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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보) 모처럼 가족 만남 기쁨에도…코로나 옮길까 마음 졸여

조마조마했던 광주·전남 설 풍경
사적 모임 인원 맞추기 등 조심
자녀들 순서 정해 고향집 방문
외출 대신 ‘집콕’에 층간소음 걱정
주택가 일대 명절 쓰레기 산더미
연휴 마지막날 선별진료소 장사진

 

광주와 전남 지역민들은 여느때보다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설을 보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오랜기간 만나지 못했던 고향집을 방문하면서도 코로나 확산세를 우려,사적 모임 가능인원(6명)을 고려해 방문 일정을 짜는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외부 일정을 자제하고 집에만 머무르는 ‘집콕’을 하면서 간만에 찾아온 손주들로 인한 층간소음 갈등에 맘 졸이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자고 일어나면 100명씩 늘어나=2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지역 코로나19 확진자는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달 27일 422명을 시작으로 422명(28일)→477명(29일)→482명(30일)→500명(31일)→618명(1일) 등으로 급증했다.

전남지역 확진자도 293명(30일)→411명(31일)→464명(1일) 등으로 급증세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막상 설에 가족들과 만나기로 결정해놓고도 불안함을 감추지 못했다.

김동수(64·광주시 서구 치평동)씨는 “부모님 집을 가기 전 일가족이 신속항원검사를 받았다”면서 “고향집에 가서도 집 밖으로는 나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주혁신도시에 사는 김모(44)씨도 “전날 가서 음식을 만들었던 예년과 달리, 올해 설에는 당일날 본가와 처가를 들러 인사하고 왔다”면서 “산소도 따로 가고 연휴 내내 집에서 머물렀다”고 했다.

이모(여·46)씨는 “5남매 중 막내인 우리 가족이 홀로 있는 시어머니와 설날 아침을 맞았고 나머지 세 자식들이 시간을 정해서 각자 순서대로 방문했다”고 했다.

광주시청 임시선별진료소와 5개 구청 선별진료소도 설 연휴기간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자가검사)와 PCR 검사를 맡기 위한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설 당일인 지난 1일에서만 광주지역 선별진료소 등에서는 1만 2486건(PCR 7268건·자가검사 5217건)의 검사량을 기록했다.

특히 연휴 마지막날인 2일 정오께 광주시청 임시선별진료소와 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많은 시민들이 줄을 섰다.

◇모처럼 손주 왔는데, 층간소음 싸울까 조마조마= 올 설 연휴는 대다수 시민들이 코로나19 탓에 외출은 삼가고 ‘집콕’하면서 층간 소음을 호소하는 지역민들도 많았다.

광주지역민들이 소통하는 한 인터넷 카페에는 설 연휴 기간 아이들 뛰는 소리 등으로 인한 층간 소음을 호소하는 게시글이 잇따랐다.

한 카페 회원은 “꼭대기 층이라 층간 소음은 없었는데, 아랫집인지 옆집인지 알 수 없는 곳에서 평소에 듣지 못했던 쿵쾅쿵쾅 소리가 너무나도 크게 들린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또 다른 회원은 “손주가 놀러와서 밤 12시까지 뛰어다니더니 이젠 어른 차례인가 보다”고 하소연을 했다. 아랫층 주민들만 불편한 건 아니다. 나주 남평에 사는 김모(74)씨는 “명절 날 오전에 모처럼 온 손주들이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차례나 잠을 못 자겠다고 전화를 했다”면서 “민감한 줄 알겠지만 노인네들만 사는 집에 하루 잠깐 온 손주들 소음도 이해하지 못하면 차라리 단독주택을 사서 나가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을 줄이는 등 조심스러운 연휴를 보낸 탓에 112신고 접수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설 연휴동안 112신고는 하루 평균 1089건 접수돼 지난해 1254건보다 13.2%(165건)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교통사고는 45건 발생, 교통사고 사상자가 지난해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에서도 112신고 접수가 지난해 1550건에서 올해 1356건으로 12.5% 감소했다. 교통사고도 62건에서 53건으로 14.5% 줄었다.

집안에서 조용한 명절을 보낸 시민들이 많은 탓에 광주지역 주택가 일대는 가정에서 배출된 쓰레기로 가득했다.

광주시 서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 A씨는 “지난 명절보다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것 같다. 배달 음식 용기부터 음식물 쓰레기까지, 플라스틱 마대자루는 오늘만 벌써 두번째 갈아 끼웠다”고 말했다.

서구의 경우 명절 당일부터 이틀 간 쓰레기 수거가 중단되면서 광주시 서구 금호동의 한 주택가도 쓰레기로 가득찬 종량제봉투가 전봇대 아래 수북했다. 공동주택 경비원들은 이날 하루종일 수거장에 널부러진 쓰레기를 정리하느라 바빴다. 단독주택도 비슷해 서구지역 한 가정집 대문 앞에는 100ℓ종량제봉투가 4개나 세워져 있었다.

집 주인 B씨는 “아들 부부가 왔다 갔는데, 지난 명절에 못 만나기도 했고 외식도 할 수 없고 이것저것 집에서 장만을 많이 했다”며 “쓰레기가 많이 나왔는데, 오늘은 쓰레기수거를 안하는 날이다 보니 집 앞에 세워뒀다. 다른 집에서도 평소보다 쓰레기 배출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