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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전북단체장 후보군에 '여성' 전무…더욱 공고해진 유리천장

출마 선언한 인물 100%남성
이제까지 민선지방자치서 여성단체장 배출 안돼
전북서 여성정치인 약진 어려운 이유 586세대 지역 내 리더 배출 어려워
최근 부단체장 등은 여성 발탁도
경찰이나 행안부 등 공직사회 유리천장도 배경

오는 6월 지방선거에 나설 전북지역 자치단체장 예상 후보 중 여성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번 지선에 출마를 선언한 전북정치권 인사 100%가 남성이다.

특히 전북에선 지난 1995년 민선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래 단 한 번도 여성단체장이 배출되지 못했다. 도내단체장 후보로 나서는 여성정치인들은 과거에는 간혹 있었으나, 전북정치의 주류인 민주당 내에선 여성과 정치신인 가점에도 단체장 후보는 없었다.

이번 지선에선 도전장을 내는 여성정치인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추가적인 출마선언이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지만, 민주당 공천이 가장 중요한 전북에서 후발주자가 나서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다.

단체장 선거에서 유리천장이 유독 높은 원인은 단체장 후보구성의 관행에 있다. 전북정치권은 현재 586운동권으로 대표되는 국회의원과 퇴직한 고위공직자 그룹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단체장 후보군은 보통 중앙부처 고위공무원, 경찰간부, 법조인, 지방의원 등이 전통적으로 물망에 오르내린다. 전북의 경우 표심으로는 진보가 강세지만, 생활 관습적으로는 보수적인 분위기가 여전하다. 이 때문에 여성 혼자서 가사를 거의 전담하다보니 공무원은 물론 경찰, 언론, 시민단체에서까지 여성들의 경력단절이 보편화됐다. 실제 전북에서 여성기관장은 물론 여성 경찰서장, 여성 편집·보도국장, 시민단체 대표는 다른 지역보다도 매우 드문 편이다. 활동력이 가장 왕성한 시기인 30~40대에 자신만의 세력이나 조직을 구축하기 어렵다보니 ‘바람’보다 ‘조직력’이 중요한 전북단체장 선거에서 유독 힘을 쓰기 어려운 것이다.

또 기초단체로 가면 전통을 중요시하는 농어촌의 비율이 다른지역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유권자들의 고령화로 여성단체장에 익숙하지 않은 분위기 또한 고착됐다. 최근 지방의회에서는 여성의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만, 대부분 의무공천을 통해 발탁 된 비례대표 출신으로 지역구를 가진 여성의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여성 지방의원들의 활동 역시 민선 6기 이후에 활성화 돼 더 오랜 시간 의정활동을 한 50~60대 남성 지방의원들보다 단체장 당선 가능성이 훨씬 낮다. 행정안전부 출신이 배정되는 광역부단체장이나 정무부지사도 여성이 맡은 사례는 없었다. 반면 보수의 텃밭인 경북에선 지난 2011년 경북도 정무부지사에 여성인 이인선 씨가 내정된 바 있다. 하지만 전북에서 여성광역부단체장 배출은 아직까지 먼 이야기로 평가된다. 행안부나 경제계 등에서 부지사에 발탁될 만한 지역출신 여성인사가 표면에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북도에선 민선 6~7기 송하진 도정 이후 여성 고위공무원이 대거 약진하면서 이지영(전 익산부시장)·유희숙(전 익산부시장)·나해수(전 진안부군수)·천선미(전 고창부군수) 등 적지 않은 여성부단체장을 배출했다. 국장급(3급) 역시 여성의 비율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부단체장을 할 수 있는 서기관급(4급)여성 간부들도 대폭 늘었다. 최근 승진한 여성 고위공직자 중 비 행정고시 출신도 상당수다. 하지만 부단체장은 어디까지나 정치인이 아닌 공직자라는 점에서 정치권과는 별개로 보는 시각도 많다. 그럼에도 김승수 전주시장, 정헌율 익산시장, 박성일 완주군수 등 도내 주요 자치단체장들이 선출직에 나서기 전 부단체장을 지낸 바 있어 부단체장 역임 여부는 지역정치권에서 단체장 약진을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일종의 척도로 여겨지고 있다.

내부문화가 다소 보수적인 전북정치권의 변화와 인재발탁 없이는 여성단체장 배출은 당분간 어려울 전망이다. 또 여성공천에서 낙하산 논란도 넘어야 할 산이다. 아울러 무조건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산점 등 정치적 혜택을 받는다는 이미지를 극복해야한다. 궁극적으론 여성정치인 스스로 자신만의 브랜드와 추진력을 입증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김윤정 kking152@jj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