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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예술이 되는 '과정의 예술'… 팽팽한 창작의 긴장감

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이수지 개인전 'Form forming, Formation'

 

인천문화재단 인천아트플랫폼 2022년 13기 시각예술분야 입주작가 이수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 'Form forming, Formation'이 인천아트플랫폼 'E1 전시장2'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는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전시장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실과 실을 엮어서 만든 결과물인 평면작품, 그리고 평면 작품을 만들 때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형 도구 등이다. 작가는 본인을 '형식이 곧 내용이 되는 결과물에 관심을 두고 창작의 과정에 집중하는' 작가로 소개한다.

전시장에서 보이는 것들은 크게 자신의 창작의 과정을 설명하고 보여줄 수 있는 '도구'와 그 도구로 생산된 '결과물'로 요약할 수 있다.

목재 도구와 '생산물' 함께 보여줘
노동 집약적 작품 "형식이 곧 내용"


결과물인 평면 작품 보다 목재로 제작된 3개의 도구가 더 눈에 뜨인다.

실의 두께를 극단적으로 두껍게 만드는 합사 기계로 설명하고 있는 '100줄의 실을 위한 스핀들', 그리고 합사된 실을 팽팽하게 당겨 판지와 같은 형태의 면을 얻기 위한 목적의 틀인 '합사된 실을 위한 틀', 또 얇은 실에 금속 추를 매달아 곧게 펴기 위한 목적의 테이블인 '실 경화를 위한 테이블과 추' 등의 도구다.

언뜻 보면 이들 도구는 근사한 기계처럼 보이지만 가만히 뜯어보면 부정확하게 설계된 아주 비효율적인 도구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작가는 이에 대해 '작가노트'에 "도구는 나의 형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중략)…내가 속속들이 이해하고 있고, 언제든 고칠 수 있으며, 나에게 길들여질 도구를 만들고 있다. 아는 만큼의 물리적 지식과 내 키와 팔길이에 맞는 정도의 크기로 도구를 만들었다. 그 한계에서 기인한 기능적 비효율성, 형태적 과장됨이 오히려 형식을 조명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의 결과물은 무수히 많은 선(실)이 만들어낸 작은 격자가 가득한 단순한 평면이다. 결과물로 보이는 것은 단순해 보이지만 손의 노동이 많이 투입되고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여야 하는 노동집약적 작업으로 보인다.

작가는 이를 '슬로우 프로세스'라고 설명한다. 이수지는 "형식이 곧 내용이 되는 결과물에 관심을 두고 창작의 과정에 집중한다"면서 "개인의 도구와 과정을 짓는 데 비중을 두고 그것이 결과물과 비등한 시각효과를 내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수지는 한국과 네덜란드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다. 홍익대 산업디자인과와 네덜란드 Design Academy Eindhoven 등에서 공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