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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정치쟁점화한 RE100, 새만금서 어떻게 실현되나

대선 토론 이후 정국 핫이슈 부상, 전북 RE100 선언 등 있었으나 공염불 수준
SK, RE100 실현 새만금 택했으나 후속 조치 미흡, 유치 기업에 실망감만 안겨
국가적 차원 관심과 정치권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게 기업들 평가
새만금 RE100 넘어 RE300 추진 혁신적인 지원과 국가 인프라 집결 시켜야 가능
실패 시 탈원전 폐기론 가속화 우려, 정치적인 화두의 중심에

 

재생에너지로 필요 전력의 100%를 조달하자는 국제적 협약인 RE100(Renewable Energy 100%)이 최근 정치적 쟁점으로 떠오르자 새만금이 RE100 최적지로서 다시 조명되고 있다.

새만금은 특히 RE100을 넘어 호남에너지공동체 프로젝트인 RE300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앞서 정부와 전북도는 새만금 스마트그린산단을 대한민국 RE100의 중추로 만들기 위한 활동에 많은 공을 들이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는 화려한 슬로건이 무색하게 정부차원의 실질적인 지원과 후속대책은 미온적이라는 점이다. 전북정치권에는 연일 RE100과 새만금과의 연관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국회의원이 필요한 순간에는 모습을 감추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경제계에선 정치인들의 ‘탄소중립’과 RE100이 정치인 홍보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했을 뿐 실무적인 관심과 대응은 아마추어 수준이라고 혹평하고 있다. RE100은 정부가 아닌 기업이 행동 주체다. 이 때문에 새만금에 RE100 그린산단이 조성된다 하더라도 투자할 기업이 없다면 그 산단은 사실상 아무 의미가 없다.

다행히 전북은 지난 2020년 11월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RE100을 실현할 거점으로 새만금을 낙점하고, 2조1000억 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SK의 새만금 투자 협약식에는 최 회장이 직접 참석해 전국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SK는 새만금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RE100’을 실현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고확장성과 고성능, 고안정성을 갖춘 데이터센터 구축한다는 데 큰 의미를 뒀다.

하지만 RE100을 위한 정부의 후속대책은 더뎠다는 평가다. 전북정치권은 말로만 탄소중립과 RE100을 외쳤을 뿐 RE100 실현의 주체인 기업에게 필요한 제도 정비나 적극적인 행동이 부족했다.

실제 지난해 2월에는 SK가 새만금 지역 전력계통망 부족으로 SK컨소시엄 데이터센터 사업 추진이 어려움을 겪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당시 군산시는 한전에 “SK컨소시엄은 원활한 계통연계(전기수송 설비)가 안 될 경우 데이터센터 투자가 곤란하며, 투자 철회까지도 고려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그러나 한전은 공문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력 계통연계를 위한 공용망 계통보강(변전소 및 송전선로 신설 또는 증설) 계획 수립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발급하는 전기사업 허가증이 승인된 후에 가능하다”고 했다.

한전의 이러한 태도에도 정부와 전북정치권은 물론 민주당 국회의원 중 누구 하나 한전 사장이나 관련자들을 불러 문제 상황에 대한 질의를 하거나 빠른 대책을 촉구하는 인물은 한명도 없었다.

우리나라가 RE100을 실현하려면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 또 신재생에너지가 원전 등에 비해 효율이 낮은 만큼 한전 등 관련 기관의 선제적인 대응이 절실하다는 게 RE100참여를 희망하는 기업들의 공통 된 목소리다.

아울러 여당과 호남정치권이 손을 맞잡은 호남에너지공동체 프로젝트인 ’RE300‘ 계획이 송·배전 인프라 구축과 재생에너지 확대 계획을 선(先)반영한 계통연계(전기수송설비) 확충 없이는 공염불에 그친다는 지적에도 후속 반응은 전무했다.

또한 재생에너지 활용에 막대한 비용의 소요가 예상돼 현 상황대로라면 RE100이나 RE300 달성은 커녕 어렵게 유치한 기업들마저도 투자를 포기할 것이란 우려도 높았다.

지난해 10월에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새만금형 RE100 실현을 위해 36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제안했던 주성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포기하면서 관련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새만금 투자 기업의 한 대표는 “정작 RE100의 실현의 주체는 기업인데 생색은 정치인들이 다 내고 있다”면서“대충 개념만 알면 다 된다는 생각으로 자기 홍보에 RE100을 활용할 뿐 실제 현장에선 미흡한 투자와 후속대책으로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RE100이 국내 정치인들의 아젠다 선점을 위한 도구에 그친다면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탈원전 정책 폐기론이 힘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RE100이란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충당하겠다는 목표의 국제 캠페인. 재생에너지는 석유화석연료를 대체하는 태양열, 태양광, 바이오, 풍력, 수력, 지열 등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말한다. RE100은 국제기구나 정부 강제한 것이 아닌 글로벌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추진. RE10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태양광 발전 시설 등 설비를 직접 구축과 재생에너지 발전소에서 전기를 사서 쓰는 방식이 주로 활용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새만금에 투자한 SK그룹 계열사 8곳(SK㈜,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C,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SK브로드밴드, SK아이이테크놀로지)이 가입했다.

김윤정 kking152@jj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