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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신문) ‘이태원 참사’ 경남에 미친 영향

트라우마 커졌지만 안전의식 높아졌다
애도기간 2466명 합동분향소 조문… 희생자 추모 촛불 밝히고 기부도
20~30대 대형 참사 불안·공포 커 심리서비스에 60여명 찾아 상담

지난달 29일 발생한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는 경남도민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도민들은 슬픔을 함께 나누면서도 압사 사고에 대한 불안감과 트라우마를 호소했고, 행정당국은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도내 곳곳 애도 물결 이어져= 애도 기간이었던 지난 5일까지 경남도청 앞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에는 1843명의 시민이 찾아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지난 6일까지 운영된 거제시청 앞 분향소에도 623명이 방문해 함께 슬픔을 나눴다. 또 지난 4일에는 도내 진보 단체를 중심으로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촛불을 밝히기도 했다. 희생자 중 경남도민 20대 남성 한 명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슬픔은 더 커졌다. 합동 분향소에서 만난 한 시민은 “젊음을 꽃피우지 못한 이들이 한순간 떠나게 돼 안타깝고 슬프다”며 눈물을 훔쳤다.

 

지난 7일 도내 한 익명 기부자가 희생자 유족을 위해 써달라며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000만원을 기부하는 등 유족에 대한 기부 행렬도 이어졌다.

 

◇트라우마·경각심 거세져= 이태원 참사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큰 상처를 남겼다. 일상생활 중 언제든 대형 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는 불안감, SNS 등을 통해 여과 없이 참사 현장을 본 이들의 공포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애도 기간 동안 경남도청 합동분향소 옆에 함께 운영된 ‘찾아가는 재난 심리 회복지원 서비스’에는 60여명의 도민이 심리적 불안과 트라우마로 상담을 받았다. 변유정 대한적십자사 재난 심리회복지원센터 전문요원은 “20대 자녀를 둔 시민들이나, 20~30대 젊은 층이 트라우마로 인해 상담을 받으러 많이 왔다. 본인들이 겪을 수 있었다는 불안감, 참사 영상을 모자이크 없이 봐 희생자 얼굴이 안 잊힌다는 트라우마를 호소했다”며 “이들에게 심리 치료와 더불어 호흡법, 심신 안정법을 안내해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20대 희생자가 많았던 것만큼 대학생들의 충격도 컸다. 이에 도내 대학들은 이태원 참사 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상담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경남대는 참사 후 학내에 희생자나 유족이 있는지 전수 조사를 진행했고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을 지원 중이다. 창원대도 긴급 심리 상담 지원을 운영하며 학생들의 정신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안전대책 이어져= 다시는 이런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와 지자체는 예방책과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참사 이후 지역축제와 공연장·경기장 같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관계기관 합동 긴급 안전 점검’을 오는 10일부터 한 달간 실시할 예정이다.

 

이태원 참사 당일 경찰과 소방 그리고 지자체가 원활한 공조가 이뤄지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를 막기 위해 경남도는 재난 발생 시 각 기관이 서로 연계·협력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를 구축할 방침이다.

 

법 개정 움직임도 보인다. 국민의힘 김영선(창원 의창구) 의원은 대규모 인원이 예상되는 축제와 행사에 안전 의무를 부과하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주최자가 없는 지역축제의 경우에도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이 원활한 지역축제 진행을 위해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그 밖의 안전관리에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게 돼 대규모 군중이 몰리면서 발생할 수 있는 압사 등 사고 방지에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