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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백남준 탄생 90주년 '축제의 장'·(上)] 아방가르드의 대가, 그의 세계는 '거칠 것이 없어라'

 

 

특유의 파격적이고도 유쾌한 예술세계를 구축한 세계적인 예술가 백남준. 그의 탄생 90주년을 맞아 다채로운 전시와 행사 등이 올 한 해 펼쳐진다. 그야말로 '백남준의 해'이자 '축제의 장'이다.

백남준아트센터는 '대체 불가능한 백남준'을 보여주기 위해 기존의 틀을 뛰어넘는 과감한 기획을 준비했다. 기술을 통해 현실 세계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예술과 인간, 세상에 대해 긍정적이고 낙천적이며 낙관적이었던 그의 세계관을 함께 공유하기 위함이다.

1977년 백남준이 마흔다섯 번째 생일을 앞두고 선언한 "나의 축제는 거칠 것이 없어라"라는 경계를 허물고 올해 1년을 풍성하게 채울 백남준아트센터의 선언이기도 하다.

# '다정한 기술, 백남준답게'…올해의 전시는

백남준은 아방가르드에 대한 관심이 본래 자신의 성격에 새겨진 것임을 깨닫고, 이것이 예술로 이끄는 근원적 이유였음을 고백한 바 있다. 2022년의 첫 번째 전시인 '아방가르드는 당당하다'는 백남준의 당당하고 끝없는 도전의 모습을 시간의 역순으로 보여주는 전시이다.

백남준아트센터 '대체 불가' 기획 준비
'삼원소'부터 시간 역순으로 작품 조명

 


2000년 구겐하임 회고전에 출품된 작품 '삼원소'를 시작으로 1997년 작품 '루트 66 BBS',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출품작 '칭기즈 칸의 복권' 등 그의 예술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열 가지 순간을 짚어본다.

'완벽한 최후의 1초'는 백남준의 1961년 작품 '20개의 방을 위한 교향곡'을 국내 최초로 시연하는 전시이다. 교향곡은 악보가 아닌 방마다 다양한 형태의 연주와 소리가 어우러지는 형식이다.

백남준아트센터는 복합적이고 심층적인 백남준의 생각을 전시로 풀어내기 위해 음악 전문가, 미술가, 연구가들과 함께 많은 고민을 했으며, 결국 이 작품을 통해 생생한 감각이 죽어있는 현재 자유를 맛보게 하고 완벽한 최후의 1초를 찾게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날로그 이머시브'는 백남준의 생일에 맞춰 열리는 전시인 만큼 상당한 공을 들였다. 몰입형 미디어 전시가 많아진 요즘 관람객들이 납작한 디지털 이미지 속에 파묻혀 즐기고 있다면 백남준은 삼관식 프로젝터와 같은 아날로그 기계 장치들을 사용해 감성적이고 거친 화면으로 날 것의 감각을 전달한다.

이 전시에는 '촛불 하나'와 '시스틴 성당', '바로크 레이저'를 새롭게 해석하는 오마주 설치를 통해 백남준의 도전이 주는 변화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 세계 유일의 백남준 비디오 아카이브

올해 주목해야 할 것은 또 있다. 바로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백남준의 비디오 아카이브를 감상할 수 있는 플랫폼 '백남준의 비디오 서재'이다.

이곳은 백남준의 책장에 꽂혀있는 책처럼 백남준의 싱글채널 비디오와 다양한 방송 클립, 퍼포먼스와 전시의 기록 영상, 비디오 조각, 백남준아트센터의 지난 10여 년간의 연구 성과물 등이 담겨있다. 즉, 백남준의 다양한 관심사와 정제되지 않은 생각을 언제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다는 뜻이다.

자유감 선사 '20개의 방…' 국내 첫 시연
세계 유일 아카이브 감상 '비디오 서재'

 


'백남준의 비디오 서재'는 백남준 추모 14주기인 오는 29일 정식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밖에도 올해 11월 서울에서 백남준전이 개최될 예정이며, 백남준아트센터 안팎에서 연극, 실험음악, 퍼포먼스, 관객 참여형 이벤트 등을 다양하게 열고 소통할 계획이다.

김성은 관장은 "백남준아트센터를 찾는 분들을 환대하고, 찾지 않은 분들에게도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