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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부산 공공체육시설 예약 수개월째 허탕만 쳤다”

최근 수영 등 생활체육인구 급증
공공시설은 2000명당 1곳 불과
전국 평균 1400명당 1곳 못 미쳐
테니스는 평일 휴가 내 쳐야할 판

 

취미로 수영을 배우는 직장인 김 모(31) 씨는 3개월째 공공수영장 수영 강습 예약에 실패했다. 김 씨는 “회사 근처 공공수영장에서 수영 강습을 들으려고 했지만 예약의 벽에 부딪혔다”며 “결국 예약 전쟁 패배를 인정하고 저렴한 수강료를 포기한 채 배 이상 비싼 수강료를 내고 사설 수영장에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여가 활동으로 삶의 활력을 찾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생활체육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지만, 부산의 공공체육 시설은 전국 평균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정된 체육시설에 생활체육인이 늘어나다 보니, 공공체육시설을 이용하려면 상당한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상황이어서 시민 사이에선 운동을 즐기기도 전에 포기해야 한다는 푸념이 나온다.

9일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년 전국공공체육시설 현황’에 따르면 전국 평균 국민 1400명당 공공체육시설 1곳이 설치돼 있지만, 부산의 경우 시민 2000명당 1곳에 그친다. 이는 전국 17개 특별·광역시도 가운데 10번째 순위다. 시민 1250명당 공공체육시설 1곳을 가진 광주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어서 매우 열악한 편이다. 그나마 다른 대도시보다는 조금 양호하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공체육시설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하나같이 “시설 예약은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한다. 공공체육시설은 저렴한 가격으로 예전부터 인기가 많았지만, 수년 새 다양한 종목에서 생활체육인이 늘어나 웬만한 시설 예약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공공체육시설 부족이 여실히 드러나는 종목은 테니스다. 테니스는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상당한 붐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부산의 공공테니스장은 38곳으로 다른 시도에 비해 열악한 수준이다.

공공체육시설이 부족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생활체육인의 노력은 안쓰럽기까지 하다. 예약 시작에 맞춰 조금이라도 더 빨리 예약하려고 성능 좋은 컴퓨터가 있는 PC방에 가는 것은 흔한 일이다. 추첨을 통해 예약자를 뽑는 곳의 경우 가족은 물론 친척 명의까지 빌려 예약에 응모하는가 하면, 일부는 불법 접속 프로그램까지 돌려 논란이 일기도 했다.

평소 테니스를 즐기는 직장인 정 모(37) 씨는 “테니스장 예약이 시작되는 시간에 맞춰 시계 알람을 맞추고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해도 항상 먼저 접속한 사람이 있는 것인지 예약은 늘 끝난 상태였다”면서 “퇴근 이후나 주말에는 항상 예약이 불가능해 평일에 휴가를 내고 테니스를 쳐야 하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생활체육인 사이에선 공공체육시설 확충이 절실한 문제다. 일명 MZ세대에겐 일자리 못지않게 취미활동이 중요한 만큼 여가 활동 시설 구축은 인구 유출 방지책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부산시테니스협회 이종윤 회장은 “최근 동호인이 배로 늘어 현재 부산에서만 테니스 동호인 3만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며 “가까운 경남보다 공공체육시설이 부족하다 보니 스트레스를 풀려고 운동하는데 오히려 예약 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인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 나온다”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