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조금강릉 23.4℃
  • 맑음서울 19.6℃
  • 구름조금인천 17.3℃
  • 맑음원주 18.8℃
  • 맑음수원 17.2℃
  • 맑음청주 21.1℃
  • 맑음대전 19.7℃
  • 맑음포항 22.0℃
  • 맑음대구 20.1℃
  • 맑음전주 20.4℃
  • 맑음울산 18.8℃
  • 구름조금창원 16.4℃
  • 맑음광주 18.2℃
  • 맑음부산 18.0℃
  • 맑음순천 13.7℃
  • 맑음홍성(예) 17.5℃
  • 구름조금제주 18.6℃
  • 맑음김해시 17.9℃
  • 맑음구미 18.2℃
기상청 제공
메뉴

(대전일보) 대전시, 100년 째 방치된 옛 경부선 증약터널 활용방안 찾는다

증약터널 1·2·3호, 1919년 철로 직선화로 폐쇄된 이후 100년 째 방치
2014년 역사·문화·건축학적 가치 알리는 논문 본보 통해 보도되며 큰 주목
내년 상반기 문화재조사·활용안 용역 계획… 市 대표 문화관광시설될 지 관심

 

 

 

1905년 처음 개통된 대전 '증약터널'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우리 근현대사의 아픈 기억이 고스란히 간직된 곳이다. 그러나 1919년 철로 직선화로 폐쇄된 이후 100년 넘게 방치되면서 점점 낡아가고 수풀이 우거지며 그 가치가 잊혀져 가고 있다.

이에 대전시가 증약터널의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을 통해 지역 역사의 산물로서 가치를 정립하고 대표 문화관광시설로 활용하기 위한 준비에 나서 주목된다.

시는 내년 상반기 '옛 경부선 증약터널(폐터널) 국가등록문화재 등록과 철도 유휴부지 활용사업 공모를 위한 학술용역'을 계획 중이다. 증약터널에 대한 변형 및 노후 상태를 조사하고 보존관리 여건과 정확한 지적현황을 측량하는 등 문화재 등록 신청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 절차다.

이를 위해 시는 내년도 본예산에 반영, 세부 사업계획에 대한 문화재위원회 자문을 거쳐 내년 초 용역에 착수할 예정이다.

총 3개의 터널로 구성된 증약터널은 대전 동구 세천에서 옥천 사이에 위치한 터널 중 하나로 1905년 경부선 철도가 개통할 당시에 만들어졌던 단선철도 터널이다. 1919년까지 사용되다 철로의 선형을 개량해 곡선형을 직선화하는 과정에서 폐쇄, 100여 년이 넘은 지금까지 방치돼 있다. 현재 제1, 2터널은 입구가 가로막힌 채 퇴적물들이 쌓여있으며, 제3터널은 소유가 철도시설공단 충청본부로 이관되면서 개인에게 임대해 젓갈창고로 사용되고 있다.

증약터널은 건축 당시 형태가 대부분 그대로 남아있어 그 시대의 구조양식이나 건축기술을 엿볼 수 있는 건축사적·철도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산업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더욱이 제1터널에 설치된 액석에는 하야시 곤스케의 '악신경분(嶽神驚奔, 산신이 놀라 달아나다)' 휘호가 적혀있고 제3터널에는 한국전쟁 당시 다수의 총탄자국이 선명히 새겨져 있는 등 역사적 가치가 높은 근대문화유산으로 꼽힌다.

앞서 대전대학교 이희준 건축학과 교수는 2010년 처음 증약터널을 연구하기 시작해 4년 만에 터널의 건축학적 구조를 비롯 조선 말 일본 주한공사로 을사조약 체결에 앞장섰던 하야시 곤스케의 휘호가 적힌 액석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밝혀냈다.

이후 2014년 10월 이 교수는 '증약터널 및 하야시 곤스케 액석(額石)에 관한 연구' 논문을 대한건축학회 학회지에 게재, 대전일보는 이를 보도하면서 지역 문화계 등에 큰 관심을 불러모은 바 있다.

시는 이같은 증약터널의 문화재적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국가등록문화재 등록 추진에 더해 지역 대표 철도문화유산으로 보존·증진할 수 있는 활용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용역 보고서를 토대로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을 신청한 이후 소유주인 국가철도공단과 협의를 통해 문화예술·관광레저·역사교육 등 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을 살펴볼 계획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7월 국가철도공단에 철도 유휴부지 활용방안에 대한 계획을 제출하는 등 증약터널의 문화재적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콘텐츠를 담을 지는 내년도 용역을 통해 구체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나연 기자 jinny@daej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