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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일보) 3조원 규모 이집트 엘바다 원전 수주 숨은 주역, 정재훈 전 한수원 사장 재평가

22일 4년여 임기 마쳐…지난달까지도 이집트, 체코·폴란드·루마니아서 적극 원전 세일즈
"한수원, 돈 벌어오는 기업으로 거듭나야···새 사장님과 한수원이 달려나갈 수 있도록 성찰

 

"한국수력원자력을 포함한 산업생태계를 유지하면서 종합에너지업체로 나아가기 위한 동반성장의 DNA를 뿌려왔습니다"

지난 25일 윤석열 정부 최초의 해외 원전(이집트 엘바다) 수주 성사를 계기로 춘천 출신 정재훈 전 한수원 사장이 재평가 받고 있다.

에너지업계에서는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바다 원전 수주를 두고 정 사장이 탈원전 기류 속에서도 원전 수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은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 사장은 올해 1월 한수원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4개 호기의 터빈건물 등 2차측 건설사업 단독협상대상자 선정을 이끌었다. 2018년 취임 이후 수차례 이집트를 오가며 이뤄낸 성과다. 이번 계약은 사실상 정 사장이 성사시킨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대해 ‘바보짓’이라고 비판했지만 정 사장은 지난 정부의 정책을 수행하면서도 동시에 원전 생태계 유지와 수출에도 손을 놓지 않았다. 이번 이집트 원전 수주는 물론 최근 체코와 폴란드에서 수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 사장은 지난 4월 임기 만료 후에도 8월 22일 퇴임 직전까지 원전 수출 광폭 행보를 펼쳐왔다. 지난달까지도 이창양 산업부 장관과 함께 연일 폴란드·체코를 찾아 현지에 한국의 원전 기술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미국의 원전 기업들과도 전략적 협력을 구축했다.

원전 업계 관계자는 "정 사장은 퇴임했지만 사실상 판은 정 사장이 다 깔아 놓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체코·폴란드 중 한 곳 만이라도 원전 수주에 성공할 경우 정 사장의 재판에도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재인 정부에서 탈원전 정책에 적극 동조했다는 평가는 공기업의 특성상 지나치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챙기는데 관료가 따르지 않으면 그게 더 문제"라며 "월성1호기 조기폐쇄에 대한 정 사장의 배임 혐의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취임 초부터 "한수원은 원자력을 주력사업으로 하되 종합에너지 업체로 도약해야 한다. 앞으로도 원자력·에너지 관련 포스팅을 이어 갈 것"이라면서 "2030년까지는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마지막 스퍼트를 계속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이임식날 SNS를 통해서도 "제가 해온 일들은 다시 일일히 이야기하기가 그렇고 전환기 위기의 순간에 있던 한수원을 구하고 한수원을 포함한 산업생태계를 유지하면서 종합에너지업체로 나아가기 위한 씨 그리고 동반성장의 DNA를 뿌린다고 뿌려왔다"면서 "새로운 정부에서 후임 사장님의 리더쉽 아래 전체 산업생태계가 순풍에 돛단 듯 도약하고 발전해나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 사장은 행정고시(제26회) 합격후 산업부에서 기획조정실장·에너지자원실장·산업경제실장·차관보를 거쳐 박근혜 정부에서 한국산업기술진흥원장으로도 일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후 2018년 4월부터 지난 4년4개월 동안 한수원을 이끌어 오다 지난 8월 22일 퇴임했다.

정 사장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했던 '탈원전' 정책과 관련, 월성원전 폐쇄 과정에서 경제성 조작 논란과 관련해 2021년 6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앞두고 있다.

 

 

이정훈기자 hooni@kw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