 결의한 바 있다.
탄광 주민들의 독특한 삶의 양식을 내러티브 중심으로 담아낸 기획 보도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석탄문화유산을 돌아보고 역사적 가치를 알리는 현장보도를 동시에 선보인다. 또 정연수 탄전문화연구소장이 강원일보 ‘미리보는 토요일’ 특집면을 통해 10주간 석탄산업의 역사와 유산에 대해 연재한다.
태백 미래자원 클러스터, 삼척 중입자 가속기 의료 클러스터, 석탄 경석 신소재화 등 대체산업 전환 필요성, 영월~삼척고속도로 등 고속교통망의 당위성을 분석, 연중 보도한다. 석탄산업 100년을 기리고 폐광지역을 활성화 하기 위해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대형 이벤트도 다채롭게 마련될 예정이다.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지사는 “태백과 삼척에서 8,500억원 대규모 폐광지역 산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며 “황금알로 거듭난 석탄 경석의 신소재화와 반도체 필수재료인 영월 텅스텐 등 풍부한 자원을 기반으로 폐광지의 미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김태수 한국석탄산업유산 유네스코 등재추진위원회 대표는 “점점 더 폐광지역을 외면할 가능성이 커보인다.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한국만의 석탄, 연탄 문화를 부각해 세계유산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