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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마시모 자네티와의 '마지막 하모니'

경기필, 3월 '피가로의 결혼' 팬들 기대감
7월 장엄한 '베르디 레퀴엠'으로 유종의 미

 

올해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 마시모 자네티가 경기필과의 헤어짐을 앞두고 있다. 이를 두고 아쉬움의 목소리가 많은 가운데, 올해 경기필의 라인업은 마시모 자네티가 지금까지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곡들로 채워져 있다.

사실 부임 전만 해도 유럽 무대에서 주로 활동하며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지휘자였지만, 경기필 상임 지휘자로 부임한 이후 경기필은 자네티와 함께 한층 더 성장하며 대중적인 인기와 인지도를 높였다.

황장원 음악칼럼니스트는 "음악적인 성과 면에서 상당히 높게 평가한다. 마시모 자네티가 오면서 앙상블을 세밀하게 다듬고 성숙한 방향으로 나아갔다"며 "지휘자의 주관적 해석이 투영되면서도 관객들에게 설득력 있고, 감각적으로 음악이 즐겁고 쾌감이 컸다"고 평가했다.

마시모 자네티와 경기필이 보여줄 올해 공연들은 그동안 쌓아온 철학과 견고함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먼저 오는 3월에 선보이는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은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공연으로 손꼽을 수 있다. 자네티에게 오페라는 주특기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모차르트 '돈 조반니'를 제외하고 오페라 공연을 볼 수 없어 많은 팬이 아쉬워했다. 콘서트 형식이긴 하지만 자네티 특유의 섬세함과 음악적 색채감이 돋보이는 오페라는 좋은 선물이 될 예정이다.

2020년, 2021년 서울에서 열린 교향악축제는 그야말로 경기필의 현재 위치를 보여주는 바로미터였다. 공연은 매진 사례를 이뤘고, 마치 축제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듯한 레퍼토리와 완성도 높은 연주가 관객을 사로잡았다.

 

 

 

 

특히 레스피기의 '로마의 분수', '로마의 소나무'에 이어 이번에는 '로마의 축제'를 준비해 로마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한다. 워낙 유명하고 인기 있는 작품이지만, 자네티의 손끝에서 완성되는 레스피기의 로마 시리즈는 지난 공연들과 마찬가지로 경기필만의 매력을 충분히 뿜어내며 또 다른 감동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슈만 교향곡은 부임 당시 베토벤 교향곡과 함께 자네티가 전곡 연주를 욕심냈던 곡이다. 이 곡은 작곡가의 명성에 비해 실연으로 만나보기 어려운 곡 중 하나로, 경기필은 지난해 슈만 교향곡 1번과 2번을 축소 편성된 오케스트라로도 훌륭하게 연주해 내며 기대감을 높였다. 올해 경기필은 나머지 3번과 4번을 선보이며 슈만 교향곡 전곡을 마무리하게 된다.

7월에 선보일 베르디 레퀴엠은 그가 남긴 종교음악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강렬하며, 화려하고 장엄하다. 죽음이라는 숙명에 관한 음악인 레퀴엠을 사실상 마지막 공연으로 정한 것은 그동안 치열하게 고민하고 수많은 질문을 던져오며 함께 성장해 온 자네티와 경기필에 대한 마침표의 의미를 지닌 듯하다.

클래식 마니아이자 경기아트센터 고객자문위원인 박형석씨는 "자네티가 잘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마니아가 많이 생겼다. 내재 된 실력도 탄탄하고 이 정도로 잘하는 지휘자는 흔치 않다는 점도 마니아들 사이에선 공감하는 이야기"라며 "아쉬움은 크지만, 지금까지 매우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피가로의 결혼, 슈만, 레스피기 등을 가장 기대하고 있다"며 "경기필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만큼 인연을 계속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