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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100일] 건물 철거 여부 입장차 여전…피해 보상도 진척 없어

“8개 동 전체 철거 후 재건축해야” vs “정밀 안전진단 이후 결정”
입주 차질 불가피 속 입주예정자·인근 상인 보상 문제도 ‘제자리’
광주 서구, 19일 현대산업개발·입주예정자·민주 시당과 간담회

 

 

광주시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붕괴사고가 발생한지 100일이 다 돼 가지만 건물 철거 여부와 보상 등 현안은 한발짝도 진척되지 않고 있다.

무너진 201동 철거 여부는 물론 잔존 건물 안전진단 및 처리 방안, 입주예정자 및 피해 상인 보상 등 현안에 대한 진전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광주시 서구에 따르면 붕괴사고 97일째인 이날까지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과 서구, 입주예정자들은 아직 잔존 건물 안전진단 시행, 철거 여부 등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잔존 건물 처리 향방을 결정짓는 안전진단부터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안전진단 없이 사고 동을 포함한 8개 동 전체를 철거 후 재건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승엽 예비입주자 협의회 대표는 “사고 동과 같은 공법으로 세워진 만큼 단지 전체가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정밀안전진단 결과가 ‘안전하다’고 나온다면, 사고 동 외에 7개 동은 철거하지 않아도 된다는 ‘면죄부’를 주는 꼴이다”고 설명했다.

반면 철거 계획 승인권자인 서구는 절차상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해야만 철거 면적·범위를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화정 아이파크 철거 계획은 주택법상 광주시장이 승인권자이나, 시 사무위임조례에 따라 ‘600가구 미만 주택 건설사업 계획’에 해당돼 서구가 승인권을 대신 갖고 있다.

서구 관계자는 “철거 계획은 커녕 아직 안전진단을 진행할지 말지도 논의가 안 돼 있다. 입주자들과 협의 중이라 아무것도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보상 여부도 제자리걸음이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6명 사고 피해자 유가족과는 민·형사상 합의와 산업재해 보상까지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입주예정자와 인근 상인과는 아직 구체적인 보상 계획이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예정자들은 입주 지연뿐 아니라 안전 걱정, 집값 하락, 정신 충격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당초 오는 11월 말 입주할 예정이었던 이들은 철거·보상 협의가 길어지는 만큼 입주 계획을 무기한 연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승엽 대표는 “집뿐 아니라 자녀들 취학 계획, 대출 문제, 일상생활이 완전히 무너졌다. 사고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이들도 많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입주예정자 847세대의 피해 상황, 요구사항 등을 수합해 19일 서구청에서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사고현장 인근 상인들도 보상을 촉구하고 있다. 착공 이후부터 지금까지 영업 손실을 보상해 달라는 주장이다. 공사가 시작된 후 상가 건물에 금이 가고, 지하에 물이 새는 등 피해도 호소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상인 측에 “사고 시점부터 받은 피해를 증빙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11일 광주시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 현장에서는 39층짜리 건물 공사 중 23∼38층 일부가 붕괴하면서 하청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사고 현장은 현재 안정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동·서쪽 외벽이 무너진 이후, 지탱할 데 없이 서 있는 22~39층 동쪽 기둥과 남쪽 외벽을 마저 철거하는 작업이다.

안정화 작업에는 2개월여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안전진단, 철거 계획 승인 절차를 거칠 예정이라고 서구 관계자는 전했다.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