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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눈덩이처럼 커진 ‘김건희 리스크’…이해 안 되는 ‘尹부부’ 대처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에 대한 허위경력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양상이다. 김 씨는 2007년 수원여대 초빙교수 지원서에 2002∼2005년 한국게임산업협회 기획이사로 재직했고, 2004년에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대상과 대한민국애니메이션대상 특별상을 받았다고 썼다. 그러나 협회는 2004년에 설립됐고 수상 경력도 거짓이거나 일부 부풀렸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 과정에서 재직 증명서 진위에 대한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에서는 ‘결혼 이전의 문제’라는 식으로 반응했는데 15일에는 김 씨가 윤 후보와 결혼 이후인 2013년 안양대에 제출한 이력서에도 허위 수상경력을 적었다고 주장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 등은 이날 보도자료를 배포해 “김 씨가 '2004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을 수상했다고 했지만, 주관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에 확인한 결과 대상이 아닌 어떠한 수상자 명단에도 김건희나 (개명 전 이름인) 김명신 씨의 이름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04∼2006년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수상작 명단과 김 씨가 안양대에 제출한 이력서, 한국게임산업협회 취임임원 명단 등을 공개했다.

 

김 씨는 '2004년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대상' 수상 경력을 허위로 적은 것에 대해 '회사 직원들과 같이 작업했기 때문에 경력에 넣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는데 안 의원 등은 “SICAF와 문체부 관계자에 확인한 결과, 2004년 수상자에 김건희나 김명신이라는 이름은 없으며, 김 씨가 당시 재직했던 회사도 수상자 명단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윤 후보 선대위가 전날 김 씨의 게임산업협회 재직 증명서 위조 의혹과 관련해 ‘2년 넘게 보수 없이 기획 이사로 불리며 일을 돕고, 협회 사무국에서 사실을 확인받아 재직증명서를 받았다’고 해명한 점도 문제 삼았다. 국가기록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한국게임산업협회 설립허가 문서 정관에 따르면, 임원은 협회장 1인, 이사 10인 이상, 감사 2인 이상을 두게 돼 있는데 당시 제출된 임원 명단 어디에도 김건희나 김명신이라는 이름이 없다는 것이다.

 

김 씨 본인과 선대위, 윤 후보의 대처 방식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씨의 경우 앞서 인터넷매체 뉴스버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불필요하게 ‘쥴리’를 공론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14일 오마이뉴스, YTN과 연달아 가진 인터뷰에서도 메시지 관리에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15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 나와 “지금까지 (김 씨가) 공식적인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캠프든 선대위 차원이든 어떤 형식으로든 전혀 선거운동의 범위 속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 벌어진 일시적인 사각지대”라고 말했다. 김 씨에 대해 선대위 차원의 지원이나 ‘관리’가 없었다는 의미다.

 

다만 김 씨의 이번 인터뷰가 돌발적인 상황이 아니었다는 주장도 있다.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에 따르면 김 씨는 YTN 등과 인터뷰에 응한 것이 사실상 전략 판단이었다고 한다.

 

김의겸 의원도 이날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6개월 전 뉴스버스 기자가 전화했을 때는 모르는 전화번호가 떴어요. 그냥 엉겁결에 받았다. 준비가 안 된 상태로 한 것”이라며 “그런데 이번에는 준비를 한 상태에서 전화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의겸 의원은 “당에서 계속 (공개 행보에 나서라는) 그런 요구가 오는데 어떻게 할까 하는데 마침 (선대위의) 제3의 인물이 이야기를 하니 이렇게 가볍게 한 발 대중 앞에 다가가자고 하는 취지에서 두 통의 전화(언론 인터뷰)를 받았던 것”이라며 “단계적으로 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대위의 대처와는 별개로 김 씨의 본인의 발언과 행동에 대한 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의겸 의원은 김 씨가 YTN 기자와 통화에서 “당신도 기자도 털면 안 나올 줄 아느냐”고 말한 사실이 있다”며 “그 이야기보다도 더한 이야기들을 제가 들었습니다만 제가 확인한 내용 가운데서 이 내용은 제가 말씀을 드릴 수 있겠다”고 했다.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 대해서는 “오마이뉴스는 조금 더 가볍고 그냥 재미있는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는데 기자한테 오히려 물어봤다고 한다”며 “(기자한테)‘몇 년생이냐’ 그래서 ‘70년생이다’고 그러니까 ‘그러면 오빠네요. 여동생처럼 대해 주세요’(라고 했다더라)”고 주장했다.

 

김의겸 의원의 라디오 인터뷰 뒤 오마이뉴스에서는 지난 13일 가진 김 씨와 가진 인터뷰 관련 후속 기사를 보도했는데 여기에는 ‘오빠’ 발언에 대한 부분은 없다. 오마이뉴스는 김 씨가 인터뷰에서 “언제 등판해야 할지 알려 달라, 자신 있으니까”라며 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김 씨가 전날 더팩트의 취재 접근에 얼굴을 가리고 황급히 자리를 벗어나는 장면도 자연스럽지 않은 장면으로 여겨진다.

 

윤 후보도 사실상 ‘모르쇠’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윤 후보는 전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여권의 김 씨 관련 각종 의혹을 제기에 대해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분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허위 경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결혼 후에도 허위경력 제출 의혹이 있다는 물음에 “금시초문”이라고 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